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외식업계, 비즈니스 모델 2.0으로 포스트 코로나 대비해야

안호천 2022. 5. 2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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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대면 활동이 늘어나면서 그동안 각광받아 온 외식업계에도 본격적인 시장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향하고 있는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외식·배달 업계는 당면한 매출 감소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양새다. 거리두기 해제로 외식 관련 소비 심리는 전반에 걸쳐 회복세에 들어섰지만 비대면 온라인, 배달 영역의 외식 소비 심리는 급감하고 있는 현황이 그 이유다.

사회적 변화뿐만 아니라 비용 상승의 흐름 또한 심상찮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5월 발표에 따르면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은 4.2%로, 지난해 11월 전망했던 1.7%에서 크게 높아졌다.

경기 둔화와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하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물가 상승 흐름은 외식업계의 필수 고정비용인 식자재 비용과 인건비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업계 종사자가 체감하는 시장 상황은 앞으로 더욱 어렵고 힘들게 다가올 것이 자명하다.

그렇다면 앞으로 배달 외식 관련 기업은 장밋빛 미래라고는 결코 말하기 어려운 지금의 엔데믹 시즌을 어떻게 타개해 나가야 할까. 그동안 배달 외식 시장은 출혈 경쟁을 감수하면서 시장 전체의 매출 파이를 키워 가는 방식으로 그 규모를 키워 나갔다. 이제는 기존 방식으로 성장하기에는 어려운 방향으로 시장 변화가 일고 있기 때문에 비용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도입해 자사 비즈니스 모델에 들어가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서비스의 확장성을 최대한 높이는 방향으로 엔데믹 시대 전환에 대비해야만 한다.

시스템 혁신에 대한 사례는 배달 전용 매장을 만들어 온 공유주방 업계의 변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0년대 말 공유주방 개념이 국내에 들어오고 나서부터 공간 중개를 기반으로 한 '공간 임대형 공유주방' 모델이 한국식 공유주방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해당 모델의 경우 초기 창업 비용을 낮추는 것에는 효과적이었지만 인건비, 식자재 비용 상승에서는 오히려 더 취약한 모델이었기에 실제로 지난해에 많은 공유주방 관련 기업이 운영 상의 난관에 부닥쳤고, 시장 자체의 존립이 의심 받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이러한 스타트업 공유주방 기업들이 기존 모델에서 과감히 탈피, 시스템 혁신을 통해 엔데믹 시기에도 사업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구축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고 있다.

공유주방을 운영하던 기업이 다수 외식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공유주방형 푸드코트 플랫폼을 주력 사업으로 사업 방향성을 전환하며 시장에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배달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던 기업이 초근거리 공유주방 플랫폼을 오픈하며 배달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공유주방 모델에 효과적으로 적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필자의 회사인 위대한상사 또한 국내 최초로 서울 도심에 HACCP 인증을 받은 스마트 클라우드 키친을 설립해 비용을 혁신적으로 절감하면서 동시에 기업용(B2B)·개인용(B2C) 제조와 배달이 모두 가능한 확장성 높은 신규 서비스를 지난 3월에 선보였다. 이러한 흐름은 변화무쌍한 시장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는 값진 발자국이 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는 외식업 비즈니스 역사에서 가장 큰 시장 변화가 일어난 시기였다. 다가오는 엔데믹 시대에는 이러한 변화를 과감한 시스템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과 확장으로 이어 가는 것이 당면한 과제다.

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 내부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개편하면서도 동시에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스타트업의 경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부터 조리 로봇 등 미래 산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역동성 넘치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변화의 흐름을 이끌고 새롭게 도전해야 하는 시점이다. 외식업계의 근본적인 변화는 이미 시작됐고, 앞으로도 녹록지 않은 현실을 '시스템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담대하게 개척해 나가야 한다.

김유구 위대한상사 대표 yg@widae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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