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아웃은 혐오표현"..전교조, 교육감 후보 10명 고소

[6.1 지방선거]지난 20일 인권위에 긴급구제 신청도
조전혁 후보 "'혐오조장' 동의 못해"

장지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무총장이 지난 24일 서울경찰청 앞에서 고소장을 접수하며 ‘전교조 교육 아웃(OUT)’ 구호 중단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전교조 제공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6·1 지방선거에서 ‘전교조 교육 아웃(OUT)’을 구호로 내건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전교조는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교조 교육 아웃 구호를 내건 전국 10개 지역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들을 명예훼손(또는 모욕)과 업무방해 혐의로 지난 24일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서울 조전혁 후보, 경기 임태희 후보, 인천 최계운 후보, 대구 강은희 후보, 세종 이길주 후보, 충북 윤건영 후보, 충남 이병학 후보, 강원 유대균 후보, 경북 임종식 후보, 경남 김상권 후보 등이 피고소인에 이름을 올렸다. 이 후보들은 지난 17일 ‘반 지성교육 아웃, 반 자유교육 아웃, 전교조 아웃’을 슬로건을 내걸고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연대 출범식’을 가졌으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9일부터는 이런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교조는 이런 구호로 노조와 조합원이 차별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교조는 고소장에서 “전교조 교육 아웃이라는 구호는 ‘동성애 아웃’과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혐오표현”이라며 “이 구호는 특정 노조와 소속 조합원 아웃을 의미하고, 노조 가입 활동을 이유로 노조와 조합원을 차별하고 배제하도록 선동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혐오표현은 단순히 노조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문제가 아닌, 실제 노조와 소속 조합원의 활동을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전교조는 또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들이 선거 연대 명목으로 전교조 교육 아웃 구호를 내세우고 현수막을 시내 곳곳에 게시한 행위는 노동조합 존속·유지·발전을 저해하는 업무방해행위”라고 강조했다.

앞서 전교조는 지난 20일 국가인권위에 전교조 교육 아웃 구호를 선거운동 기간 중단하도록 즉각 조치할 것을 촉구하는 긴급구제 신청을 내기도 했다. 전교조는 “전교조 조합원과 퇴직자들은 사회에서 부정당하고 고립되는 심각한 심리적 피해와 명예훼손을 당하고 있다”며 “혐오표현이나 행동이 반복해 나타나는 경우 사회 전반에 심각한 해악을 야기한다”며 신청 이유를 밝혔다.

한편,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조전혁 후보는 전교조가 인권위 긴급구제 신청을 접수한 일과 관련해 해당 구호는 혐오표현이 아니라고 24일 주장했다. 조 후보는 “전교조 아웃이 혐오조장이라는 표현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왜 아웃이라는 극단적인 구호까지 낼 정도로 지금 교육을 망쳤는지 자성해보길 바란다. 이념편향 같은 일을 한 주동자가 전교조”라고 말했다. 또 지난 2010년 전교조 조합원 명단을 공개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일에 대해서 “제 헌법적 양심에 비추면 결코 부끄럽지 않다. 학생과 학부모의 알 권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전혁 후보는 지난 2010년 4월 자신의 누리집에 전교조 조합원들의 이름과 학교, 담당교과, 노조 가입 현황이 담긴 명단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법원은 조 후보에게 이행강제금과 손해배상금 등 약 1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와 관련해 현직 서울시교육감인 조희연 후보는 25일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중도·보수 후보들의 이같은 구호에 대해 “전교조는 박근혜 정부에서 법외노조로 만들었다가 노조할 권리를 다시 회복받았다”며 “법적으로 보장된 노조를 불법인 것처럼 간주하는 것 자체에 법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