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가 공약?.. 정책 안 보이는 서울시 보수 교육감 후보들 [뉴스+]
정치색만 내세우는 보수성향 후보들 보고 실망만 커져
서울에 강남구에 거주하는 홍모(39)씨는 교육감 후보들의 선거운동 벽보와 현수막을 보며 교육감 투표를 하고 싶은 생각이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초등 3학년 아이를 키우는 그는 현 서울 교육의 혁신 정책에 동의하지 않으며, 교육감이 바뀌어 아이들의 학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정책이 자리잡았으면 했다. 하지만 정치색만 내세우는 보수성향 교육감 후보들을 보고 실망만 커졌다. 그는 “진짜 아이들을 생각하는 보수성향 교육감 후보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24일 서울 시내 곳곳에 걸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시 교육감 후보들의 선거운동 현수막과 벽보를 살펴보면 홍씨의 고민을 이해할 수 있다.
진보 성향인 조희연 현 교육감의 선거운동 현수막에는 ‘혁신IT 창업교육 활성화, 내일을 준비하는 첨단 스타트업 연계교육’이란 조 교육감의 대표 공약이 담겼다. 벽보에는 ‘더 질높은 공교육, 공존의 사회·공존의 교육’을 강조했다.
박선영 후보는 진영 대결 프레임을 더욱 노골화했다. 그의 현수막엔 ‘박선영(중도보수) VS 조희연(진보)’라는 문구가 크게 담겼다. 포스터 역시 박 후보의 이력과 함께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라는 내용이 강조돼 있다.
조영달 후보도 ‘중도보수 서울시 교육감 후보, 준비된 서울교육 전문가’란 문구를 내걸었지만 공약은 없었다.
선거 포스터와 현수막은 자신의 공약을 가장 압축적으로 선전할 수 있는 수단임에도 보수성향의 서울시 교육감 후보들은 공약 대신 정치 구호만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조영달 후보는 방과후 학습 강화와 학부모·학생의 의견을 수렴하는 운영위원회 설치 등을 약속했다.
교육감 선거 후보는 2010년 이전에는 정당 공천을 통해 정해졌으나, 2010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부터는 정당 소속이 없는 개인 자격의 후보들이 출마해 주민직선제로 선출되고 있다. ‘교육의 비정치화’를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교육감 후보들이 공약이 아닌 ‘진보’, ‘보수’, ‘중도보수’ 등 자신의 정치색으로 승부를 보려는 전략을 선거 때마다 되풀이하고 있어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정책선거를 방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교조 등이 소속된 교육노동자단체들은 23일 “6·1 지방선거 교육감선거에 교육정책 이슈는 없고 각 진영 단일화 여부와 세력 대결이 전부”라면서 “교육혁신과 정책선거를 외면하는 후보는 교육을 책임질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한 고교 교사인 김모(35)씨는 “학교 현장은 교육 정책에 따라 정말 많이 바뀐다”면서 “학부모와 시민들이 제대로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교육감 후보들은 진정성 있는 정책을 만들어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생방 도중 “이재명 대통령이”…곧바로 수습하며 한 말
- 유영재, 입장 삭제 ‘줄행랑’…“처형에 몹쓸짓, 부부끼리도 안 될 수준”
- “100인분 예약 후 당일 ‘노쇼’, 음식 버리며 울컥”…장애인체육회 결국 보상
- 박명수 “주는대로 받아! 빨리 꺼져”…치킨집 알바생 대학 가라고 밀어준 사연 감동
- ‘15살’ 오유진 지독하게 괴롭힌 60대 男, 결국 집행유예
- 반지하서 샤워하던 여성, 창문 보고 화들짝…“3번이나 훔쳐봤다”
- "발가락 휜 여자, 매력 떨어져“ 40대男…서장훈 “누굴 깔 만한 외모는 아냐” 지적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