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리빌딩팀 아니다, 그래서 이재원 송찬의 써야 한다[SS시선]
지난해 정상에 오른 KT만 봐도 그렇다. KT 타선의 핵심은 강백호였으며 토종 선발진은 소형준과 배제성이 주축이다. 세 선수 모두 일찌감치 가능성을 인정받고 1군 붙박이가 됐다. KT는 소형준이 입단한 2020년 첫 포스트시즌 진출, 그리고 소형준이 2년차였던 2021년 첫 통합우승을 이뤘다.
늘 새 얼굴이 등장하는 두산도 그렇다. 꾸준히 상위권에 자리하는데 그렇다고 베테랑 선수만 기용하지 않는다. 황금기 키스톤 콤비 오재원과 김재호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었고 주전 2루수로 강승호, 주전 유격수로 2년차 안재석이 자리매김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특별히 리빌딩이라고 할 게 없다. 그냥 운영을 하다보면 선참들은 나이가 먹고 기량이 떨어질 때가 있다. 그러면 어린 선수를 쓰는 것”이라고 간단명료하게 설명했다.
LG도 리빌딩팀이 아니다. 2019년부터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객관적인 전력도 상위권인 위닝팀이다. 마운드를 보면 젊은 위닝팀 면모도 갖췄다. 경기 후반을 책임지는 필승조 고우석, 정우영, 이정용 모두 20대 초중반 영건이다. 선발진에도 20대 초반 투수들이 보인다. 로테이션 한 축으로 이민호가 자리잡고 있고 김윤식, 임준형 등도 선발 등판한다.
그런데 야수진은 너무 베테랑에 편중됐다. 주전 야수 중 문보경과 홍창기 외에는 20대가 전무하다. 홍창기 또한 만 29세, 우리나라 나이로 서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외국인야수가 야수진 막내가 되는 경우가 나온다.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복귀했던 2019년에는 20대와 30대가 조화를 이뤘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연령대가 30대로 쏠렸다.
30대 야수들이 모두 활약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바닥을 찍었다. 지난해 김민성에 이어 올해 서건창도 명백한 커리어로우 시즌이다. 단순히 타격 사이클이 떨어진 것으로 보기 힘들다. 2021년 김민성은 121경기 426타석을 소화하며 wRC+(조정득점창출력) 80.7, 올해 서건창은 40경기 138타석을 소화하며 wRC+ 55.9를 기록했다. 젊은 선수들에 비해 수비에서 안정감이 있는 것은 맞지만 선발 출장시 3, 4타석이 허무하게 소비되는 경우가 많다.
다른 포지션은 경쟁력이 있다. 2, 3루를 제외한 포지션은 어느 팀과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 이런 구성에서는 신예 육성도 한층 수월할 수 있다. 기회를 받은 젊은 선수들은 선배들에게 묻어가면 된다. 마냥 어린 선수들로 라인업을 가득 채우는 것보다 베테랑 7명, 신예 2명 정도로 라인업을 구성하는 게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다. 중심타선에서 압박을 받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떨 필요가 없다. 누구도 젊은 선수들에게 패배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
지난 24일 잠실 키움전이 그랬다. 류지현 감독은 8번에 지명타자 이재원, 9번 타순에 이날 1군으로 복귀한 송찬의를 2루수로 넣었다. 올시즌 45경기를 치르는 동안 2루수로 20대 내야수가 선발 출장한 경기는 전날까지 두 번 뿐이다. 이영빈이 지난 8일 창원 NC전에서 2루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송찬의는 프로 입단 후 처음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하지만 LG는 리빌딩팀이 아니다. 이재원과 송찬의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유도할 수 있다. 현재와 미래를 두루 밝힐 수 있는 라인업을 만들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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