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초등학교 총기참사 전날 나온 FBI의 불길한 경고
최근 여러군데 다니며 범행하는 '방랑형 총기난사' 급증세
교실에서 꿈을 키워가던 학생과 이들을 가르치던 선생님 등 무고한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텍사스주 초등학교 유밸디 롭 초등학교 총기난사 참사. 이 사건 하루 전 미 연방수사국(FBI)은 총기사고 관련 연간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 사회에서는 액티브 슈터(Active Shooter)라고 부르는 총기난사범의 범행이 갈수록 급증세를 보이면서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무려 52.5%나 급증했다는 내용이다.
이 보고서가 발표된지 바로 다음날 최악의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고가 발생했다. FBI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총기난사사건은 총 61회로 103명이 목숨을 잃었고, 140명이 다쳤다. 사상자 수치는 범인 당사자는 제외한 것이다. 총기난사 사건 횟수는 전년도보다는 52.5% 증가했고, 2017년보다는 무려 96.8%나 폭증한 것이다. FBI는 2017년부터 총기난사 사건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상자 숫자 역시 한 해 전보다 48% 늘어났고, 사망자 숫자로만 따지면 전년대비 171.1% 폭증이다. 특히 지난해 두드러진 총기난사범의 행태는 한 사람이 하루, 또는 며칠간 한 곳이 아닌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면서 범행하는 방랑형 총기난사범(roving active shooters)들의 준동이었다.
지난해 총기난사를 일으킨 범인 61명 중 60명이 남성이었다. 최연소는 열 두살, 최고령은 예순 일곱 살이었다. 지난해 총기난사범 중 두 명은 몸에 방탄장비를 두르는 등 사전에 준비를 단단히 한 것으로 조사됐다. 총기난사범 서른 명은 사법당국에 의해 체포됐고, 열 네 명은 사법당국에 사살됐다. 네 명은 무장한 시민에게 사살됐다. 총기난사범 중 한 명은 사법당국에 쫓기던 중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열 한 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 명의 총기난사범은 여전히 체포되지 않은 상태다. FBI는 총기사범 중에서 총기난사범을 별도로 정의한다.
‘사방이 막혀있거나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공간에서 살인을 목적으로 불특정 다수를 향해 총격을 가하는 개인’을 총기난사범으로 규정했다. FBI는 단일 사건으로 세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을 때 ‘대규모 살해(mass killing)’라고 규정한다. 이 같은 당국의 정의와 별도로 현지 언론에서는 통상 사망자가 네 명 이상일 때 ‘매스 슈팅(mass shooting)’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전했다. FBI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연간 총기난사범죄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우리는 연방정부·주정부·지역사회·원주민공동체·캠퍼스 학내 치안인력과 협력해서 총기난사를 예방·대응·사후 회복 등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FBI가 이 같이 발표한지 바로 다음날 미국 전역을 충격과 슬픔에 빠지게 한 초등학교 총기난사가 일어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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