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브로커' '리턴 투 서울'.. 국경 허문 '보더리스 영화' 시대

안진용 기자 2022. 5. 2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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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1월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 최초 미국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은 "자막, 그 1인치 장벽을 뛰어넘으면 훨씬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칸에 체류 중인 박찬욱 감독은 "1960∼1970년대 유럽에서는 합작 영화가 다수 제작됐다. 각자의 언어로 연기한 후 후시 녹음해서 개봉했다. 아시아에서도 한때 한국·홍콩 합작 영화를 만들며 인적 교류가 많았다"면서도 "다만 창작자 입장에서 캠페인처럼 합작 영화를 만드는 분위기를 만들 순 없다. (함께해야 할) 적당한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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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제공

감독·배우·연출자 국적 달라

제작 현장부터 언어장벽 넘어

韓영화인, 글로벌 합작 중심에

칸(프랑스)=안진용 기자

지난 2020년 1월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 최초 미국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은 “자막, 그 1인치 장벽을 뛰어넘으면 훨씬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자막을 통한 언어 차이의 극복은 이제 영화 완성본이 아닌 제작 현장부터 적용되고 있다. 국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최저 비용으로 최고의 수익을 내는 선진적 경제 개념인 보더리스(borderless)가 극장가에도 고스란히 적용되는 셈이다.

프랑스 칸에서 진행 중인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두 편의 한국 영화에는 각각 중국과 일본의 힘이 더해졌다.

박찬욱(사진 가운데) 감독이 연출한 ‘헤어질 결심’의 주인공 서래 역은 중국을 대표하는 배우인 탕웨이(오른쪽)가 맡았고, 배우 송강호·강동원·이지은 등이 출연하는 ‘브로커’의 메가폰은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쥐었다.

또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은 프랑스 영화 ‘리턴 투 서울’에는 한국 배우 오광록·김선영이 참여했다. 게다가 이 영화는 한국인 입양아의 이야기를 담아 대부분 한국에서 촬영이 진행됐고, 연출자인 데이비 추 감독은 캄보디아계 프랑스인이다. 하지만 인장은 ‘메이드 인 프랑스’다.

지난 22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 설치된 한국영화진흥위원회 부스에서 문화일보와 만난 오광록은 “프랑스, 독일, 벨기에, 미국 등 다국적 스태프들과 일했다.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로 소통했다”면서 “에너지들의 집합과 그것들이 나뉠 때마다 신선했고 흥미로웠다. 그래서 기대감이 높았다”고 말했다.

칸 현지 매체들은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를 ‘K-무비’로 칭하며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한국 회사인 CJ ENM이 투자배급을 맡았다는 자본의 논리에 따른 해석이다. 하지만 더 나아가 “국적을 논하는 것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감독 데뷔작인 ‘헌트’로 이번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청받은 이정재는 미국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을 통해 글로벌 스타로 도약했다. 그로 인한 수익은 대부분 자본금을 댄 넷플릭스가 챙겼지만 이정재의 달라진 위상에 따른 혜택은 한국 영화와 영화인들이 얻고 있다. 한국계 이민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윤여정, 한예리 등이 출연한 영화 ‘미나리’ 역시 한국적 외형을 갖췄을 뿐, 엄연한 미국 영화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점차 글로벌 영화 시장이 국경을 허물며 한국 영화인들과 손잡길 원하고 있고, 한국 영화인들의 역할론을 중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영화 세계화의 선구적 역할을 한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봉준호, 김지운 감독 등은 이미 할리우드와 손잡고 연출작을 냈고, 한국 배우들의 해외 유수의 영화 속 기여도 역시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유명세와 유명세를 더한 기계적 결합은 경계해야 한다.

칸에 체류 중인 박찬욱 감독은 “1960∼1970년대 유럽에서는 합작 영화가 다수 제작됐다. 각자의 언어로 연기한 후 후시 녹음해서 개봉했다. 아시아에서도 한때 한국·홍콩 합작 영화를 만들며 인적 교류가 많았다”면서도 “다만 창작자 입장에서 캠페인처럼 합작 영화를 만드는 분위기를 만들 순 없다. (함께해야 할) 적당한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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