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피 흐른다"는 새 국회의장, 입법 폭주 계속 앞장설 텐가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원내 1당에서 추천하는 후보가 의장이 되는 관례에 따라 김 의원이 새 국회의장을 맡게 될 것이다. 국회의장은 국회법에 따라 당적 보유가 금지된다. 특정 정당 편에 서지 말고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국회를 운영하라는 명령과 같다. 하지만 역대 국회의장들은 취임 때 모두 탈정파적 국회 운영을 약속하고선 결국 자신이 소속됐던 정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편파적으로 행동했다.
그런데 이번엔 아예 의장 출마 때부터 공공연하게 정치 중립 원칙을 팽개쳤다. 대정부 투쟁을 하겠다는 구호를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한편에 서서 투쟁하는 사회자도 있나. 김진표 의원은 “폭주하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을 막아내겠다”고 했다. 경쟁자였던 조정식 의원은 “윤 정부의 독선에 맞서겠다. 의장이 되더라도 민주당 일원임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 법에 규정된 중립 의무를 저버린 것이다. “건강한 협치와 균형의 리더십”(이상민 의원) 등 합리적인 목소리는 묻혔다. 일각에선 의원이 아닌 일반 당원들 뜻을 반영해 국회의장을 선출하자는 비상식적 주장까지 나왔다. 국회의장을 정당의 꼭두각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여야 의원들과 두루 친하며 계파색이 옅고 중도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날 첫 일성에서 “제 몸에는 민주당 피가 흐른다”고 했다. 그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 과정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했다. 스스로 법사위원으로 들어가 안건조정위원장을 맡았다. 최다선·최고령 원칙에 따라 국민의힘 의원이 맡아야 할 자리를 뺏은 것이다. 그리고 최대 90일 동안 숙의토록 한 법안을 단 17분 만에 통과시켰다. 그는 2012년 국회선진화법을 여야 합의 처리할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였다. 그랬던 사람이 국회의장을 하겠다고 그 선진화법을 무력화하는 편법에 앞장선 것이다.
지금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이양키로 했던 합의를 깨고 자기들 마음대로 국회 상임위원장을 배분하겠다고 한다. 검수완박에 이어 언론관계법 등도 밀어붙이려 한다.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은 돌연 대통령의 부하로 변신하거나, 온갖 꼼수 편법에 앞장서는 등 국회 흑역사를 만들어 왔다. 김 의원이 이런 흑역사를 이어가는 사람이 될지, 여야 협치를 이끄는 국회의 대표자가 될 것인지는 본인의 양심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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