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SPO]박찬욱 감독 "'헤어질 결심'보며 웃음 나오길 기대..관객이 들여다보고 싶은 영화"[인터뷰S]

강효진 기자 2022. 5. 25.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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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욱 감독. 제공ㅣ CJ ENM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강효진 기자]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 공개 후 관객 반응을 기대했다.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은 25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3시 30분에 프랑스 칸에 위치한 르 마제스틱 호텔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박찬욱 감독은 첫 시사 직후 반응에 대해 "저한테 와서 인사하고 얘기해준 사람들은 다 좋은 얘기만 해주지 않겠느냐. 그냥 그런 줄 알고 살려고 한다. 물론 영화 보는 순간 더 자주 웃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제 영화는 항상 그런 게 있지 않나. 좀 웃기려고 하는데도 '웃는 장면인지 잘 모르겠어' 하는 면이 항상 있었다. 다른 상영에선 웃음도 많이 나왔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다. 어제 파티에 모인 사람들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난 정말 웃고 싶었는데 눈치 보느라 못 웃었다'하는 거다. 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어떡하나 싶다"고 웃음 지었다.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의 전작과는 확연히 다른 수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강한 폭력성, 선정성이 있었던 지난 작품들과 달리 정사 신이나 수위 높은 폭력 신 없이 감정적인 에너지가 주를 이룬다. 물론 관객에 따라서 더욱 잔혹한 감정으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그만큼 외적인 수위는 낮아진 점이 인상적이다.

박찬욱 감독은 이와 관련, '전작에서 멀어지려 의도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억지로 그런 것은 아니다. 시작할 땐 '이전 영화들과 달라야겠다'는 의식을 한다. 그렇지만 조금씩 스토리가 시작되면 이미 익숙해져있고, 이 스토리에 어울리는 형식이 뭔지 그 고민만 남아있다. 그러면 전작과 달라야겠다는 생각은 안 한다. 이미 세팅이 된 거다. '자극을 줄여야겠다', '감각의 자극을 통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를 하겠다'고 해왔다. 이번 영화는 그런 감각적인 면이 아주 없진 않지만, 들이대기보다는 관객 스스로가 좀 더 들여다보고 싶게 만드는 영화를 하고 싶더라. 너무 들이대면 자꾸 뒤로 물러나게 된다. 조금 더 있으면 앞으로 다가오게 되지 않나. 처음 몇 분 동안은 답답할 수 있겠지만 적응될 수록 능동적인 관람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은유적인 답변을 했다.

▲ 박찬욱 감독. 제공ㅣ CJ ENM

특히 애정신 수위가 전작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박찬욱 감독은 "핸드크림 발라주는 것은 그냥 보살펴 주는 것이다. 그런 행동에서 섹슈얼하다고 봐주신다면 환영이다. 중요한 건 대화 장면이다. 신체 접촉이 없지만 말할 때 오가는 눈빛, 자극하는 행동들, 작은 미소로 가슴이 내려앉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미묘하게 고전적 느낌을 주는 대사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이어졌다. 박찬욱 감독은 "서래가 한국어를 그런 식으로 구사한 건 먼저 정해졌고, 저는 박해일 씨를 아니까 좀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박해일 씨 말하는 게 좀 독특하다. 자기가 쓰는 나름의 표현들이 있고 좀 구식이다. 문어체 같은 면도 있다. 그걸 나도 모르게 좀 써먹은 것 같다"며 "두 사람은 지금 한국에 있는 사람 치고는 이질적인 면이 있는 사람들이다. 사고방식이 좀 구식이고, 고지식한 면이 있고, 그런 면에서 같은 종족이라는 느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런 면에서 '헤어질 결심'은 고전적 분위기 속 주요 스토리 진행에 최첨단 디지털 요소들이 비중있게 담겨 있어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고전적 말투를 쓰는 두 사람이 번역기를 통해 대화를 나누거나, 해준(박해일)이 최신형 스마트 워치로 사건 현장을 녹음하거나 하는 식이다. 이질적이면서 묘한 매력을 풍기는 지점이다.

박찬욱 감독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실 진 모르겠지만, 익숙한 것이 있어서 그렇다. 예를 들면 형사가 사건 파일이나 수사 자료를 볼 때 종이로 된 두꺼운 파일을 척척 넘겨 인화된 사진을 클립에 껴서 보고 이런 게 멋있지 컴퓨터로 띄워서 보는 것은 참 멋대가리가 없다. 그래서 요즘에 만들어진 영화를 보면 아직도 고집스럽게 브라운관 티비 이런 게 나오고 아날로그적인 걸 쓰는 모습을 보게 된다. 나도 그러고 싶고"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건 현실성이 없는 거다. 이번엔 그러지 않으려고 했다. 사실 '현대인들이 왜 거기서 스마트폰을 안 쓰고 굳이' 이런 의문이 안들게 하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우리 생활에도 얼마나 깊이 들어와있는지 실감하게 되고, 그걸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이 영화의 모두하고는 좀 어긋나는 것 같은데도 이건 현실이니까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그런데서 오는 어떤 이질적인 것도 하나의 매력인 것처럼 만들어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 박찬욱 감독. 제공ㅣ CJ ENM

한편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 23일 오후 6시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다. 박찬욱 감독, 주연 탕웨이, 박해일이 참석한 가운데 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성공적으로 상영을 마쳤다. 국내 개봉일은 오는 6월 2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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