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점 차' 박빙 승부 속출..'팬 웃고 울린 주루 플레이'

축하 물세례 받는 SSG 최지훈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2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9회말 SSG 공격 1사 만루 상황에서 SSG 최지훈이 사구 판정을 받으며 팀의 승리로 경기를 끝낸 뒤 동료들의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2022.5.24 tomatoyoon@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프로야구에서 1점 차 박빙 승부가 속출하는 가운데 주루 플레이가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는 두 팀의 주루에서 보여준 집중력 차이가 승패를 결정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SG가 주자들의 재치 있는 주루로 빛을 봤지만 롯데는 무려 5차례 아쉬운 주루 플레이로 SSG에 2-3, 1점 차 패배를 떠안았다.

롯데는 1회초 공격 때 1사 후 안치홍이 좌전 안타로 출루하면서 경기 초반부터 득점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팀의 중심 타선인 이대호와 DJ 피터스로 이어지는 공격 흐름에서 안치홍의 무리한 주루 플레이가 찬물을 끼얹었다.

이대호가 풀카운트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그 순간 안치홍이 2루 도루를 시도했지만 도루 저지율 최하위인 SSG 포수 이재원의 빠른 송구에 2루에서 태그 아웃됐다.

이재원이 던진 공이 2루에 도달했을 때 안치홍은 1루와 2루 중간 지점을 간신히 통과할 정도로 도루 타이밍을 완전히 뺏긴 상황이었다.

롯데의 아쉬운 주루는 2회에도 계속됐다.

1사 후 조세진이 좌중간 안타로 출루했지만 지시완의 타석 때 SSG 선발 오원석의 견제에 걸려 아웃됐다.

이후 지시완의 우전 안타와 김민수의 볼넷이 이어졌기 때문에 조세진의 견제사가 롯데로서는 무척 아쉬웠다.

0-2로 뒤지다 가까스로 동점을 만들어낸 7회에도 롯데의 주루는 완벽하지 못했다.

SSG의 바뀐 투수 조요한이 3개의 폭투를 범하면서 롯데가 1-2로 추격했고, 이어 김민수가 동점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경기 주도권을 롯데가 잡는 듯했다.

하지만 김민수의 무리한 주루로 좋았던 롯데의 공격 흐름이 한순간에 끊겼다.

김민수는 왼쪽 담장을 직접 맞춘 자신의 타구에 2루까지 서둘러 뛰었지만, SSG 좌익수 하재훈의 정확한 송구에 2루에서 아웃됐다.

투수 출신인 하재훈의 강한 어깨를 고려하지 않고 2루타를 노리다가 추가 득점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었다.

롯데 김민수 '적시타 쳤지만 아웃'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2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7회초 롯데 공격 1사 1·2루 상황에서 롯데 김민수가 좌익수 뒤 안타를 친 뒤 2루에서 태그 아웃되고 있다. 2022.5.24 tomatoyoon@yna.co.kr

롯데는 8회와 9회에도 연이은 견제사를 당하며 역전의 기회를 놓쳤다.

8회 1사 후 황성빈의 우전 안타로 출루했지만, SSG 투수 서진용의 완벽한 견제에 아웃되면서 득점 기회를 날렸다.

9회에도 선두 타자 이대호가 안타로 출루한 뒤 대주자 장두성이 또다시 견제사를 당했다.

장두성의 1루 복귀가 SSG 1루수 케빈 크론의 태그보다 약간 더 빠른 것으로 보였지만 1루심은 아웃을 선언했고, 이미 비디오 판독 기회를 모두 소진한 롯데는 판정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롯데가 주루에서 활로를 뚫지 못한 반면 SSG는 집중력 있는 주루 덕분에 1점 차 승리를 만끽할 수 있었다.

4회 행운의 안타로 2루까지 출루한 오태곤은 후속 타자 최정의 3루 땅볼 때 재치 있는 주루로 3루까지 진루했고, 이어 터진 박성한의 좌익수 앞 짧은 안타 때 여유 있게 홈까지 들어왔다.

땅볼을 잡은 롯데 3루수 김민수가 주자 견제 없이 1루로 송구하자 오태곤이 지체 없이 3루까지 진루하면서 만들어낸 귀중한 추가점이었다.

SSG는 오태곤이 발로 만들어낸 이 점수 덕에 8회까지 선발 찰리 반즈가 버틴 롯데와 팽팽한 승부를 펼칠 수 있었고, 9회 최지훈의 끝내기 몸에 맞는 공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 [연합뉴스 자료사진]

1점 차 승부가 펼쳐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도 미숙한 주루 플레이가 경기의 향방을 정했다.

삼성은 3회말 2사 2루에서 구자욱이 좌전 적시타를 때려 선취점을 올렸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구자욱이 무리하게 2루까지 진루하다 아웃되면서 공격 흐름을 끊었다.

구자욱의 미숙한 주루 플레이는 KIA가 2-3 턱밑까지 추격한 7회에도 이어졌다.

2사 후 중전 안타로 출루한 구자욱은 이원석의 타석 때 도루를 시도하다 1루에서 태그 아웃됐다.

KIA 투수 홍상삼의 투구가 폭투라고 판단한 구자욱이 2루로 뛰려는 자세를 취했지만, 바운드된 공을 곧바로 잡아낸 KIA 포수 박동원이 재빨리 공을 1루에 뿌려 구자욱을 아웃시켰다.

결국 삼성은 구자욱의 잇따른 주루사로 추가 점수를 내지 못하면서 KIA에 3-4 쓰라린 역전패를 당했다.

NC 다이노스와 kt wiz의 경기에서도 아쉬운 주루 플레이가 나왔다.

1-2로 뒤지던 NC는 5회말 2사에서 도태훈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손아섭의 좌익수 뒤 2루타 때 무리하게 홈까지 파고들다 아웃됐다.

1점 차 승부에서 2사 후였지만 박민우와 박건우로 이어지는 후속 타선을 고려했다면 도태훈이 굳이 홈까지 뛰었어야 했는지 의문인 상황이었다.

NC가 9회 극적인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0회 박건우의 끝내기 볼넷으로 천신만고 끝에 3-2 1점 차 승리를 거뒀지만, 도태훈의 홈 보살은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이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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