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자발적 참여..플랫폼서 즐겁게 해보세요"
정부가 이끄는 의무만으론
탄소중립 달성하기 어렵고
자발적 시장 활성화 필요
저감사업 개발·등록한 사업자
세계서 쓸수있는 배출권 확보
플랫폼서 수익모델 창출 가능
거래부터 인증까지 지원
탄소 저감 동참 유도할 것
◆ ESG 경영현장 ◆
그리너리는 지난달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국내 최초 자발적 탄소 거래 플랫폼 '팝플'을 열었다. 시범 운용을 거쳐 이달 말 정식 출시한다. 팝플은 '우리의 지구를 위한 약속(Promise for our planet)'이란 뜻이다.
탄소 시장은 정부가 규제하는 '의무 시장'과 기업과 개인이 적극적으로 참여 가능한 '자발적 시장'으로 나뉜다.
의무 시장에서는 '탄소배출권'이 거래된다. 기업이 정부 지정 할당량 이상의 탄소를 배출하려면 탄소배출권을 사야 한다. 할당량보다 적게 배출하면, 그만큼 정부가 관리하는 거래소에 팔 수 있다.
반면 자발적 시장에선 '탄소 크레디트'가 거래된다.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나 기관, 개인이 스스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인증을 받은 뒤 감축량을 사고판다.
경제적 동기를 부여해 탄소 저감을 촉진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탄소 크레디트가 더욱 적극적인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는 셈이다.
기업들 사이에서 정부 규제에 마지못해 끌려가지 말고, 더 적극적인 탄소 저감 조치를 취하자는 움직임은 점차 확산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30 탄소 네거티브(Carbon Negative)', 아마존이 '2025 RE100'(재생에너지 100%로 전력 사용)을 선언하는 등 세계적인 기업은 이미 자발적 탄소 저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카카오가 선제적으로 '액티브 그린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며 204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넷제로(Net Zero)'를 추진한다고 선언했다.
자발적 탄소 시장을 위한 데이터 분석 플랫폼 '트로브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 세계 자발적 탄소 시장 규모는 2016년 1억800만달러(약 2500억원)에서 지난해 9억5100만달러(약 1조2000억원)로 증가했다. 올해는 최대 16억8700만달러(약 2조1325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황 대표는 "현재 탄소 시장은 정부 주도의 의무 시장이 전체적인 저감을 이끌고 있지만, 넷제로는 대부분 자발적 시장으로 달성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자발적 탄소 시장이 늘고 있어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팝플은 단순히 거래 플랫폼만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공신력 있는 인증 체계를 제공한다. 자발적 시장에서 탄소 크레디트의 거래가 활성화되려면 인증 절차부터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해외에선 이미 미국의 베라, 골드스탠더드 등 인증기관이 활성화되고 있다. 미국 산림 탄소 거래 플랫폼 NCX와 핀란드 퓨로어스, 미국 노리 같은 탄소 제거 거래 플랫폼도 인증과 거래 플랫폼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 해외에 있어 접근이 어려웠다. 팝플은 자발적 탄소 거래 플랫폼뿐 아니라 탄소 크레디트 인증기관으로도 국내 최초다.
기업이나 기관이 온실가스 저감 사업을 개발해 등록하면, 팝플은 객관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탄소 저감량을 산정하고 인증해준다. 공신력 있는 외부 기관을 통해 검증위원회를 꾸려 인증에 대한 검증 과정도 거친다.
황 대표는 "저감 사업을 개발·등록한 주체들은 국제적으로 통용 가능한 탄소 크레디트를 확보할 수 있고, 팝플 거래 플랫폼 안에서 실질적인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며 "기업이나 개인은 탄소 크레디트를 구입해 탄소중립과 RE100을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팝플은 출시와 함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미 롯데케미칼 등 대기업이 참여하기로 하면서 사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지금은 크레디트를 부여하고만 있지만, 향후 정부 기조에 발맞춰 실제 크레디트를 사고팔 수 있도록 거래소를 구현할 계획이다.
황 대표는 "기업과 개인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탄소 저감을 실현하도록 자발적 탄소 시장에서 노력을 서로 나누고, 소통하고, 거래하는 장을 열어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새로운 탄소중립 문화를 만들어나간다'는 비전을 실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포스텍 화학공학과를 졸업했으며,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서 환경담당 연구원을 지냈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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