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외채, 올 1분기 102억弗↑..외채 단기화 우려↑

김규성 2022. 5. 2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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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 先조달, 재정증권 투자확대 원인
외환보유액 감소 등 순대외채권 222억弗 줄어
기재부 "단기외채 비중 여전히 양호한 수준"
공공기관 장기외화채 발행 적극 협의 모색

[파이낸셜뉴스] 올 1·4분기 중 만기 1년 이하 단기외채가 100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만기 1년 초과 장기외채도 115억달러 늘었다. 외채 증가는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인상 움직임에 앞서 국내 금융기관 등이 외화채권 등을 선(先)발행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달러화 채무 증가가 최근의 원·달러 환율 상승과 연결되면 이자비용 상승과 원금상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내외 금리차 축소로 외국인들의 중장기 원화채 투자가 줄면 외채단기화를 가속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단기외채 비중 확대는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이동을 동반해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도 가중될 수 있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도 222억달러 감소했다.

■ 건전성 좋다지만…단기외채 102억弗↑
25일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내용의 올 1·4분기 대외채권·채무 동향을 내놨다.

올 1·4분기 대외채무(총외채)는 6541억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217억달러 증가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인상을 하기 전에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조달하기 위한 수요가 몰리면서 장기, 단기 외채 모두 증가했다. 여기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2월 다시 발행된 재정증권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외채 증가에 속도가 붙었다.

단기외채는 올 1·4분기 동안 102억달러 증가한 1749억달러로 집계됐다. 최근 3개 분기 기준으로 단기외채 증가폭은 크다. 지난해 3·4분기 127억달러 감소했고, 4·4분기는 13억달러 증가했지만 올 1·4분기 100억달러 넘게 늘었다. 이에따라 총외채에서 차지하는 단기외채 비중은 지난해 4·4분기 26%에서 올 1·4분기 26.7%로 늘었다.

기재부는 "과거 10년간 분기기준 평균 단기외채비율은 28.7%여서 (올 1·4분기) 비중이 상승했지만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다만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단기외채 비율은 지난해 4·4분기 35.6%에서 올 1·4분기 38.2%로 상승했다. 이는 과거 10년간 분기평균인 33.8%보다 높다. 외환보유액이 감소해 비율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장기외채 또한 올 1·4분기 말 기준 4792억달러로 115억달러 증가했다. 지난해 3·4분기 204억달러 증가, 4·4분기 162억달러 증가에 비해서는 증가액이 줄었다.

대외채권은 1조798억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5억달러 감소했다. 증권투자에서 79억달러 감소했고, 외환보유액도 53억달러 줄어들면서 현금·예금 53억달러 증가분을 상쇄했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4257억달러로 222억달러 감소했다.

■ 외채 만기구조 단기화 가능성 대두
외채 증가폭이 확대됐지만 건전성은 양호하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여타 신흥국들과 비교해서도 여전히 낮다. 올 1·4분기말 현재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38.2%)은 터키 107.7%(이하 2021년 말 기준), 아르헨티나 105.5%, 말레이시아 80.5%, 중국 37.9%보다 낮다.

하지만 리스크 요인은 있다. 우선 재정거래 유인 확대에 따른 단기차입이 증가할 가능성이다. 환헤지 후 수익률이 4월 이후 높아지고 있어서다. 기재부에 따르면 환헤지 후 수익률(3개월물 기준)은 지난 1월 21bp(1bp=0.01%p)였지만 2월 33bp, 3월 13bp, 4월 41bp, 5월1~20일 38bp로 집계됐다. 단기간 차익거래를 통해 얻는 수익률이 높다는 의미다. 단기차입 가능성을 높일 요인이다.

내외 금리차 축소에 따른 외국인투자자들의 중장기 원화채 투자 유인 감소도 단기외채를 늘릴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예를 들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데 한국 원화채에 중장기적으로 투자할 유인이 적어진다는 의미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미 기준금리차(평균)를 올 2·4분기 0.15%(한국이 0.15% 높다는 의미), 3·4분기 -0.35%(미국이 0.35% 높다는 의미), 4·4분기 -0.60%로 전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장기 외화채 발행을 적극 협의하고 이를 통해 외화자금을 공급, 재정거래 유인 축소와 단기외채 증가세 둔화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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