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총력전에 격전지 된 계양을.. 낙승 노린 이재명 '곤혹'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6·1 지방선거 격전지로 떠올랐다. 초선에 도전하는 윤형선 국민의힘 계양을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자 직전 대선에 출마했던 이재명 계양을 후보를 상대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뜻밖의 접전을 펼치고 있어서다.
당초 계양은 여당 험지로 분류되는 지역인 데다 두 후보의 정치적 체급이 다른 만큼 이 후보의 낙승을 점치는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5년 만의 정권교체라는 호재를 등에 업은 국민의힘이 윤 후보에게 연일 힘을 실어주면서 선거 막바지 판세는 혼전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가 지난 22~23일 계양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JTBC 의뢰·24일 발표)에서 이 후보는 44.8%, 윤 후보는 42.2%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95% 신뢰수준·표본오차 ±2.2%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두 후보 격차는 2.6%포인트로 오차범위 내였다.
그보다 앞선 21일 발표된 에스티아이 여론조사(880명·19~20일 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49.5%의 지지율을 얻어 45.8%의 이 후보를 앞지르기도 했다.(95% 신뢰수준·표본오차 ±3.3%포인트)
이같은 성적표의 배경에는 국민의힘 차원의 대(對)계양 총력 지원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지역 연고가 없는 이 후보의 출마 자체에 명분이 없다고 난타하는 한편 의사로서 25년간 지역에서 병원을 운영해온 윤 후보를 '지역밀착형' 후보로 홍보하고 있다.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위시로 조수진·정미경 최고위원, 안철수 경기 성남분당갑 후보, 나경원 전 원내대표, 윤희숙 전 의원 등이 지원 유세를 위해 계양을 찾았다. 현장 지원뿐 아니라 방송·논평·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대국민 메시지전도 주력하고 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지난 23일 논평에서 "이 후보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위해 주판알을 튕기며 자신의 정치기반 성남을 버리고 계양을로 날아왔다. 선거 25일 앞두고 날아든 정치 철새"라며 "계양을이 국회 무혈입성에 가장 안전한 지역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에 대해서는 "25년간 계양 토박이 동네 의사로 지역민들의 아픔을 들여다보고 치료해온 후보"라고 추켜세웠다.
윤 후보 의혹 관련 방어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2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까지 윤 후보의 주소지가 목동에 있었다는 야당의 지적에 대해 "25년간 계양주민과 동고동락한 윤 후보에게 계양사람이 아니었다고 비난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이 후보가 계양으로 간 것이 비겁한 것"이라고 답했다.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 후보의 연고 논란에 대해 "윤 후보가 25년 전 (계양에) 내과의원을 개원했고, 아이도 거기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했다"며 "인천 집이 전세집인데 집주인이 집을 팔려고 비워달라고 하는 바람에 서울로 이전했다가 다시 돌아온 것을 갖고 따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전날 밤 11께 이 후보의 계양 오전 일정 2개 취소를 공지했다. 같은 날 오후 예정된 계양을 후보 TV토론 녹화 준비 등이 표면적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전투표를 불과 이틀 앞두고 판세가 예상 밖 혼전으로 전개되자 유세 전략 긴급 수정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 유권자 투표 형태가 점점 바뀐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과거에는 명망가 중심으로 투표했다면 이제는 '우리 동네에 어떤 사람이 도움을 많이 줄까'라는 자기 이익 중심의 판단을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방선거 속에서 치러지는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지방선거 특성인 지역 위주의 사고가 투영된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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