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SPO]박찬욱 감독 "'헤어질 결심'보며 웃음 나오길 기대..관객이 들여다보고 싶은 영화"[인터뷰S]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강효진 기자]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 공개 후 관객 반응을 기대했다.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은 25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3시 30분에 프랑스 칸에 위치한 르 마제스틱 호텔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박찬욱 감독은 첫 시사 직후 반응에 대해 "저한테 와서 인사하고 얘기해준 사람들은 다 좋은 얘기만 해주지 않겠느냐. 그냥 그런 줄 알고 살려고 한다. 물론 영화 보는 순간 더 자주 웃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제 영화는 항상 그런 게 있지 않나. 좀 웃기려고 하는데도 '웃는 장면인지 잘 모르겠어' 하는 면이 항상 있었다. 다른 상영에선 웃음도 많이 나왔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다. 어제 파티에 모인 사람들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난 정말 웃고 싶었는데 눈치 보느라 못 웃었다'하는 거다. 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어떡하나 싶다"고 웃음 지었다.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의 전작과는 확연히 다른 수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강한 폭력성, 선정성이 있었던 지난 작품들과 달리 정사 신이나 수위 높은 폭력 신 없이 감정적인 에너지가 주를 이룬다. 물론 관객에 따라서 더욱 잔혹한 감정으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그만큼 외적인 수위는 낮아진 점이 인상적이다.
박찬욱 감독은 이와 관련, '전작에서 멀어지려 의도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억지로 그런 것은 아니다. 시작할 땐 '이전 영화들과 달라야겠다'는 의식을 한다. 그렇지만 조금씩 스토리가 시작되면 이미 익숙해져있고, 이 스토리에 어울리는 형식이 뭔지 그 고민만 남아있다. 그러면 전작과 달라야겠다는 생각은 안 한다. 이미 세팅이 된 거다. '자극을 줄여야겠다', '감각의 자극을 통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를 하겠다'고 해왔다. 이번 영화는 그런 감각적인 면이 아주 없진 않지만, 들이대기보다는 관객 스스로가 좀 더 들여다보고 싶게 만드는 영화를 하고 싶더라. 너무 들이대면 자꾸 뒤로 물러나게 된다. 조금 더 있으면 앞으로 다가오게 되지 않나. 처음 몇 분 동안은 답답할 수 있겠지만 적응될 수록 능동적인 관람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은유적인 답변을 했다.
특히 애정신 수위가 전작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박찬욱 감독은 "핸드크림 발라주는 것은 그냥 보살펴 주는 것이다. 그런 행동에서 섹슈얼하다고 봐주신다면 환영이다. 중요한 건 대화 장면이다. 신체 접촉이 없지만 말할 때 오가는 눈빛, 자극하는 행동들, 작은 미소로 가슴이 내려앉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미묘하게 고전적 느낌을 주는 대사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이어졌다. 박찬욱 감독은 "서래가 한국어를 그런 식으로 구사한 건 먼저 정해졌고, 저는 박해일 씨를 아니까 좀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박해일 씨 말하는 게 좀 독특하다. 자기가 쓰는 나름의 표현들이 있고 좀 구식이다. 문어체 같은 면도 있다. 그걸 나도 모르게 좀 써먹은 것 같다"며 "두 사람은 지금 한국에 있는 사람 치고는 이질적인 면이 있는 사람들이다. 사고방식이 좀 구식이고, 고지식한 면이 있고, 그런 면에서 같은 종족이라는 느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런 면에서 '헤어질 결심'은 고전적 분위기 속 주요 스토리 진행에 최첨단 디지털 요소들이 비중있게 담겨 있어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고전적 말투를 쓰는 두 사람이 번역기를 통해 대화를 나누거나, 해준(박해일)이 최신형 스마트 워치로 사건 현장을 녹음하거나 하는 식이다. 이질적이면서 묘한 매력을 풍기는 지점이다.
박찬욱 감독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실 진 모르겠지만, 익숙한 것이 있어서 그렇다. 예를 들면 형사가 사건 파일이나 수사 자료를 볼 때 종이로 된 두꺼운 파일을 척척 넘겨 인화된 사진을 클립에 껴서 보고 이런 게 멋있지 컴퓨터로 띄워서 보는 것은 참 멋대가리가 없다. 그래서 요즘에 만들어진 영화를 보면 아직도 고집스럽게 브라운관 티비 이런 게 나오고 아날로그적인 걸 쓰는 모습을 보게 된다. 나도 그러고 싶고"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건 현실성이 없는 거다. 이번엔 그러지 않으려고 했다. 사실 '현대인들이 왜 거기서 스마트폰을 안 쓰고 굳이' 이런 의문이 안들게 하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우리 생활에도 얼마나 깊이 들어와있는지 실감하게 되고, 그걸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이 영화의 모두하고는 좀 어긋나는 것 같은데도 이건 현실이니까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그런데서 오는 어떤 이질적인 것도 하나의 매력인 것처럼 만들어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편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 23일 오후 6시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다. 박찬욱 감독, 주연 탕웨이, 박해일이 참석한 가운데 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성공적으로 상영을 마쳤다. 국내 개봉일은 오는 6월 2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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