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등 연속발사는 '연쇄도발' 신호탄?.. 7차 핵실험 다가온다

허고운 기자 2022. 5. 2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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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실 "핵기폭장치 시험 중.. 마지막 준비단계 임박"
미사일 발사 공식 보도 여부로 '시기' 예상할 수 있을 듯
25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군 장병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2.5.25/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일 순방을 마친 직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연속 발사했다.

이를 두고 제7차 핵실험 등 북한이 고강도 연쇄도발의 '신호탄'을 쏴올린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5일 오전 6시와 6시37분·42분 등 3차례에 걸쳐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1발씩 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쏜 첫 번째 미사일은 ICBM '화성-17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2~3번째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SRBM KN-23이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지난 12일 초대형방사포(KN-25) 발사 이후 13일 만에 이뤄졌다. 당초 한미 당국은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 기간(20~24일) 혹은 직전에 대형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었으나 잠시 '숨고르기'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관계당국은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내 3번 갱도 복구를 마친 뒤 핵실험을 위한 마지막 준비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이날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1~2일 내 핵실험을 가능성은 적지만 이후 시점엔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풍계리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핵기폭장치를 시험하는 상황이 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북한 지도자 스스로 (핵실험) 결정을 안 했을 수도 있지만, 기폭장치 시험은 몇 차례 걸쳐서 하고 있다"며 "(핵실험) 마지막 준비 단계에 임박한 시점"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주한미군의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미사일 발사.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2.5.25/뉴스1

북한의 추가 핵실험은 핵무기의 경량화·소형화에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지난달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제90주년 열병식에서 "각이한 작전 목적과 임무에 따라 각이한 수단으로 핵 전투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하면 KN-23과 함께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로 불리는 KN-24 등 단거리탄도미사일, 그리고 초대형방사포 등에 탑재하는 형태로 실전배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들 무기는 사실상 남한을 공격 목표로 한단 점에서 유사시 남북한 간의 전쟁이 벌어질 경우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북한의 향후 도발 수위는 26일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의 탄도미사일 관련 보도 여부를 통해 예상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이달 들어 무력행동에 관한 공식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미사일 발사도 보도하지 않는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른 내부 여론을 신경 쓰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7차 핵실험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접근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06~17년 모두 6차례 핵실험을 했다.

박 교수는 "만약 북한이 오늘 쏜 탄도미사일에 대해 '발사 성공' 등 대대적으로 보도할 경우엔 7차 핵실험은 물론, ICBM의 추가 발사 등도 결국 시기의 문제일 뿐 곧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최근 ICBM 시험발사에서 1단 추진체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ICBM을 추가로 쏠 경우 2단 추진체까지 연소시켜 일본 상공을 넘어 태평양까지 날려보내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도발 수위를 크게 높이지 않더라도 다양한 종류의 탄도미사일을 자주 발사해 역내 긴장 수위를 고조시킬 수도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은 시점으로 미국의 현충일에 해당하는 '메모리얼 데이'(5월30일)가 거론된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지난 23일(현지시간) 화상 대담에서 "메모리얼 데이 주말에 북한의 '무기 시위'를 보게 될 것"이라며 "북한은 (도발을 할 때) 미국의 국경일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군 소식통은 "최근 한미정상회담(21일)에서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연합훈련 확대 등을 논의한 만큼 북한의 도발에 따른 한미의 대응수위도 높아질 수 있다"며 "한미는 지금도 확고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고 만약의 상황이 발생해도 즉각 대응할 능력이 있다"고 전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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