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삶 만들어줘"·"반사"..박찬욱·탕웨이, 칸서 나눈 추앙 고백(종합)

장아름 기자 2022. 5. 2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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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현장]
영화감독 박찬욱과(왼쪽부터) 배우 탕웨이・박해일이 22일 오후(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영화진흥위원회(KOFIC) 부스에서 국내 매체 대상으로 열린 경쟁부문 진출작 영화 ’헤어질 결심' 라운드 인터뷰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2.05.24/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칸=뉴스1) 장아름 기자 = 거장 박찬욱의 신작이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후 이들의 행보 하나하나가 현지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은 각국 취재진의 뜨거운 취재 열기 속에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 신작이자 이번 경쟁 부문 초청작인 '헤어질 결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놔 흥미를 더했다. 특히 박찬욱 감독과 탕웨이가 나눈, 서로를 향한 애정 고백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24일 오전 11시30분(이하 현지시각, 한국시각 오후 6시30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이하 칸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의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에서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 관련 공식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박찬욱 감독과 정서경 작가, 배우 탕웨이와 박해일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이번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 '아가씨'(2016) 이후 6년만에 칸 영화제 경쟁 부문 후보로 지명됐으며, 영화 '올드보이'(2004) '박쥐'(2009) '아가씨'에 이어 네 번째로 칸 영화제의 부름을 받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탕웨이에게는 '헤어질 결심'에서 소화한 한국어 연기 과정과 거장 박찬욱 감독과의 작업 과정에 대한 질문이 오갔다. 탕웨이는 "한국 감독님과 작업은 처음이 아니었다"고 운을 뗀 후 "박찬욱 감독님과의 작업은 큰 즐거움이었다"며 "특히 세트장에서는 많은 정보를 주시는 분이시고 보호를 해주시는 감독님"이라고 애정을 보였다. 그러면서 "많은 정보를 주시고 모든 스태프와 연기자 편안하게 해주셔서 보호 받는 느낌을 받았다"며 "저는 박 감독님 큰 팬"이라고 팬심을 털어놨다.

감독 박찬욱(가운데)과 배우 탕웨이・박해일이 24일 오전(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에서 경쟁부문 진출작 ’헤어질 결심’ 포토콜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5.24/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탕웨이는 극 중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 사망자의 아내 서래 역을 연기했다. 서래는 중국인이지만 외할아버지가 한국인 독립운동가로, 가문의 역사와 할아버지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인물로 묘사됐다. 서래는 남편의 사망 사건을 담당하는 예의 바르고 청결한 형사 해준과 처음 마주하고 자신이 사건 용의자로 의심받고 있다 느낀다. 그럼에도 꼿꼿한 자세와 서툴지만 분명한 의사를 표현하는 한국어로 해준을 대하고 해준은 그런 그에게 호기심을 느낀다.

탕웨이는 박찬욱 감독이 자신했던, 한국어 대사로 생경하면서도 묘한 매력을 자아냈다. 또 서래 그 자체의 모습으로 열연을 보여주는가 하면, 해준 역의 박해일과 짙은 여운의 로맨스를 남겼다. 이에 외신들의 호평이 이어졌고, 탕웨이는 서래와 같은 캐릭터를 자신에게 맡겨준 박찬욱 감독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탕웨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가슴이 떨린다"며 "박찬욱 감독님을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고백을 전했다. 그는 이어 "모든 면에서 굉장한 일을 하는 서래 같은 인물을 선사해주셨다"며 "어제도 상영이 끝나고 '너무 감사하다'며 '제 삶을 어떻게 보면 완전하게 만들어준 분'이라고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문장 하나로 박 감독님과의 작업을 요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박찬욱 감독도 "저도 같은 말을 탕웨이에게 돌려주고 싶다"며 "반사"라고 재치 넘치는 화답으로 웃음을 안겼다.

탕웨이에게 새롭고 매력적인 인생 캐릭터를 남겨준 박찬욱 감독은 캐스팅 단계부터 그를 염두에 뒀다는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탕웨이를 캐스팅하기 위해 서래를 중국 여성으로 등장시켰고, 이에 박찬욱 감독은 "(캐스팅을) 그렇게 정리하고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는데 캐스팅이 안 되면 큰일인 상황이었다"고 국내 취재진과의 티타임에서 밝히기도 했다.

박 감독은 이어 "무모한 시작이었는데 캐스팅이 안 되면 안 됐기 때문에 각본을 완성 못한 채로 캐스팅부터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탕웨이 캐스팅이 절박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만난 탕웨이는 고집스러운 면이 있었다, 자기가 믿는 걸 굽히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전하는가 하면 그의 한국어 연기에 대해서는 "한국어 대사를 외국인이 하면 생기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우 탕웨이가 22일 오후(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영화진흥위원회(KOFIC) 부스에서 국내 매체 대상으로 열린 경쟁부문 진출작 영화 ’헤어질 결심' 라운드 인터뷰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2.05.24/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배우 탕웨이가 22일 오후(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영화진흥위원회(KOFIC) 부스에서 국내 매체 대상으로 열린 경쟁부문 진출작 영화 ’헤어질 결심' 라운드 인터뷰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2.05.24/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탕웨이 캐스팅 이후 그의 한국어 연기를 도운 박찬욱 감독의 노력도 돋보였다. 탕웨이는 24일 칸 모처에서 국내 취재진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박찬욱 감독이 자신의 대사를 하나하나 녹음해줬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모든 대사와 단어 하나하나를 다 녹음해줬다"며 "그걸 따라한 것"이라고 말했다.

탕웨이도 그 노력에 화답했다. 그는 "모든 대사와 억양, 톤을 감독님이 녹음해준 걸 들으면서 연기했다"며 "그걸 휴대전화에 저장해놓고 항상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녹음해준 것에 음의 길이, 호흡, 리듬이 다 그대로 있었고 그걸 계속 들으면서 연기했다"고 그간의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또 탕웨이는 "이 말이 중국어로 이런 뜻이고 음과 음이 이렇게 만나서 어떤 의미가 있고 음이 떨어졌을 때는 어떤 느낌이라는 걸 다 공부하고 배웠다"며 "어떤 단어는 진짜 깊은 뜻은 파내는 등 이런 작업을 계속 혼자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어떠한 글자 하나도 지나가듯 하는 건 없어야 했다"며 "모든 단어, 글자 하나하나가 의미있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최대한 이야기를 이해하고 말을 했어야 했다"고 전했다.

탕웨이는 중국에도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라는 속담이 있다며 "다른 나라의 언어로 연기할 때도 차근차근 해나가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도 그렇게 한다"며 "어떤 단어 하나만 틀려도 무너질 수 있다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자신의 노력에 따른 결과를 만들어내기까지 과정에 대해 고백했다.

'헤어질 결심'에 대한 탕웨이의 애정도 상당했다. 그는 칸 영화제에서 '헤어질 결심' 공식상영 이후 여우주연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말에 "정서경 작가님이 해줬던 말을 인용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칸 영화제에 오기 전에는 이번 영화로 뭐든지 상을 받았으면 좋겠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상을 받은 것 같다'는 말을 하셨다"며 "그걸로 답을 대신하겠다"고 정리했다. 이어 "그리고 더 좋은 건 후보에 오른 신인감독 분들이 관람하는 영화로 '헤어질 결심'이 선택됐다는 얘길 들었는데 그것만으로 영예로운 인정을 받은 것 같다"고 작품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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