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남' 박병호의 위대한 도전..이승엽 홈런 역사를 '두 번' 넘을 수 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위대한 도전이다. '국민타자' 이승엽을 두 번이나 넘어설 기회를 잡았다.
KT '30억원 사나이' 박병호에게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예상이나 했을까. 박병호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겠지만, 키움에서의 지난 2년간의 극심한 부진을 딛고 새로운 팀에서 부활한 건 사실이다. 최근 10경기 타율 0.231이지만, 3홈런 6타점이다.
전성기의 박병호는 홈런생산능력과 애버리지가 동시에 보장된 타자였다. 올 시즌 박병호의 타율은 0.269에 불과하다. 그래도 특유의 홈런생산능력이 완전히 살아난 것만으로도 KT에 충분히 도움이 된다.
24일 창원 NC전서 신민혁의 바깥쪽 체인지업을 밀어서 우중간으로 넘겼다. 힘과 기술이 조화된 장면이었다. 박병호 특유의 홈런 테크닉이 완벽히 부활했다는 증거. 올 시즌 176타석에서 15홈런이다. 약 11.7타석당 1홈런.
KT는 25일 창원 NC전부터 100경기 남았다. 박병호가 잔여 100경기에 모두 출전해 4타석씩 소화한다고 가정해보자. 34.1홈런을 추가할 수 있다. 시즌 49.1홈런 페이스. 즉, 이 페이스를 시즌 최종전까지 유지할 경우 단순계산으로는 50홈런도 가능하다.
50홈런을 친다고 가정하면 흥미로운 결론이 나온다. 박병호가 KBO리그 최초로 단일시즌 50홈런을 세 차례 터트린 타자가 된다. 역대 KBO리그에서 시즌 50홈런은 다섯 차례 나왔다. 이승엽(1999년, 2003년), 심정수(2003년), 박병호(2014~2015년) 등 세 명만 맛봤다. 이승엽과 박병호만 두 시즌 50홈런 경력이 있다
역대 외국인타자들 중 '단기 임팩트' 최강자로 꼽히는 타이론 우즈와 에릭 테임즈도 시즌 50홈런은 치지 못했다. 심지어 KBO리그 현역 통산홈런 1위 최정(SSG, 407홈런)도 50홈런 시즌은 단 한번도 없었다.
50홈런 자체가 역사상 세 명에게만 허락된 기록이다. 박병호가 올 시즌 50홈런을 또 치면 역대 세 명의 50홈런 타자 중에서도 처음으로 세 차례 단일시즌 50홈런을 기록한 타자가 된다. 천하의 이승엽도 이루지 못한 진기록이다.
아울러 올해 박병호가 홈런 생산에 탄력을 받으면서, KBO 통산홈런 순위도 꿈틀댄다. 통산 1위는 이승엽의 467홈런이다. 뒤이어 407홈런의 최정, 357홈런의 이대호(롯데), 351홈런의 양준혁, 342홈런의 박병호와 최형우(KIA)가 공동 5위다.
이승엽과 양준혁은 은퇴했다. 이대호도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최형우도 현역 황혼기다. 결국 35세의 최정과 36세의 박병호가 이승엽을 향해 달릴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해 박병호가 홈런 페이스가 살짝 떨어진 최정을 맹추격할 수 있다.
물론 박병호는 여전히 이승엽에게 125개 뒤졌다. 그러나 올해 35홈런을 더해 50홈런을 달성하고 계약기간 잔여 2년간 30개 내외의 홈런을 치면 이승엽을 바짝 추격할 수 있다. 이후 한 차례 FA 계약을 추가해서 도전을 이어갈 경우 이승엽을 넘어설 수도 있겠다는 결론이 나온다.
홈런을 치기 위해 야구를 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박병호의 홈런이 KT에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회복한 홈런생산 테크닉과 몰아치기 능력을 언제까지 유지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KT 부활남이 본격적으로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뛴다.
[박병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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