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국회의장단, '故 노무현'‧'젠더갈등' 등 소재로 화기애애 만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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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조만간 임기 만료를 앞둔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과 접견에 이어 만찬을 함께 했다.
대통령실 강인선 대변인이 밝힌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최초 여성 국회 부의장인 민주당 소속 김상희 부의장이 윤 대통령의 '젠더 갈등' 관련 발언을 지적하자, 윤 대통령이 이에 나름의 고충을 털어놨다.
김 부의장은 "윤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 때) 강한 의회주의자로서 소신을 얘기해서 깊이 공감했다"며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젠더 갈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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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무현 전 대통령 일화 및 젠더 갈등, 인사청문제도 등 소재
출근길 질의‧응답 관련 일화 거론…화기애애 분위기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조만간 임기 만료를 앞둔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과 접견에 이어 만찬을 함께 했다. 내각 인선이 마무리된 가운데 후반기 원구성 협상 등을 앞두고 여야 협치에 시동을 거는 모습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6시부터 박병석 국회의장을 포함한 국회의장단과 접견 및 만찬 행사를 진행했다. 의장단에선 정진석·김상희 국회부의장과 이춘석 국회 사무총장이, 대통령실에선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 최영범 홍보수석 등이 접견에 참석했다. 이들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약 30분 간 접견 후 청사 인근에서 오후 8시 46분까지 약 3시간 동안 만찬을 함께 하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만찬에 참석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박 의장 등이 오랜 시간 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다"며 "최근 추도식이 열렸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추억과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 방향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사청문회 제도에 대해선 박 의장도 전임 문재인 정권에서도 교육부 장관 후보자 한 명을 찾기 위해 무려 40여명의 후보군을 두고 검증하느라 애를 먹었다는 소회를 털어놨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이 이념과 정파를 뛰어넘어 국익 차원에서 국정을 운영했던 부분을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에 참석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과 이라크 파병 등을 거론하며 "당시 해당 이슈에 반대가 매우 심했다"며 "(노 전 대통령은) 국익을 우선하는 큰 정치인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김상희 부의장 등 민주당 소속 인사들도 적극 호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에 앞서 접견에선 '젠더 갈등'에 대한 부분이 도마에 올랐다. 대통령실 강인선 대변인이 밝힌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최초 여성 국회 부의장인 민주당 소속 김 부의장이 윤 대통령의 '젠더 갈등' 관련 발언을 지적하자, 윤 대통령이 이에 나름의 고충을 털어놨다.
김 부의장은 "윤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 때) 강한 의회주의자로서 소신을 얘기해서 깊이 공감했다"며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젠더 갈등"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 국면에서 불필요한 갈등이 있었는데, 선거 때와 대선 이후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월 지지율 하락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등을 SNS에 게재한 부분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공직 후보자들을 검토 중에 한 여성 후보에 대한 평가가 다른 후보자들보다 약간 뒤졌는데, 한 참모가 '여성이어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게 누적돼 그럴 것'이라고 하더라"며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한미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도 외신 기자가 윤 대통령에게 '여가부 폐지' 공약 관련 대책 등을 질의해 주목을 받았다.
박 의장은 접견에서 "제 원칙은 억강부약(강한 자를 억누르고 약한 자를 돕는 것)이다"라며 "여야 협치를 존중해주면 좋겠다"고 윤 대통령에게 당부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정진석 부의장이 "대통령실이 권위적이고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여기(용산 청사)는 그렇지 않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참모들이 가까이 있으니 내부적으로 소통이 참 편하다"고 화답했다.
대통령 관저 리모델링 기간 동안 서초동 자택에서 용산 청사로 출퇴근 중이 윤 대통령은 출근길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출근할 때마다 오늘은 기자들이 무슨 질문을 할까라고 생각한다"며 "예상한 질문이 나온 날도 있고, 어떤 날은 전혀 다른 질문이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 의장이 "예상 밖 질문이 나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윤 대통령은 "그냥 지나간다"고 답해 일동 폭소를 터뜨렸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이날 만찬을 함께 한 전반기 국회의장단의 임기는 오는 29일까지 이지만, 뒤늦게 선출된 정 부의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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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정주 기자 sagamor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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