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배 프로기전] 그 선생님에 그 제자

2022. 5. 2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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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24강 ○ 강유택 9단 ● 이창호 9단
초점7(54~63)
선생님 조훈현 집은 도서관이라 할 만큼 바둑 책이 많았다. 도서관 관장이 잘 모아 놓은 책을 모조리 읽어 젖힌 선수는 따로 있었다. 한 손에 바둑 책을 펼쳐든 이창호는 눈으로 글을 읽고 손으로 바둑돌을 두드렸다. 제자는 낮에 둔 바둑을 저녁에 선생님 앞에서 다시 놓아 보았다. 선생님은 주요 장면에서 요점을 짚어 주었다. 열 살 이창호는 서울살이 1년 만에 한국기원 연구생 가운데 가장 먼저 1급에 올랐다. 다시 1년이 지나 1986년 8월 프로 초단을 땄다. 선생님 조훈현이 24년 전에 해낸 세계기록 '아홉 살 초단'에 버금가는 기록이었다. 열세 살 이창호는 1988년 25연승을 달리며 승률 88.24%를 썼다. 영원할 것 같았던 1위 시간이 끝난 것은 2020년. 스무 살 신진서가 88.37%를 올렸다.
백54로 흑 두 점 머리를 두드렸다. 오른쪽에 흑돌이 많아도 당장은 겁날 것 없는 백이다. <그림1> 흑1로 끊는 수는 허무맹랑하다. 백이 몰아치면 흑이 바로 궁지에 빠진다. 흑55, 57을 꼭 두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를 두지 않고 <그림2> 흑1에 먼저 뛰어놓고 볼 수도 있다. 이것과 실전을 견주어 어느 한쪽이 낫다 잘라 말하기 어렵다.

[김영환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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