김규현 "北 코로나 통계 믿기 어려워..스스로 비핵화 의지없어"(종합)
IPEF 가입 中반발에 "병졸 노릇하는 것처럼 폄하적 발언 수용 못해"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25일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표치는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이 발표한 확진자와 사망자 통계 수치를 믿기 어렵다면서 "객관적으로 검증할 방법이 없지만, 사실과 거리가 있는 통계가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북한은 이날 지난 4월 말부터 누적된 발열 환자 규모는 306만4천880명이며 누적 사망자는 68명이라고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북한은 "백신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북한이) 답이 없는 상태로, 중국으로부터 긴급한 의약품은 일부 공급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백신 접종 여부에는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한에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보느냐'는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의 질의에 "북한이 스스로 비핵화할 의지는 거의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지난 정부에서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대통령과 안보실장의 이야기를 국민들이 믿은 것 아니냐'는 조 의원의 지적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북한의 의도를 정확히 분석해야 할 국정원이 맡은 책무를 제대로 못 한 결과'라는 지적에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 정부 국정원장의 가장 중요한 소명으로 안보·국익수호 기관으로서 북한과 해외 정보를 수집·분석하는데 주력하기 위한 조직 쇄신을 꼽았다.
이를 위해 "북한 동향 및 도발 징후 조기 포착 등 북한 정보 역량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아랍 국가들 틈에서 이스라엘 수호에 이바지하고 있는 모사드 같은 일류 정보기관이 되도록 개혁 또 개혁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국정원이 지속적인 노력을 해 왔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관인 미국 중앙정보국(CIA)이나 모사드 같은 수준인지는 다소 의문이 있다"며 일류정보기관과의 교환교육 프로그램 확대, 과학기술·인공지능(AI) 활용도 제고 등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또 김 후보자는 국정원이 앞으로 국내 정치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 "만일 국정원장이 된다면 절대로 국내 정치에 관한 것은 해선 안 된다"는 엄명을 내렸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국정원 내에 국내 정보를 수집하는 조직을 완전히 해체했다"며 "국정원은 국내 정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지 않게 되어 있고,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후보자는 국정원이 생산하는 이른바 '일일보고서'와 관련해서는 "과거 정부에서는 국가안보실을 통해서 (청와대에) 전달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도 "대통령께 직접 보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피력했다.
김 후보자는 2015년 박근혜 정부에서 외교안보 수석으로 재직 당시 이뤄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는 "피해자 할머니들께는 부족한 점이 있으리라 생각한다"면서도 "당시 주어진 환경에서 굉장히 어려운 교섭을 했고 최선을 다한 결과였다"고 자평했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과 관련해 "중국이 어느 정도 반발할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반발 수위를 정확히 예측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한중관계가 상당히 긴장 관계에 들어갔다"고 답변했다.
중국이 우리 정부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의 가입에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중국 외교부장이 우리가 마치 (미국의) 병졸 노릇을 하는 것처럼 그렇게 폄하적인 발언을 했다"며 "수용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22일 IPEF의 출범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자유와 개방의 기치를 내걸고 있지만, 패거리를 지어 소그룹을 만드는 데 열중하고 있다"며 "목적은 중국 포위 시도이며, 아태 지역 국가를 미국 패권의 앞잡이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밖에 김 후보자는 법무부의 인사정보관리단 신설과 관련해 "국가기밀을 취급하는 주요 공직대상자에 대한 신원조회 요청이 온다면 협조할 것"이라면서 "국정원이 인사 검증하는 것은 아니며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만 신원조회 업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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