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 "학력 저하 주장은 이념적 공격"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보수 후보들의 ‘학력 저하’ 프레임이 이념적 공격이라고 반박했다. 선거 과정에서 이어지는 ‘막말 논란’에 대해서는 “정치인들의 증오의 언어”라고 비판했다.
조 후보는 25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애주기에 따른 교육 공약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새로운 세대에 맞는 미래 학력을 어떻게 증진할 것인가 고민하는 시점에서 과거의 기준에 의해 기초학력 저하를 얘기하고 혁신학교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이념적 공격”이라며 “이념적 공격을 한다 해서 기초학력 문제에 대한 해법이 바로 등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일부 서울시교육감 후보 간의 ‘막말 논란’이 확대되는 사태에 대해선 “정치가 주요 경력인 분들이 이렇게 교육감 선거를 혼탁스럽게 하는 것에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요 공약 발표로 시작된 이날 회견에서 조 후보는 ‘만 3세 언어발달 조기진단’과 ‘유치원 입학준비금 도입’ 등을 핵심사항으로 제시한 생애주기형 공약을 발표했다. 유아 언어발달 조기진단 공약은 자녀의 발달단계에 대한 학부모의 걱정을 덜기 위한 취지라며, 이와 함께 느린 학습자로 불리는 난독 학생이나 경계선지능 학생에 대한 맞춤형 프로그램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유치원 입학준비금을 도입해 유치원을 보내야 하는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해소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금융·경제 교육 도입과 초등 2학년 대상 국어·수학 맞춤형 교육 공약을 내놨다. 이어 중학교 단계에서는 해외 학생과 교류하는 국제 공동 수업과 온라인 성범죄 예방 교육 확대 등의 정책도 선보였다. 고등학교 단계에는 졸업 후 창업을 희망하는 고등학생을 위한 IT 스타트업 연계형 인재양성 과정 신설과, 예체능 중점학교 추가 선정 등을 약속했다. 조 후보는 “대입과 진로에 고민 많은 학생들을 위해 365일 학습·진학·진로 상담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현직 교육감이기 때문에 다른 후보들의 집중 견제를 받는 상황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다른 후보들도 공통적으로 제시한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 공약과 관련, 차별화 지점과 구체적 청사진이 빠졌다는 지적에 대해 조 후보는 “초교 1학년 학생부터 학급당 20명 시대를 열기 위해 교육청 자체 예산으로 학교 공간을 재구조화하고 기간제 교사를 파견하려 한다”고 답했다. 그는 “막말로 논쟁하는 것보다는 정책적으로 비판하는 것이 건설적”이라면서도 “오히려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감소하기도 하며 들쭉날쭉한 경향들이 있는데 진보 교육감에게 책임을 돌린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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