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후보, 프레스센터 현수막 다시 걸고 "원래 더 큰 걸로"
논란 이후 작은 현수막 내걸었다가 최근 다시 큰 사이즈로 교체…야당·시민단체도 다시 비판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언론단체가 다수 입주해있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건물 벽에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얼굴을 새긴 현수막이 다시 걸렸다. 지난 13일 한 시민단체가 이를 비판한 뒤 현수막이 사라졌고 이후 작은 현수막이 걸렸다가 지난 24일 처음 내걸었던 크기로 현수막이 교체된 것이다. 야당과 시민단체에선 재차 비판이 나왔고, 오 후보 측은 원래 더 큰 사이즈로 계획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프레스센터 건물은 1층부터 11층까지 서울신문 소유, 12층부터 20층까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소유하고 있고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오 후보 선거사무실이 지난 13일 서울신문사와 계약해 11층에 자리잡았다. 바른언론실천연대(언실련, 공동대표 고광헌·김기만)는 이날 서울신문을 방문해 항의하며 성명을 전달했다.
언실련은 해당 성명에서 “오 후보의 이 플래카드는 프레스센터가 한국언론의 요람이라는 점을 악용해 언론인들이 오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인상을 유권자들에게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프레스센터에는 한국기자협회, 관훈클럽,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인단체와 언론중재위원회, 뉴스통신진흥회 등 언론유관기관들이 입주한 언론인들의 공간이다. 코바코와 언론재단 등은 현수막 설치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 한국언론 요람인 프레스센터에 오세훈 선거 현수막이라니]
미디어오늘이 관련 내용을 14일 보도한 이후 프레스센터 벽면에 현수막이 사라졌다. 이후 지난 19일 오 후보 사무실이 입주한 11층 벽면 크기에 맞는 작은 현수막을 설치했다. 현수막 교체 사실이 일부 언론에 보도됐고 야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후보 공보단장인 김의겸 의원은 지난 19일 “기어이 프레스센터에 내걸린 '오세훈 현수막'이 언론을 장악하려는 오 후보의 잘못된 인식과 욕심을 드러내는 신호탄이 아니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그러다 지난 24일 오 후보 측은 다시 프레스센터 6~11층에 걸친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언실련은 25일 논평을 내고 “대형 광고물을 걸었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떼었으면 그만이지, 작은 걸 내다는 건 무슨 망발이며, 다시 초대형 광고물을 내거는 도발은 언론에 대한 정면 도전 아니고 무엇이냐”라며 “오 후보 선거사무소인 프레스센터의 벽면을 더럽히는 광고물을 즉각 철거하고, 선거 사무소 계약도 즉각 취소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비판했다.
송 후보 측 김의겸 의원은 이날 “오세훈의 '현수막 대언론 기싸움'은 오세훈표 행정의 요약판”이란 논평을 내고 “대중의 관심이 잦아지니 다시 대형 현수막으로 슬쩍 바꿔 달았는데 프레스센터의 상징성과 언론 자유, 공공성을 단 한번이라도 생각했다면 감히 하지 못할 일”이라며 “TBS에 대한 '대수술' 경고에 이은 오 후보의 처참한 수준의 언론 인식을 보여주는 '언론과의 전쟁선포'”라고 비판했다. 최근 오 후보는 TBS를 교육방송으로 전환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처음 달았던 현수막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찢어져서 작은 걸로 다시 달았다가 요즘 바람이 잠잠해져서 원래 달았던 것으로 바꾼 것”이고 현수막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프레스센터가 언론을 상징하는 건물이라는 지적에 대해 해당 관계자는 “2010년도에도 프레스센터에 오 후보 사무실이 있었는데 그때는 그런 얘기가 없었다”라며 “원래 더 큰 현수막으로 계획했었다”라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제67조와 공직선거법규칙 제32조를 보면 현수막 규격은 10제곱미터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해당 관계자는 “입주단체에서 처음에 조금 반대를 했다가 나중에는 얘기가 돼서 걸게 됐다”며 “얘기가 안 됐는데 어떻게 걸리겠느냐”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전히 오 후보 현수막 설치를 반대하는 곳이 있다. 코바코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오 후보) 현수막 거는 것에 대해 처음부터 반대 입장”이라며 “(24일 다시 현수막을 설치하면서 오 후보 측에서) 미리 연락을 준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NS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라’ 국회의원 법안 살펴보니 - 미디어오늘
- “공영방송 지켜달라던 MBC, 정작 방송작가에겐 차별” - 미디어오늘
- 출산율 0.78명 시대, 올해 쏟아진 2000여 건 저출산 기사가 내놓은 답은 - 미디어오늘
- ‘나경원 청탁’ 한동훈 폭로에 조선일보 “서로 싸우다 먹잇감 던져줘” - 미디어오늘
- 프리랜서 AD, 4년 재판에 ‘노동자’ 확정 “비정규직 대변해 이긴 것 같다” - 미디어오늘
- 국민의힘 지역 연설회, 각 지역신문이 주목한 지역 현안은 - 미디어오늘
- 친명좌장 정성호 “법대로? 다 끝내자는 것” 정청래·국힘 겨냥? - 미디어오늘
- “박민, 회사 망치는 데만 전념” KBS 사원 200여명 모였다 - 미디어오늘
- 바이든-날리면 비판 이진숙에 “이진숙 입에서 보도 준칙? 어처구니없어” - 미디어오늘
- 틱톡 보고 만두·화장품 산다…“2030년 K-콘텐츠시장 최대 273조 원” -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