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과자 퇴사협상 중 변호사 등판? 협상 타결의 '청신호'!

2022. 5. 2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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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HO Insight
조상욱 변호사의 '인사兵法'-저성과자 퇴사협상


여러 차례 상담을통해기업과저성과팀장사이에위로금조건이합의되면팀장이퇴사한다는공감대가형성되었다. 협상을위한면담에서기업담당자인인사부장이 6개월치급여를위로금으로제안하고팀장은 2년치급여를주장하여입장차이가있었지만, 두 번째면담에서팀장은종전선례에기반한기업내의합리성을이해하는모습을보였고, "다시생각해보자"는선에서면담이부드럽게마무리되었다. 대화를통해최종안을찾아가는좋은흐름이이어짐에따라인사부장은타결만남았다고마음을놓는다.

그러나퇴사협상은끝날때까지끝난것이아니다. 이처럼좋은흐름에서예상못한방향으로협상이전개되거나정확한대응이무엇인지판단하기어려운애매한상황이흔히나타난다. 아래에서이런문제적상황과올바른대처법을소개한다. 아울러퇴사협상이후이를이해하는기업담당자의올바른자세가무엇인지도적어본다.

 ◆저성과자의 변호사 선임, 협상 타결의 계기로

사례에서, 세번째면담을앞두고팀장이인사부장에게연락해 "아무래도불안하다"며 "앞으로는변호사를통해협의해달라"알려왔다. 이어전화를걸어팀장의변호사는협상결렬시실행하겠다고예고된전보조치(팀장지위박탈, 교육부서이동)사실상징계라서 무효이며, 현재논의되는위로금수준은본인이아는다른기업사례에비해턱없이낮다고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직권유를철회하거나, 퇴사를원하면처음팀장이제시한 2년치급여를위로금으로지급하라고요구한다. 인사부장은어떻게대응해야할까?

원칙적으로퇴사협상중인직원이변호사를선임하는것은협상타결의긍정적요소로, 상호합의를앞당길 수 있는좋은계기다. 인사부장은점을이해하고, 팀장의변호사와커뮤니케이션을강화하면서전향적으로협상에나설방법을찾아야한다.

팀장이변호사를통해강경한주장을하면서도협상테이블에머무는것은, 주고받음을통해교착상태를해소할의지가있다는뜻이다. 적극대응을통해주고받고, 과정에서분출되는갈등은협상타결동력으로전환시켜나갈있다.

사례에서는기업변호사를선임하여팀장의변호사와소통하도록하는방안도고려할만하다. 우선, 전보효력을정식으로문제삼은이상기업도변호사를통해전문적으로대응하는것이자연스럽다. 당사자모두변호사가선임되면 "만약 00원으로위로금수준을높인다면즉시퇴사를받아들일있는지?" " 만약 00위로금에합의하면새로운직장을찾을때까지 0개월유급휴직을부여할있는지?"같이, '만약 화법'을통해서로위로금에관한진의를부담없이전달하며타결을앞당길있다. 팀장의변호사는적정위로금수준에대한경험이대상직원보다풍부하고이성적으로상황을파악하는것이보통이다. 결과기업의변호사가합리적기준을제시하면, 겉으로강력하게팀장입장을옹호해도, 내부적으로는과도한기대를낮추도록자문할가능성이높다.

물론변호사를선임한이상, 팀장은최종위로금수준에대해처음보다높은기대를가질것이다. 따라서협상타결을하려면기업은변호사가선임되지않은경우보다많은위로금지급을받아들일것을각오해야한다. 그러나변호사선임은팀장의권리다. 어차피존중할밖에없다면피하지말고앞서장점의활용법을찾겠다는자세가중요하다. 같은맥락에서, 팀장이소통에서툴거나잘못된정보로억지를부린다면오히려기업이선제적으로변호사선임을하도록권유하거나, 이미선임된이후도그런사정이지속되면팀장의변호사에게합리적조언을해달라고호소하는것도좋은방편이다.

 ◆퇴사가 기정사실화되는 시점에 최종제안을

팀장은최초주장한위로금수준 (2년치급여)두번째면담에서 18개월치급여로낮추고, 세번째면담에서는다시 15개월치연봉으로낮추었다. 그러면서 “15개월치급여는최저한이다. 받아들이지않으면이상협상은없다. 내일까지입장을알려달라최후통첩을한다. 그러나종전유사사안에서기업이지급한위로금은 1년치급여가최대한이었다. 이번에도팀장에게 1년치급여이상위로금을지급할없다는방침이정해진상태이다. 인사부장은어떻게대응해야할까?

우선협상의국면을정확히파악하는것이필요하다. 성급한일반화는피해야하지만, 통상상황은팀장이퇴사를현실로받아들였고, 적극적으로퇴사협상에임할것이예상되는단계라있고, 따라서기업이최종제안을시기가왔다고 봐도 좋다.

협상기간동안팀장의목표, 전략, 자세는불변고정이아니며협상진전과함께단계적으로변화한다. 마지막단계는퇴사상황에대한 시뮬레이션끝나고자신에대한객관적평가가어느정도이루어짐에따라, 최선의퇴사조건합의에전념하는시점이다. 단계에서는협상중단선택지(가령 “퇴사요구는중단하고, 지금업무를수행하면서재직할있도록해달라”)자연스레사라지거나, 사례처럼외관상남더라도실질은퇴사조건관철의지를강조하려는의도일가능성이높다.

팀장이제시하는퇴사조건조정횟수와조정폭을통해마지막단계에도달한사실을있다. 사례에서처음제안(2년치급여)낮아지면서 하향조정폭이점차줄어들었는데 (처음에는 6개월, 두번째는 3개월), 경우두번째제안부터마지막단계로접어든다고보면경험상크게틀리지않는다. 두 번째제안은수용가능한최저조건일수도있지만, 그보다약간높을수도있다. 기업의최종제안이두 번째제안보다낮더라도, 내부조정을위하여통지시한을지키지못하더라도 협상은타결될가능성이매우높다.

그렇다면인사부장은협상지속을예상한대응보다는 모든상황을고려해서최종제안을하여 신속한타결을시도해야한다. 무게가실린최종제안이니시간이걸리더라도(그래서팀장이정한통지시한을지키더라도) 내부숙의로입장을재정리하는것이우선이다. 결과여전히 1년치급여이상위로금으로없다는결론이내려지면, 이유설명과함께 1년치급여를최종제안할있다. 팀장이거절해도시간을두고설득한다. 아니면, 신속한타결을위해 1년치급여를제안하되부가혜택(예컨대새로운직장을찾기위한 1개월의유급휴가)제안하거나, 15개월치급여를지급하되 3개월치급여는후임자승계를위한고문계약을통해고문비형식으로지급하는 두 번째제안보다조금개선된최종제안을수도있다.

단계에서최종제안은합의서형식으로하는것이좋다. 협상초기합의서를보내면기업이서두르고밀어붙이는인상을주고세부협의에발목이잡혀협상이지지부진해질 우려가있다. 그러나마지막단계에서는그런부작용이없다. 오히려퇴사가기정사실화바탕하에최종제안을논의하는마지막단계임이공식화된다. 세액공제, 잔여연차처리, 경업금지/비밀유지약정중요성은낮지만정리할사항도자연스레논의할있다. 최후절충에서주고받음을통해모든조건을일거에정리할있는장점도있다.

 ◆그때 그때 다른 퇴사협상, 운(運)의 기여를 인정해야

인사부장은 15개월치급여라는 두 번째제안을받은, 내부숙의를거쳐 1년치급여와새로운직장을찾기위한 1개월유급휴가를최종제안하였다. 절충을거쳐원만하게최종합의가이루어졌다. 저성과자퇴사협상은성공했다. 성공에기여한요인은무엇일까? 앞으로다른저성과자퇴사협상에서참고할교훈은무엇인가?

종전사례를참고한치밀한전략, 인사부장의소통기술이 주효했을 수 있다. 합리적수준의위로금제안, 팀장의온화한성격, 재취업가능성도성공에기여했을있다. 원인들은복합적으로상호영향을주며성공에기여했을것이다.

이런사후검토는반드시필요하다. 사례는성공한경우지만, 실패했다면사후검시로사인밝히기에비견할있으니더욱중요하다. 저성과자퇴사협상은인사담당자가수행할다른협상에없는고유한요소(예컨대, 해고일방적조치를최선의대안(BATNA)으활용하기어려운상황에서협상이이루어지는)있는데, 요소가어떻게작용하는지는실제협상의경험과사후검토를통해체화해야한다.

, 사후검토를, 검토는근본적한계가있고, 하나의가설임을인정해야한다. 저성과자퇴사협상결과에는인사담당자가통제할없는()강하게작용하기때문이다.

퇴사협상은상호작용으로이루어진다. 배경, 맥락, 대상자성향과인격등에따라사안마다고려사항이모두다르다. 사항을알고통제해서성공을확실히이끌어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점을간과하고사후검토에서결과를눈에보이는요소로만설명하면이는향후퇴사협상에도움은커녕선입견, 편견의독으로작용할위험이크다. 인사담당자는성공앞에서겸허하게, 실패앞에서당당하게운의기여를인정할있어야한다.

이런사례가있었다. 외국기업한국지사의지사장바로전무가부하직원들의신망을잃고성과가저조하여지사장이퇴사협상에나섰다. 지사장은전무의강한성격과누구의말도듣지않는성향, 지사장에대한개인적불만을생각할협상이쉽지않을것을걱정하면서만반의준비를했다. 아니나다를까전무는면담에서강력반발하면서향후협상이가시밭길일 것을예견하게했다. 그런데두번째면담에서, 갑자기본인의부족함과과오를인정하고눈물을흘리고, 제안보다약간높은위로금만받고일사천리로퇴사에동의하였다. 과연전무마음속에서무슨일이일어났을까? 지사장이정법으로대응하여여러선택지를제안하고인간적으로접근한것이주효했을까? 아니면전무가그대로스스로를다시보게것일까? 새로운취업자리가나와서그만두는것이좋다고판단했을까? 자문을하던필자와지시장모두궁금했지만, 진실을길은없었다. 아무래도운이좋았다고밖에없다.

저성과자 퇴사협상의담당자는협상법칙을따르면서그때그때최선을다해야하지만, 결과는본인실력과노력만이아닌운에많이좌우된다. 이런자각은사후검토를진정한성공과실패원인을파악할있게주고, 널리필요한다른사람의정보와조언에귀를기울이게해준다. 실패에도당당하게해준다. 운에만맡기지않되운의작용을인정하는유연한마음, 겸손한자세는퇴사협상을잘하려면체득해야하는자세다.

조상욱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노동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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