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당국 "女 앵커 얼굴 가려라" 명령에 男 앵커들도 마스크 쓴 채 '연대' 방송

오명유 2022. 5. 2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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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 앵커들이 얼굴을 가린 채 눈만 내놓고 방송할 것을 요구받자 남성 앵커들이 마스크 착용으로 '연대'를 표했다.

아프가니스탄 방송 톨로뉴스는 지난 22일 남성을 포함한 모든 진행자가 얼굴을 가린 채 출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성 동료가 눈만 내놓고 얼굴을 모두 가린 채 방송해야 한다는 탈레반의 지침에 맞서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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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쓴 채 진행하는 아프가니스탄 남자 앵커. 톨로뉴스 캡처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 앵커들이 얼굴을 가린 채 눈만 내놓고 방송할 것을 요구받자 남성 앵커들이 마스크 착용으로 ‘연대’를 표했다.

아프가니스탄 방송 톨로뉴스는 지난 22일 남성을 포함한 모든 진행자가 얼굴을 가린 채 출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성 동료가 눈만 내놓고 얼굴을 모두 가린 채 방송해야 한다는 탈레반의 지침에 맞서기 위해서다.

실제로 이날 오후 6시 방송된 뉴스에서 남성 진행자는 검은 마스크를 쓰고 진행했다. 톨로뉴스는 남성 앵커뿐 아니라 남성 기자 및 직원도 회사 내에서 마스크를 쓴 채 업무에 임한다고 전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현지 방송 톨로뉴스의 여성 진행자인 소니아 니아치와 카티라 아흐메디가 얼굴을 가린 채 카메라 앞에 서 있다. 카불=로이터연합
 
앞서 탈레반 정권은 지난 7일 아프가니스탄 여성 기자와 아나운서에게 방송 출연 시 얼굴을 내놓지 못하도록 명령했다.

이에 대해 프랑스 AFP 통신은 일부 여성 기자와 아나운서는 항의 차원에서 일부러 히잡이나 얇은 천만 둘러 얼굴을 내놓는 등 명령에 불응하기도 했다고 이날 전하기도 했다.

소니아 니아치 톨로뉴스 아나운서는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들(탈레반)은 우리에게 마스크 착용을 강요했지만 우리는 목소리를 이용해 계속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여성 방송 진행자 카티라 아흐메디는 “숨도 쉴 수 없고 제대로 말할 수도 없다”며 “이러고 어떻게 방송을 하느냐”라고 호소했다.

탈레반 집권 후 아프간 정부는 여학교 폐쇄와 여성 출근 금지, 남녀 대학교육 분리, 여성 ‘나홀로’ 여행 금지, 여성지원단체 해산 등을 명령하는 성명을 여러 차례 발표했다고 톨로뉴스는 전했다.

오명유 온라인 뉴스 기자 ohme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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