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남자 김선기, 키움 구해낸 진짜 '영웅'

민준구 2022. 5. 2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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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야구 선수들이 "야구 참 어렵네요"라는 말을 한다.

LG 타선이 살아나자 홍원기 키움 감독은 정찬헌 대신 김선기를 투입했고 불리했던 흐름을 완벽히 뒤집었다.

사실 김선기는 이번 시즌 앞두고 키움의 선발 로테이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다.

5일 이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김선기는 지난 19일 다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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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야구 선수들이 “야구 참 어렵네요”라는 말을 한다. 맞다. 야구는 어려운 스포츠다. 작은 부분이라도 잠깐이나마 흐름을 바꾸는 포인트가 생기면 경기장 공기부터 달라진다. 축구, 농구에 비해 정적인 스포츠인데도 말이다.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24일 경기가 그랬다. 키움 선발 투수 정찬헌이 4이닝을 3실점으로 막아냈지만 4회 좋지 않았던 투구, 야수들의 실책 및 실책성 플레이로 인해 LG가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때 한 남자가 등장했다. 186cm에 96kg의 거구 김선기(31)가 마운드에 섰다. 그리고 LG 타선은 그렇게 침묵했다.

키움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정규시즌 LG전에서 6-4로 역전 승리했다. 승부처는 5회, 그리고 6회였다. LG 타선이 살아나자 홍원기 키움 감독은 정찬헌 대신 김선기를 투입했고 불리했던 흐름을 완벽히 뒤집었다.

키움 김선기(31)가 막강 ‘키움 마운드’에 합류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김선기는 이날 2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첫 승도 신고했다. 254일 만에 얻어낸 귀중한 승리다. 7타자를 상대해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야수 송구 실책으로 타자 1명을 더 상대했다). 홍 감독도 경기 후 “김선기가 2이닝을 잘 막아내면서 경기 흐름이 좋아졌다”고 호평했다.

4개의 구종을 구사하는 김선기는 LG전에서 최고 148km까지 나오는 묵직한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만 타자들을 상대했다. LG 타자들은 김선기의 구위에 밀려 정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슬라이더에는 헛스윙만 반복할 뿐이었다.

사실 김선기는 이번 시즌 앞두고 키움의 선발 로테이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신뢰도가 높지는 않았다. 지난 시즌 8월 말부터 선발 투수로 전환, 좋을 때와 나쁠 때가 극명하게 갈린 결과를 낳았다. 이번 시즌도 출발은 구원 투수였지만 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선발 등판, 3이닝 2피안타 4사사구(1사구 3볼넷) 2탈삼진 3실점(3자책)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5일 이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김선기는 지난 19일 다시 복귀했다. 기회는 금방 오지 않았다. 4경기 연속 등판하지 못했다. 접전 승부가 많기도 했고 무엇보다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했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려 얻은 기회를 김선기는 놓치지 않았다.

김선기의 보직이 언제 제대로 정해질지는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선발/구원 할 것 없이 키움 마운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점이다. “지금 키움이 상위권에 있는 이유는 마운드의 힘”이라고 밝힌 이정후의 말처럼 키움은 우수한 투수들이 버티고 있다. 여기에 김선기까지 적극 가세한다면 호랑이 어깨에 날개를 단 것과 같다.

[잠실(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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