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박찬욱 "신체접촉 없이 눈빛+말로 심쿵 할 수 있다"(인터뷰 종합) [Oh!칸 현장]

김보라 2022. 5. 2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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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칸(프랑스), 김보라 기자] “상영 도중 관객들이 더 자주 웃었으면 좋겠다 싶었다.(웃음)”

박찬욱 감독은 24일 오후(현지 시간) 프랑스 칸 르 마제스틱에서 열린 영화 ‘헤어질 결심’의 라운드 인터뷰에서 전날 열린 월드 프리미어 관객들의 반응에 대해 “영화가 끝나고 나니,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며 못 웃은 사람들도 있다고 하더라”며 함께 보며 느낀 생각을 이 같이 밝혔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 배급 CJ ENM, 제작 모호필름)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수사 멜로. 현지 시간으로 지난 23일 오후 6시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처음 공개돼 7~8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 다만, 영화 상영 내내 크게 웃거나 환호하는 반응은 크지 않았다. 이에 박찬욱은 “어제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이 조금 더 웃어줬으면 좋았지 않았을까 싶었다”고 했다.

박해일과 탕웨이가 각각 성실하지만 고집스러운 면이 있는 형사 해준 역을, 탕웨이가 사망한 남편을 둔 중국 출신 간병인 서래 역을 맡았다.

박 감독은 “정서경 작가와 한 줄 한 줄 각본을 썼다. 일단 서래가 그런 식으로 대사하는 걸 먼저 정했다. 저는 박해일을 아니까 실제의 그의 말투에서 대사의 영향을 받았다. 박해일 말투가 좀 독특하다.(웃음) 자신만이 쓰는 나름의 표현이 있다. 약간 문어체 같은 면도 있다. 그것을 나도 모르게 써먹은 거 같다. 현대인치고는 품위가 있다”며 “현재 한국에서 사는 사람치고 이질적인 면이 있는 사람들인 데다 사고방식이 고지식한 면이 있는 사람이다. 그런 면에서 같은 종족이라는 느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감독은 57회 칸영화제에서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2004)을, 62회 칸영화제에서 ‘박쥐’로 심사위원상(2009)을 받았고 69회 칸영화제에서는 ‘아가씨’(2016)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이번이 네 번째 경쟁 부문 진출인 셈.

이날 ‘감독님의 전작들과 비교해 거리가 좀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말에 “물론 영화를 시작할 땐 그렇게 의식을 했다. 이전 영화들과 달라야겠다는. 그렇게 출발을 해서 스토리를 잡기 시작하면 나중에 각본을 쓰는 초기 단계쯤 오면, 이미 익숙해져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예전부터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표현을 자주 써왔고 그게 목표라는 말도 해왔다. 아주 자극하는 영화”라며 “감각의 자극을 통해서 관객들이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를 하겠다고 해왔다. 이번 영화는 감각적인 면이 아주 없진 않지만 대놓고 들이대기 보다, 관객 스스로 들여다보고 싶게 만드는 영화를 하고 싶었다. 들이대면 물러나고 싶은데 조금 보여주면 다가오지 않나. 처음에 답답하겠지만 곧 적응이 된다”고 영화를 보는 방식에 대해 전했다.

정사신이 전작들에 적은 것에 대해서도 “해준이 서래를 보살펴 주는 느낌으로 했다. (그렇다고 해서 어떤 행동이나 말투가) 상징적인 관계는 아니다. 되게 센슈얼하다. 에로틱하기까지 하다고 봐주신다면 환영”이라며 “성행위, 성적쾌감이라고 하는 것이 글자 그대로 성감대를 자극해서 이뤄질 수도 있겠지만 그건 배려에서 올 수도 있는 거다. 대화 장면, 신체 접촉 없이 말하는 부분에서도. 무언가 도발하는 눈빛, 자극하는 말 한마디로 심쿵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런 것들로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애정신에 대해 설명했다.

박 감독은 ‘헤어질 결심’은 사랑을 얘기하는 영화라고 했다. “한마디로 사랑이다. 이런 남자, 저런 여자가 만나서 좋아했는데 안타깝게 헤어졌다는 얘기. 이 여자는 욕망을 강하게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이고 그 남자는 실행할 욕망이 없는 남자”라고 설명해 로맨스물을 좋아하는 예비 관객들의 관람 욕구를 자극했다.

국내 개봉은 6월 29일.

/ purplish@osen.co.kr

[사진] CJ ENM,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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