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초등학교 총기참사 전날 나온 FBI의 불길한 경고

정지섭 기자 2022. 5. 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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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총기난사 전년도보다 53% 급증
최근 여러군데 다니며 범행하는 '방랑형 총기난사' 급증세

교실에서 꿈을 키워가던 학생과 이들을 가르치던 선생님 등 무고한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텍사스주 초등학교 유밸디 롭 초등학교 총기난사 참사. 이 사건 하루 전 미 연방수사국(FBI)은 총기사고 관련 연간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 사회에서는 액티브 슈터(Active Shooter)라고 부르는 총기난사범의 범행이 갈수록 급증세를 보이면서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무려 52.5%나 급증했다는 내용이다.

2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소도시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후 한 여성이 가족 재회 장소인 인근 시민회관을 나오며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 보고서가 발표된지 바로 다음날 최악의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고가 발생했다. FBI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총기난사사건은 총 61회로 103명이 목숨을 잃었고, 140명이 다쳤다. 사상자 수치는 범인 당사자는 제외한 것이다. 총기난사 사건 횟수는 전년도보다는 52.5% 증가했고, 2017년보다는 무려 96.8%나 폭증한 것이다. FBI는 2017년부터 총기난사 사건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상자 숫자 역시 한 해 전보다 48% 늘어났고, 사망자 숫자로만 따지면 전년대비 171.1% 폭증이다. 특히 지난해 두드러진 총기난사범의 행태는 한 사람이 하루, 또는 며칠간 한 곳이 아닌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면서 범행하는 방랑형 총기난사범(roving active shooters)들의 준동이었다.

텍사스 초등학교 총기난사사건 전날 발표된 FBI의 연례 총기난사 범죄 보고서

지난해 총기난사를 일으킨 범인 61명 중 60명이 남성이었다. 최연소는 열 두살, 최고령은 예순 일곱 살이었다. 지난해 총기난사범 중 두 명은 몸에 방탄장비를 두르는 등 사전에 준비를 단단히 한 것으로 조사됐다. 총기난사범 서른 명은 사법당국에 의해 체포됐고, 열 네 명은 사법당국에 사살됐다. 네 명은 무장한 시민에게 사살됐다. 총기난사범 중 한 명은 사법당국에 쫓기던 중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열 한 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 명의 총기난사범은 여전히 체포되지 않은 상태다. FBI는 총기사범 중에서 총기난사범을 별도로 정의한다.

텍사스주 유밸디 지역의 롭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에 슬퍼하는 사람들. / 로이터 연합뉴스

‘사방이 막혀있거나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공간에서 살인을 목적으로 불특정 다수를 향해 총격을 가하는 개인’을 총기난사범으로 규정했다. FBI는 단일 사건으로 세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을 때 ‘대규모 살해(mass killing)’라고 규정한다. 이 같은 당국의 정의와 별도로 현지 언론에서는 통상 사망자가 네 명 이상일 때 ‘매스 슈팅(mass shooting)’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전했다. FBI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연간 총기난사범죄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우리는 연방정부·주정부·지역사회·원주민공동체·캠퍼스 학내 치안인력과 협력해서 총기난사를 예방·대응·사후 회복 등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FBI가 이 같이 발표한지 바로 다음날 미국 전역을 충격과 슬픔에 빠지게 한 초등학교 총기난사가 일어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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