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보유세 1%포인트 오르면 실질주택가격 1.151%포인트 하락"

반기웅 기자 2022. 5. 2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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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안내판에 전·월세 가격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고 경제 불평등을 완화하려면 종합부동세와 같은 부동산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는 낮춰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5일 발간한 ‘국제사회의 부동산 보유세 논의 방향과 거시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한국의 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비율은 0.9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평균(1.06%·2019년 기준)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상대적으로 보유세비율이 높은 국가는 캐나다(3.13%), 영국(3.13%), 미국(2.71%) 순이며, 한국은 OECD 37개국 중 16번째”라고 했다.

보유세 실효세율(민간부동산자산 총액 대비 부동산 보유세액) 기준으로 보면 격차가 더 벌어진다.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17%로 OECD 15개국 평균 보유세 실효세율(0.30%)을 크게 밑돌았다.

반면 거래세는 한국이 OECD를 앞질렀다. 한국의 GDP 대비 거래세는 1.75%로 OECD 평균(0.44%)을 웃돌았다. 상속·증여세도 0.43%를 기록해 OECD 평균 0.12%에 견줘 높았다. 높은 거래세와 상속·증여세가 전체 재산세를 끌어올렸다. GDP 대비 전체 재산과세 비율은 한국이 3.12%로 OECD 평균(1.85%)에 비해 높았다. OECD 국가 중 7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KIEP는 부동산 보유세를 올리면 주택가격과 부동산 시장의 버블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KIEP는 “GDP 대비 보유세가 1%포인트 오르면 실질주택가격 상승률은 1.151%포인트 하락하고 총조세 대비 보유세비율이 1%포인트 상승하면 실질주택가격 상승률은 0.414%포인트 떨어진다”며 “보유세 증가는 실질주택가격 상승률뿐만 아니라 펀더멘털(가계소득,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거래세가 오르면 주택 가격도 상승했다. KIEP는 “거래세 증가가 주택매수를 약화시키기보다 주택매도를 억제하는 데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보유세를 높여 보유비용을 높이고, 거래세를 낮추어 거래를 활성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진단했다.

부동산 보유세를 올리면 소득 불평등이 개선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GDP 대비 보유세 비율이 1%포인트 오르면 지니계수가 0.135% 하락했다. 지니계수는 계층간 소득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소득이 어느 정도 균등하게 분배되는지를 알려주는 수치다. 0부터 1까지의 수치로 표현되는데, 값이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근접할수록 불평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KIEP는 “부동산 보유세 증가는 주택가격을 낮추고 경제불평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고, 부동산 거래세 감소는 주택가격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며 “향후 부동산 보유세를 점진적으로 강화하면서 동시에 거래세를 낮추는 재산과세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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