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일 겨냥 ICBM·단거리 함께 쐈다..尹 "확장억제 실질조치" 지시

이호승 기자,노민호 기자,허고운 기자 2022. 5. 25.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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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워싱턴 착륙 직전 '화성-17형' 및 '이스칸데르' 2발 발사..ICBM·단거리 섞어쏘기 처음
'핵에는 핵' 한미 공동성명에 '고강도 도발'..尹대통령 첫 NSC 주재, 한미 軍은 5년만에 미사일 대응사격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3월 25일 보도를 통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직접적인 지도에 따라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 시험발사가 단행됐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노민호 기자,허고운 기자 = 북한이 2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을 포함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보름만에 첫 ICBM 도발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고 취임 후 처음으로 NSC 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정상간 합의에 따른 '확장억제 실행력의 실질적인 조치 이행'을 지시하는 등 강경한 대응을 천명했고, 한미 양국군은 지대지미사일 대응사격을 실시하며 5년만에 양국군 공동대응에 나섰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와 6시37분·42분 등 3차례에 걸쳐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1발씩 발사했다.

첫 번째 미사일은 ICBM '화성-17형', 2~3번째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KN-23으로 추정된다. 모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이다. 첫 번째 미사일은 약 360㎞를 날면서 약 540㎞ 고도까지 올라갔다. 최고 속도는 마하8.9(초속 3.026㎞)로 탐지됐다.

올해 17번째 무력도발인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는 지난 12일 초대형 방사포(KN-25) 발사 이후 13일 만이다. 이달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뒤 2번째다.

특히 정상궤적으로 발사했을 경우 미 본토를 맞출 수 있는 ICBM과 우리나라 전역과 주일미군기지 등을 사정권에 둔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섞어 쏜 것은 처음으로, 한미일 3국 모두를 향한 고강도 도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양국이 지난 21일 정상회담을 통해 확장억제 전력에 '핵'을 처음 명시하며 연합훈련 확대와 전략자산 적시 전개 등을 논의하기로 하는 등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인 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일본 순방 일정(20~24일)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라, 아직 착륙하기 전 도발을 감행했다는 점에서 미사일 발사 시간을 맞췄을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 한 시간쯤 후인 우리 시간 오전 7시51분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 기지에 착륙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인 오전 7시35분부터 8시 38분까지 용산 청사에서 NSC를 소집해 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NSC를 주재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한미 정상 간 합의된 확장억제 실행력과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 등 실질적 조치를 이행할 것"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유관국 및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철저하게 이행할 것"을 강조했다.

NSC 참석자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국제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로 규정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윤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첫 NSC다. (대통령실 제공) 2022.5.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정부는 NSC 직후 별도의 성명을 내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불법행위이자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라며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지속된 도발은 더욱 강력하고 신속한 한미 연합 억제력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으며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자초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군은 즉각 북한의 미사일 발사직후 주한미군과 함께 공동대응에 나서, 강원도 지역에서 우리 군의 '현무-Ⅱ', 미군의 ATACMS를 1발씩 동해상으로 쏘는 연합 지대지미사일 실사격을 실시했다. 양국군이 북한 도발에 대해 실사격 공동대응에 나선 것은 2017년 7월 이후 4년 10개월 만이다.

우리 공군은 전날엔 ICBM 등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F-15K 전투기 30여대가 최대 무장을 장착한 채 활주로에 전개해 활주하는 '엘리펀트 워크' 훈련도 실시했다.

합참은 "우리 군의 무력시위는 북한의 ICBM 발사 등 어떤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와 우리 군의 압도적 전력으로 도발 원점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한미 안보사령탑을 비롯한 외교안보라인은 즉각 상황을 공유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의 정면 위반이자 한반도 및 국제 평화를 위협하는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두 사람은 북한이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에 호응해 올 것을 촉구하고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강력하고 효과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 계속해서 긴밀히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부내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북한은 자신들의 지속된 도발이 더 강력하고 신속한 한미연합억제력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장관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통화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중대한 도발'로 규정해 강력 규탄하고 "북한의 도발은 한미연합 방위태세 강화와 북한의 고립을 초래할 뿐"이라고 밝혔다.

원인철 합참의장은 미사일 발사 직후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과 화상회의를 열어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재확인했다"고 합참이 전했다. 한미 당국은 미군의 전략자산 전개를 포함한 추가적인 공동 대응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잇달아 유선협의를 했다.

tru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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