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윤핵관' 장제원·권성동 vs 내각의 한덕수·한동훈..당정 간 긴장기류?

2022. 5. 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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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인사관리단 신설, 국무조정실장 인선 등 놓고 권력 핵심부 갈등 조짐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윤석열 정부 출범 보름 만에 '인사'를 고리로 당정 간 긴장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통상 당정 간 인사 갈등이 논공행상 문제였던 것과는 양상이 다르지만, 대선 및 인수위 기간 이른바 '윤핵관'으로 불렸던 장제원·권성동 의원과 또다른 핵심 측근 한동훈 법무장관이 문제의 당사자여서 시선이 쏠렸다. 법무부 산하에 신설된 '인사정보관리단' 문제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의 국무조정실장 내정 등이 논란의 소재다.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인사정보관리단 신설 관련 논란에 대해 "'법무부'가 인사검증을 담당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한동훈'이 법무부 장관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이 문제는 이미 인수위 시절에 결정된 사안"이며 "다양한 시각에서 인사를 검증하는 이상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인사정보관리단 신설 자체는 옹호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장관은 대통령의 측근 인사이기 때문에 야당과 일부 언론의 우려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장 의원은 "더더욱 몸을 낮추고 공정한 인사 검증 시스템을 만드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한 장관을 향해 직접적으로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야당과 시민사회의 우려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한 장관이 영원히 법무부 장관을 할 것도 아니고, 윤 대통령은 인사 문제를 전적으로 법무부에만 맡길 분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그간 '윤핵관'으로 불린 장 의원이, 야당에서 '소통령'이라고 공세를 펼 정도로 윤 대통령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한 장관을 견제하는 것으로 비칠 여지가 있는 대목이다. 

법무부 산하에 신설되는 인사정보관리단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없어진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맡던 인사검증 업무를 수행할 조직이다. 단장 1명, 검사 3명, 경찰 경정 2명, 3~9급 공무원 등 총 20명으로 구성돼, 일선 검찰 지청급 조직에 해당된다. 법무부는 전날 이같은 내용을 담은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고 실제 출범은 다음달 이뤄질 전망이다.

야권에서는 이를 한 장관과 법무부의 권한 비대화로 규정하고 비판을 쏟아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모든 공직자 인사가 '소통령' 한동훈 장관을 거쳐 검찰 손에 들어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태수 정의당 대변인은 "수사 기관인 검찰을 통제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법무부에 인사검증 권한까지 몰아주는 건 '더블(double) 막강'"이라고 꼬집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5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약속이 민정수석실 폐지였고, 법률적 문제나 후보자 개인정보 유출(우려)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법무부에 인사검증 기능을 두는 게 적합하다는 데에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하면서 "인사정보관리단은 여러 관계부처의 파견 인력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검찰 주도 기구도 아니다. 단장도 비검찰·비법무부 출신이 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같은날 오전에는 "대통령실은 정책을 주로 하는 곳이기 때문에 검증(기능)은 내각으로 보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고, 내각이라고 하면 역시 법무부에 두는 것이 적절하지 않겠느냐고 판단했다"면서 "지금은 추천하고 검증하는 것이 (모두) 대통령실에 들어와 있다면, (앞으로는) 추천하고 발탁하는 과정은 대통령실, 검증 과정은 법무부로 움직이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윤핵관' 맏형 권성동도 "文 청와대 경제수석, 국무조정실장 임명 안 돼"

또다른 '윤핵관'으로 불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에게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국무조정실장 내정에 반대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윤 행장은 2018년 6월에서 다음해 6월까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인사다. 2004년에는 재정경제부에서 대통령 경제보좌관실에 파견돼 당시 노무현 정부 청와대 국무조정실장이던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일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에게 그를 국무조정실장으로 추천한 이도 한 총리로 알려졌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에게 '윤 행장의 국무조정실장 내정에 반대한다'는 뜻을 통화로 전했다고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이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밝혔다. 권 원내대표의 반대 사유는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최저임금 인상 등 국민의힘이 비판해온 문재인 정부 정책에 관여한 이를 새 정부 정무직 인사로 임명하면 안 된다"는 이유였다고 한다. 양 원내대변인은 권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이같은 의견을 전달했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권 원내대표뿐 아니라 비서실과 경제 부처에 있는 사람들도 반대 문자가 와서 고심 중이다"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원내대표는 같은 사안을 놓고 한 총리와도 의견을 교환했고, 한총리가 "대체 가능한 인사가 없다"고 난색을 표한 데 대해 "기재부나 산업부 출신 공무원 중에 통합·조정 능력을 갖춘 사람이 많다. 왜 한 번 일해본 사람하고만 일하려고 자꾸 고집을 피우시나"라고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권 원내대표의 우려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선거가 끝나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 정부를 구성하고 그 안에 좋은 분들을 모시려는 건 (당정이) 다 같은 마음"이라며 "인사 과정은 일일이 설명드릴 수 없다. 최종 확정이 되는 대로 알릴 것"이라고만 했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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