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초등생 두 아들 살해한 엄마 첫 재판서 "정말 잘못했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초등학생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40대 여성 A씨가 13일 오전 서울 금천경찰서에서 서울남부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2022.4.13/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서울 금천구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다 초등학생 두 아들을 살해한 40대 여성이 첫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김동현)는 25일 오후 3시20분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41)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 A씨는 검사의 공소사실 인정여부를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고개를 푹 숙인채 울먹이며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며 "혐의를 인정한다. 정말 잘못했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5일 금천구 다세대주택에서 초등학생 아들 2명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남편과 별거 중 1억원이 넘는 빚으로 생활고를 겪다 아이들을 살해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의 월급으로 생활을 하던 A씨는 지난 3월 남편이 직장에서 해고조치 받은 사실을 알게되자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후 남편 명의로 된 자신의 주거지까지 압류가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한 나머지 A씨는 자식을 살해하고 자신도 극단선택을 해야겠다고 다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범행 이후 3번의 극단선택을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경찰에 자수했다.

다만, 이날 재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에 A씨 측 변호인은 모두 다 인정한다면서도 별거 중 자신의 연락을 받지 않은 남편에게 복수할 심정에서 범행을 마음먹었다는 부분에 한해서만 일부 부인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이날 남편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조사 과정에서 진술로 확인이 가능하다며 부동의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남편이 증인신문에 긍정적인 입장이라면 의사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며 검찰에 증인신문 의사여부를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다음 기일은 오는 6월15일 오후 3시20분에 열린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