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망친 노영민" "뜨내기 김영환"..문심·윤심 맞붙은 충북 [6·1 현장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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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심(文心)’과 ‘윤심(尹心)’ 충북도지사 대결
“부동산 정책을 망친 후보를 뽑지 않겠다.” VS “충북에 뭘 한 게 있다고 선거에 나오느냐.”
6·1 지방선거를 8일 앞둔 24일 충북 청주에서 만난 시민들이 한 말이다. 시민들은 더불어민주당 노영민(65) 후보와 국민의힘 김영환(67) 후보가 맞붙은 충북지사 선거를 놓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번 충북지사 선거는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특별고문이 격돌해 ‘문심(文心)과 윤심(尹心)의 대결’로 불린다.
충북지사는 현직인 민주당 소속 이시종 지사의 3선 연임제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곳이다. 여야 거물급 정치인이 격돌한 탓인지 공약보다는 과거 행적에 대한 평가가 민심에 반영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두 후보를 놓고 ‘전 정권 실정의 책임자’와 ‘뜨내기 후보’란 비판적인 반응도 나온다.
‘똘똘한 한 채’ 노영민, 부동산 실정 책임론
국민의힘 측에선 “부동산 정책 실패 등의 여파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한 민심이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충북은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이 50.67%,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45.12%의 표를 얻었다.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충북에서 과반 이상 당선됐던 분위기가 반전됐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정권 심판론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직장인 구모(40)씨는 “지난 정권에서 부동산 정책 실패로 청주 집값이 많이 오르고, 대출받기도 힘들어서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후보는 모르지만, 이번 선거에선 민주당 후보를 찍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모(51)씨는 “노 후보가 대통령 비서실장이 됐을 땐 청주 출신 정치인이 국정운영을 총괄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다”면서도 “노 후보가 2년 전 청주 아파트를 먼저 팔고, 서울 집을 나중에 처분한 ‘똘똘한 한 채’ 논란이 청주 시민에게 큰 상처로 남아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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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서 4선 김영환은 ‘외인 논란’ 악재
민주당 측에선 김영환 후보에 대한 ‘외인(外人) 논란’을 파고드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의 지지율만 믿고 충북지역에 대해 충분히 준비가 안 된 후보를 공천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직장인 최모(39)씨는 “김영환 후보가 충북 출신이라고 강조하지만 여태껏 경기도에서 정치활동을 하다가 말년에 고향에 돌아와 도지사를 하려는 것은 개인적인 욕심 같다”며 “국민의힘이 충북을 너무 만만하게 보는 것 같다.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생각이 틀렸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지층은 “부동산 정책 실패를 노 후보 책임으로 돌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민 최모(44)씨는 “대통령 비서실장이 부동산 정책을 집행하는 자리가 아닌 만큼 노 후보가 질타받는 게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꾸준히 청주를 기반으로 정치 활동을 해 온 노 후보가 충북 현안을 잘 챙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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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폭풍 “인물론보다 정당 투표” 분위기
여론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노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21~22일 충북 지역 만 18세 이상 남녀 8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후보 지지율 조사 결과 김 후보는 47.5%, 노 후보는 39.2%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8.3%포인트다. 이번 여론조사는 유선 임의전화걸기(RDD)와 무선(가상번호)을 결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2022년 4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가중값을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4%포인트다.
충북기자협회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0일~21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선 김 후보가 52.3%를 얻어 노 후보(38.2%)를 14.1%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번 조사는 충북도 내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이뤄졌다. 2022년 4월 행안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성별·연령대별·권역별 가중값을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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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고·연세대 동문…신구 권력 대결 관심
두 후보는 모두 충북 청주 출신에 청주고·연세대 동문이다. 민주화 운동을 하다 수감되거나,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다선 국회의원을 지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노 후보는 청주시 흥덕구에서 3선(17~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문재인 정부 첫 주중대사와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김 후보는 치과의사 출신으로 경기 안산시에서 4선(15·16·18·19대) 국회의원을 했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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