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힐쇼를 아시나요? 그곳에 재탄생한 '빛의 시어터', 서울 랜드마크 될까[종합]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워커힐 쇼를 기억하시나요?
1963년부터 약 50년간 한국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로 자리매김했던 화려한 쇼가 열리던 바로 그 곳에 새로운 전시관이 물을 연다. 바로 몰입형 체험 전시 '빛의 시어터'다. 제주 '빛의 벙커'에 이은 ㈜티모넷(대표 박진우)의 몰입형 예술 전시의 두번째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빛의 시어터' 측은 25일 오전 서울 광진구 소재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내 '빛의 시어터'에서 개관 기념 프리뷰 및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간담회에는 박진우 ㈜티모넷 대표와 지안프랑코 이안누치(Gianfranco Iannuzzi) 아트디렉터가 참석했다.
개관을 앞둔 '빛의 시어터'는 제주 '빛의 벙커' 이후 서울에서 선보이는 '빛의 시리즈' 전시관으로, 오랜 기간 국내 공연문화계에서 상징적 역할을 해온 '워커힐 시어터'를 새롭게 재탄생시킨 문화예술 재생 공간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1963년 현대식 무대시설가 함께 개관한 워커힐의 '퍼시픽 홀'은 한국 공연 분야뿐 아니라, 영화 방송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미가 있는 장소. 워커힐 쇼를 대표하는 '하니비 쇼'는 당시 한국사회에서 볼 수 없는 파격적 무대를 선보이며 한국 문화 관광 대표 공연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1978년 '워커힐 시어터'(구 가야금 홀) 신축 이후 민속 공연과 함꼐 미국 '라스베이거스 쇼', '할리우드 쇼', 프랑스 '리도 쇼', 영국 '런던스 피카딜리 쇼' 등 세계 최정상급 쇼의 초청 공연이 펼쳐져, 누적 관람객이 962만 명에 이르렀다.
이번 '빛의 시어터'는 이 공간을 고화질 프로젝터와 서버, 스피커, 영상 음향 자동화 시스템 및 3D 음향 등 최신 기술에 조명과 무대장치 등 기존 공연장의 특장정을 녹여 재탄생됐다. 역사적 공간에 최신 기술이 더해져 관람객에게 작품과 음악에 둘러싸여 온전히 몰입하게 되는 독특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총면적 3400제곱미터, 최대높이 21m의 웅장하고 압도적 규모가 몰입형 예술전시의 감흥을 더한다. 3000개 이상의 고화질 라이선스 이미지를 구현하는 약 130대의 고화질 프로젝터 등 최신 기술을 집약했다. 전시관은 메인 전시관과 스튜디오로 구성해 해외 명화부터 현대 미디어아트까지 한 공간에서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게 했다.
박 대표는 "이곳이 60년 전 최초의 신식 극장이었다. 이 장소를 새로이 빛과 음악으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바꿀 수 있어, 저희 프로젝트에 딱 맞는 콘셉트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130대가 넘는 프로젝터와 음향 설비로 최적의 음향과 영상을 즐길 수 있게 했다. 감상 이후에는 디지털아트 NFT갤러리도 즐길 수 있도록 동선을 마련했다. 단순한 시어터, 행사 장소가 아니라 도시에 계시는 분들이 방문해서 문화 생활을 하고 예술을 감상하고 힐링할 수 있는 종합 문화공간으로 발전되길 원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과거의 흔적이 묻어나는 공간은 특별한 포인트다. 옛 워커힐 시어터의 샹들리에, 리프트와 같은 무대장치들을 그대로 보존해 과거의 흔적을 재현했다. 극장을 방문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는 '브릿지', 색다른 뷰 포인트를 즐길 수 있는 '미러룸', 벽에 비친 이미지를 깊이있게 다시 볼 수 있는 '작은 수조' 등이 감각적 몰입의 경험을 선사한다.
개관작인 '구스타프 클림트, 골드 인 모션'은 20세기 황금빛 색채의 화가로 불리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을 빛과 음악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전시로, 오스트리아 회화 거장 구스타프 클림트의 명작을 고화질 프로젝터가 벽, 기둥, 바닥까지 투사한다.
내년 3월 5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서는 클림트의 대표작 '키스'(1908), '유디트'(1901), '생명의 나무'(1905~1909) 등을 비롯해 구스타프 클림트 전 생애에 걸친 명작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프랑스 누보레알리즘을 대표하는 이브 클랭의 작품에서는 마치 작가의 지휘로 시작되는 듯한 도입부로 관객을 완전한 몰입으로 이끌어 공연의 일부가 된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이 밖에도 컨템포러리 아트 작품인 '벌스'와 '메모리즈'를 감상할 수 있는 '스튜디오' 등 다양하고 폭넓은 콘텐츠를 선보인다.
지앙 프랑코 이안누치 아트디렉터는 "몰입형 전시의 근간이 되는 요소가 있다. 공간과 작업간의 관계다. 특히 공간과 관련해 고요하고 새롭고 독창적인 관계를 만들고자 한다"며 "똑같은 소재, 주제를 다루더라도 파리, 서울 등 공간에 따라 만들 때마다 새로운 모습이 된다. 똑같은 것을 재현하는 게 아니라 공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는 것"이라며 여느 몰입형 전시와는 다른 '빛의 시어터'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이안누치 아트디렉터는 이어 "두번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관객의 참여다. 관객에게 지성이 아니라 감성에 소구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면서 "책에서 작품을 간접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작품을 느낄 수 있도록 작품을 기획한다. 오감을 모두 사용하는 관람이 가능하게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신기술을 통해 다양한 관람객과 상호작용이 가능해졌다. 예전엔 미술관에 가더라도 작품을 앞에 두고 감상하는 관계를 맺어 왔다. 그런데 몰입형 전시에서는 작품과 음악, 이미지가 우리를 둘러싼다. 발 아래에서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면서 "어떤 것을 볼 지, 어디 가서 볼 것인지 관람객에게 선택이 주어진다. 선택에 따라 우리가 관람하는 것이 달라지고, 모든 관람객이 자신만의 전시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그런 면에서 관람객은 이 전시의 액터, 주체가 된다"고 밝혔다.
이안누치 아트디렉터는 또 "세번째 요소는 집단의, 사회적 참여다. 관람객들이 한 공간에서 공동의 감각적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스마트폰에 집착하면서 주변을 둘러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관람객들이 주변을 살펴보고 다른 관람객은 어떻게 감상하는지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뛰어노는 아이들, 춤을 추는 커플도 있다. 관람객들이 전시를 관람하며 맺는 관계, 함께하는 공통의 경험이 중요하다. 그래서 오늘날 이 시대에는 관람객과 시민이 함께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고 짚었다.
박진우 대표는 '빛의 시어터'에 대해 "제주도는 관광지에 예술을 가미해 전시를 즐기도록 하는 요소가 있었다면, 서울의 경우 도시의 일상에서 예술에 쉽게 접근하는 데 역점을 두고 준비했다"며 무대와 관객이 더이상 분리되지 않는 새로운 예술 전시에 대하 기대를 보였다. 이안누치 아트디렉터는 "서울이란 도시의 미술적, 예술적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새롭게 태어난 역사적 공간, 새롭게 재해석된 작품이 만난 몰입형 예술 전시의 출발. '워커힐 쇼'가 펼쳐지던 바로 그 곳에서 새롭게 탄생한 '빛의 시어터'가 서울의 대표적 문화재생공간이자 서울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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