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과 꽃길 속에 펼쳐진 시인의 마을 '임실 섬진강길'[전라북도 천리길]

<컴온라디오 김도현입니다> 2022. 5. 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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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과 어깨동무하며 걷는 길
다채로운 물빛과 지천의 매화, 한 폭의 동양화
강의 바닥까지 닿은 바위 절벽, 감탄 자아내
걷는 풍경마다 김용택 시인의 시가 흐르는 길
천담마을~구담마을, 가장 아름다운 구간


■ 방송 : 전북CBS <컴온라디오, 김도현입니다> (평일 낮 12시 30분~1시)
■ 진행 : 김도현 변호사 (법무법인 영)
■ 출연 : 장동규 해설사

◇ 김도현> 전라북도의 아름다움을 걸으면서 만끽하는 명품 여행길, 전라도 천년의 역사와 자연을 담은 길 <전라북도 천리길>. 44개로 이루어진 전북 천리길을 매주 하나씩 만나보는 시간입니다. '내 친구 전북 천리길을 소개합니다'. 지난주에는 두 발이 아닌 오감으로 선을 따라 걷는 길 정읍사 오솔길 1코스를 다녀왔었죠. 오늘은 임실로 떠나보겠습니다. 오늘 천리길 안내해 주실 분 장동규 해설사님 스튜디오에 자리했습니다. 해설사님, 안녕하세요.

◆ 장동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장동규입니다.

◇ 김도현> 오늘 소개해 주실 길은 어떤 길인가요?

◆ 장동규> 길을 소개하기 전에 먼저 시를 한 편 읊어보겠습니다.

아버님은 풀과 나무와 흙과
바람과 물과 햇빛으로
집을 지으시고 그 집에 살며
곡식을 가꾸셨다.
나는 무엇으로 시를 쓰는가.
나도 아버지처럼
물과 나무와 흙과
바람과 물과 햇빛으로 시를 쓰고
그 시 속에서 살고 싶다.

◇ 김도현> 우와.

◆ 장동규> 김용택 시인의 '농부와 시인'이라는 시인데요.
이 시처럼 물소리, 새소리, 바람, 햇빛과 함께 걸으며 본인이 시인이 되는 임실 섬진강길입니다.
섬진강 문학마을길이 있는데요.

섬진강길. 전북도 제공.

이 길은 강진에서 순창, 향가유원지까지 40km인데요. 그러니까 이 섬진강길은 섬진강 문학마을길 1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섬진강길은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요. 출발점과 도착점이 같은 회귀형과 그리고 출발점과 도착점이 서로 다른 편도형이 있습니다. 그런데 섬진강길은 출발점과 도착점이 다른 편도형에 해당합니다.

◇ 김도현> 그러면 차를 가지고 출발점에서 시작했다가. 너무 난코스인데요? (웃음)

◆ 장동규> (웃음) 그래서 저는 대중교통 이용하시기를 권합니다.

◇ 김도현> 아~ 대중교통. 맞아요. 너무 좋은 방법입니다. 생각도 못 했네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섬진강길 계속 얘기해 보겠습니다. 걷기만 해도 시인이 된다. 이곳이 방금 낭송해 주신 김용택 시인이 나고 자란 곳이라고요?

◆ 장동규> 네. 김용택 시인은 이 섬진강길 두 번째 마을인 진뫼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지금도 여기에서 살고 계십니다. 김용택 시인은 1982년 '섬진강1'이라는 시로 문단에 등단했고요. 이때부터 섬진강 시인이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인은 현재도 이 마을에서 살면서 '김용택의 작은 학교'라는 학교를 운영하면서 여러 사람과 어울려서 시를 쓰고 있습니다.

◇ 김도현> 저 어렸을 때 시인이 또 꿈이었어요. 제가 한 번 이 진뫼마을 '김용택의 작은 학교' 한번 가서 시를 제대로 배워봐야 하겠습니다. (웃음)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섬진강길이면 강을 보고 걷는 길, 이렇게 생각이 되는데요.

◆ 장동규> 네, 섬진강길은 섬진강을 왼쪽으로 끼고 돌면서 그러니까 섬진강하고 어깨동무를 하고 가는 길입니다. 지난번에는 제 아내하고도 한번 다녀왔는데요. 제 아내는 걸으면 발가락이 아프다고.

◇ 김도현> 그런 분들 있어요.

◆ 장동규> 걷기를 참 싫어합니다. 그런데도 이 길에서는 섬진강을 끼고 가서 그런지 아주 편하게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 김도현> 네. 지금 전북CBS 노컷뉴스 유튜브 채널로 들어오시면 그 걷기 편한 섬진강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잠깐 지금 저도 영상을 봤는데 이거 자전거 타고 걸어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 장동규> 네, 그렇습니다. 이 길은 섬진강 자전거길하고도 일치합니다.

◇ 김도현> 아, 그래요?

◆ 장동규> 네. 아주 조용한 그런 길입니다.

◇ 김도현> 네. 지금 당장 이 길을 꼭 가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 장동규> 이유를 세 가지로 한번 말씀드리면 첫 번째는 아주 진한 향기, 독특한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진뫼'라는 뜻이 긴 산이라는 뜻이거든요. 그래서 양쪽에 아주 높은 산이 있어서 바람이 아주 잘 불어오는 그런 곳입니다. 특히 요즘 같은 경우에는 많은 꽃들이 피어서 아주 향기가 진하고.

◇ 김도현> 들꽃들.

◆ 장동규> 그리고 녹음이 우거져 있기 때문에 여기서 또한 아주 진한 향기가.

◇ 김도현> 아, 풀냄새가 엄청 나겠군요.

◆ 장동규> 네, 그렇습니다. 두 번째는 혹시 '알바'라는 단어 들어보셨어요?

◇ 김도현> 아르바이트 아닙니까? (웃음)

◆ 장동규> 이 '알바'는 걷는 사람들이나 등산하는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단어거든요.

◇ 김도현> 아, 그래요? 왜, 뭐죠?

◆ 장동규> 길을 잃어버렸을 때 다시 돌아와서 가야 하기 때문에.

◇ 김도현> 아, 그것을 '알바'라고 해요? 아~ (웃음)

◆ 장동규> 그런데 이 길은 길을 잃어버릴 염려가 전혀 없습니다.

◇ 김도현> 아, 그래요?

◆ 장동규> 자전거길만 쭉 따라가시면 아주 편하게 걸을 수 있고요. 다만 마지막 500m 남겨놓고 왼쪽으로 가면 자전거길로 가버리기 때문에 거기서 직진하셔야 도착점이 도달할 수 있습니다.

◇ 김도현> 500m 남겨놓고 직진하셔야 한다는 점, 특히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는요?

◆ 장동규> 세 번째로는 요즘에 작약꽃이 아주 잘 피어있더라고요.

◇ 김도현> 아우~ 너무 예뻐요.

◆ 장동규> 그래서 이 길옆으로 작약을 많이 재배하기 때문에 아주 아름다운 꽃과 향기를 느낄 수 있고 제 아내도 이곳에서 아주 포즈를 잘 취하더라고요.

◇ 김도현> (웃음) 누가 꽃인가요? (웃음) 저도 얼마 전에 작약을 선물 받았는데 굉장히 예쁘고 향도 진하더라고요. 그럼 이렇게 섬진강길 걷는 데 시간은 얼마나 걸려요?

경로. 전북도 제공.

◆ 장동규> 물우리마을에서 구담마을까지는 11km인데 아주 천천히 걸어서 서너 시간 걸립니다.

◇ 김도현> 서너 시간? 어린이 친구들 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 장동규> 다음에 제 손녀하고 꼭 걸어보려고 합니다. (웃음)

◇ 김도현> (웃음) 그리고 걸을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 강진은 면 소재지인데도 서울을 오가는 버스가 있을 만큼 교통이 편하다고 들었어요.

◆ 장동규> 네, 강진은 면 소재지인데 교통이 아주 편하더라고요. 그래서 서울이나 전주, 임실에서는 강진까지 시외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강진에서는 순창 가는 군내버스를 이용하면 물우리에서 하차할 수 있습니다. 아주 대중교통이 편하더라고요.

◇ 김도현> 아, 편도여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길이잖아요. 그렇죠?

◆ 장동규> 네.

◇ 김도현> 그런데 물우리 정류장 방금 얘기하셨는데 왜 '물우리마을'이에요?

◆ 장동규> 조금 특이하더라고요. '물'은 우리말인데 '우' 자는 한자로 근심하다, 이런 뜻이거든요. 그래서 왜 그런가 했더니 이 마을은 섬진강과 구림천이 합쳐지는 그런 마을입니다. 그래서 홍수가 나면 물난리가 많이 났던 그런 동네거든요.

◇ 김도현> 아, 그렇구나~.

◆ 장동규> 그래서 지금도 가서 보시면 당산나무 아래에 당산할매라는 가묘가 있어요. 그리고 이곳에서 정월대보름이면 제사를 지냈다고 그럽니다.

◇ 김도현> 아, 그래서 물 때문에, 물난리가 많이 나서 걱정이 생겨서 '물우리' 이렇게. '물우'하고 '리'군요.

◆ 장동규> 네.

◇ 김도현> (웃음) 네. 이름도 예쁘네요. 임실 섬진강길을 다 걷고 내려오면 또 천담마을에 얽힌 이야기도 있다고요.

◆ 장동규> 네. 세 번째 동네가 천담마을인데 이 천담마을 앞에 가면 지금도 동자바위라는 바위가 하나 있습니다.

◇ 김도현> 동자바위요?

◆ 장동규> 네. 그런데 이것은 원래부터 있던 것이 아니고 지금은 모형을 만들어놓은 것이고요.

◇ 김도현> 지금 영상 보면 동자치고는 굉장히 성숙한 얼굴인데요? (웃음)

◆ 장동규> (웃음) 그런데 이 동자바위가 생기게 된 이유는 조금 애달픈 사연이 있습니다. 한 총각이 한 처녀를, 이 동네 처녀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 김도현> 천담마을 처녀를.

◆ 장동규> 네. 그런데 다시 이 처녀를 만나려고 왔는데 두꺼비나루가 범람해서 서로 만날 수가 없어서 상사병에 걸려서 죽게 되었다는 애달픈 사연이 있습니다.

◇ 김도현> 첫눈에 반해서 다시 만나러 갔는데 물이 범람해서 못 만나서.

◆ 장동규> 네, 그래서 동자바위가 됐다 하는 애달픈 사연이 있습니다.

◇ 김도현> 정말 그렇군요. 정말 애달픈 사연입니다. 이 길을 걸으면서 꼭 봐야 하는 포인트 세 가지는요?

◆ 장동규> 제일 먼저 출발점 근처에 있는 월파정이고요. 또 그 근방에 있는 징검다리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 김도현> 사진 봤는데 징검다리 너무 예뻐요.

◆ 장동규> 월파정은 1927년에 지어졌고 아주 경치가 좋은 곳에 위치합니다. 그리고 이곳에 올라가서 반짝거리는 섬진강 물을 보면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이 주변에는 지금 소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어서 여름에는 많은 사람 휴식처로 사용되고 있고요. 그다음에 징검다리는 이 길을 지나다 보면 3개가 있어요. 이 징검다리를 건너면서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을 것입니다.

◇ 김도현> 여기 사진 찍으면 잘 나오겠는데요? 두 번째는요?

◆ 장동규> 두 번째는 진뫼마을에서 천담마을 사이에는 시비를 여러 개 설치해 놨어요. 그래서 이 시를 읊으면서 지나가면 언제 지나간 지도 모를 정도로 아주 재미가 있습니다.

◇ 김도현> 이 시비가 돌에 시를 적어놓은 것이죠?

◆ 장동규> 네, 그렇습니다.

◇ 김도현> 내가 시인이 되고자 하면 읽어라, 이런 내용입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요?

◆ 장동규> 세 번째는 마지막 동네 구담마을인데요. 1988년에 개봉된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영화의 촬영 장소입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올라가서 보시면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 물과 용궐산이 참 아름답습니다.

◇ 김도현>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어떤 길인지 우리 해설사님이 한마디로 정의한다면요?

◆ 장동규> 이곳은 제가 지나다니다 보면 하우스도 없고.

◇ 김도현> 하우스. (웃음)

◆ 장동규> 그다음에 동물들을 키우는.

◇ 김도현> 축사.

◆ 장동규> 네. 축사, 계사 이런 것도 없어요.

◇ 김도현> 아무것도 없네요.

◆ 장동규> 네, 그래서 아주 자연환경이 그대로 잘 보존된 그런 길입니다. 그래서 정말 눈 시리도록 아름다운 길이다.

◇ 김도현> 아~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길.

◆ 장동규> 또 김용택 시인이 표현했던 것처럼 '눈곱만큼도 지루하지 않은 길이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 김도현> 요즘 자연이 너무 좋아요. 햇빛도 좋고 녹음도 좋고. 그리고 또 편도니까 먹어야 하잖아요. 이 길을 걷고 난 후에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 있다면요?

다슬기탕

◆ 장동규> 이 길은 섬진강 상류지역이기 때문에 바위하고 자갈들로 이루어져서 다슬기가 아주 많습니다.

◇ 김도현> 아우~ 자연산인가요?

◆ 장동규> 네. (웃음) 그래서 이 길을 지나고 난 뒤에는 꼭 다슬기탕을 드셔보기를 권합니다.

◇ 김도현> 또 다슬기탕이 해장에도 굉장히 좋잖아요. (웃음)

◆ 장동규> 네. (웃음)

◇ 김도현> 이 길과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주변 관광지가 있다면요?

◆ 장동규> 두 군데를 추천하고 싶은데요. 도착지인 구담마을 부근에는 아주 큰 요강이 있습니다.

◇ 김도현> 네?

◆ 장동규> 혹시 요강바위 들어보셨어요?

◇ 김도현> 요강? 요강이 그 제가 아는 요강 맞죠? 화장실.

◆ 장동규> 네, 그렇습니다. (웃음)

◇ 김도현> 휴대용 화장실.

◆ 장동규> 네. 거인이 살았더라면 썼을 법한 아주 커다란 바위요강이 있습니다.

◇ 김도현> 진짜 신기하네요.

◆ 장동규> 요강바위에 얽힌 아주 재미난 이야기도 있는데 제가 여기에서 다 말씀드리면 재미없어요. 꼭 한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옛날에 이 바위에 대한 이야기는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왔던 적이 있습니다.

◇ 김도현> 아, 그래요? 제가 초등학교 때 공부를 안 했나? 모르겠네요.

◆ 장동규> 얼마 안 됐습니다.

◇ 김도현> 얼마 안 됐어요? (웃음) 제가 국민학교 시절에 다녀서 몰랐나 봅니다. 두 번째는요?

◆ 장동규> 두 번째는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마는 구담마을에서 마주 보면 용궐산이 있어요. 용이 사는 대궐이었다는 뜻이거든요.

◇ 김도현> 아, 용이 사는 대궐.

◆ 장동규> 지금도 가면 '용' 자 들어가는 지명이 이 산에는 많습니다. 용굴, 용샘 이런 '용' 자 들어가는.

◇ 김도현> 그 동네에 용들이 많이 있었나 봐요.

◆ 장동규> 그리고 이 바위들이 수직절벽이거든요. 여기에 계단을 만들어서 스릴 좋아하시는 분들은 여기를 한번 가보시면 좋겠습니다. 올라가서 보시면 섬진강 줄기가 훤히 내려다 보이거든요.

◇ 김도현> 뷰가 또 너무 좋군요.

◆ 장동규> 여기 한번 보시면 좋습니다.

◇ 김도현> (웃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좋다는 말씀이신데 표정에서 너무너무 좋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오늘은 임실 섬진강길을 걸어봤습니다. 장동규 해설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장동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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