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가 뽑은 윤종원, 권성동 "안돼"..당정 인사갈등 불붙었다

박태인 입력 2022. 5. 25. 16:45 수정 2022. 5. 25.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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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성동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윤석열 정부 장관급 인사에 제동을 걸었다. 사진은 지난 24일 춘천시 중앙로터리에서 지원 유세를 펼치는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장관급 인사를 두고 25일 당정 간 불협화음이 터져나왔다. 대표적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통하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포문을 열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장관급)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권 원내대표는 공개적으로 ‘불가’ 입장을 밝혔다. 당내 인사들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출신인 윤 전 수석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추천한 인사라고 한다.


“문재인 정부 잉크도 마르지 않았는데…”


권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일보에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경제정책을 주도한 사람이 어떻게 새 정부의 정책을 총괄할 수 있겠느냐”며 “임명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또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아직 문재인 정부의 잉크도 마르지 않았다. 잘못된 인사”라고 못 박았다. 권 원내대표는 직접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인정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권 원내대표의 발언 이후 당정 간엔 미묘한 기류가 흘렀다. 앞선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진퇴 문제 때만 해도 당정이 조율한 듯한 입장 표명을 했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권 의원은 한 총리에게도 이와 같은 입장을 전했지만, 한 총리는 “대체 가능한 인사가 없다”며 난색을 보였다고 한다.

한 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윤 전 수석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문제가 있어 불러온 사람이었다”며 “제가 인사권자는 아니지만 검증과정이 스무스하게 끝났으면 좋겠다”며 윤 전 수석을 옹호했다. 권 원내대표와 다른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 총리가 추천한 인물인 만큼,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려 임명을 검토했지만, 당내 반대기류가 강해 난감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한 총리가 먼저 윤 전 수석 인선의 뜻을 거둬주길 바라는 기류도 있는 상태다. 다만 윤 전 수석에 대한 한 총리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한다.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2019년 6월 이임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윤 전 수석은 윤석열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거론되고 있다. [뉴스1]


당 내 일각에선 권 원내대표의 이번 발언이 단순히 윤 전 수석 문제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란 말도 나온다. 검찰과 기재부 출신 관료들에 편중됐다는 지적을 받는 대통령실 인사에 대한 당내 불만이 분출된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대통령실의 주요 보직은 대선 때의 공신들이 아닌 두 부처 출신의 ‘늘공(늘 공무원)’들이 주로 차지하고 있다. 또 부처 차관급 인선등에서도 당이나 국회 출신 인사들이 푸대접을 받았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수석도 그렇고, 양지만 찾아다니는 관료들을 좋지 않게 보는 시각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한 듯 대통령실이 각 부처 장관 정책보좌관에 당내 인사들을 대거 기용하고 있지만,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검찰과 기재부의 정부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니 국민의힘 내부의 불만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국회에 출석한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윤 비서관은 전국 공공기관 인사 업무를 담당한다. [뉴스1]

늘공 중심의 인사, 당정 갈등으로 비화할까

당정의 묵은 갈등이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지적에 권 원내대표 측은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상식적인 당정 관계”라며 확대 해석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윤 전 수석에 한정해 봐 달라는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불협화음이 아닌 당연한 인사 의견교류”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의 재선 의원은 “편중된 인사라 할지라도 성과를 내면 되는 것 아니냐”며 “당내에선 6개월간은 기다려주자는 분위기가 있다”고 했다. 역시 윤 전 수석과 기존 인사는 별개의 문제란 설명이다. 윤태곤 실장은 “권 원내대표의 발언이 어떻게 반영되는지도 향후 당정 관계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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