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정감 6명 중 5명 교체..윤 정부, 경찰도 '친정체제'
승진자 중 2명만 경찰대 출신
'검수완박' 목소리 견제 의도
김광호·우철문·윤희근 물망
임기가 보장된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을 제외한 현직 치안정감 6명 중 5명이 교체됐다. 윤석열 정부의 첫 경찰청장 인사를 앞두고 청장 후보군을 재편한 것이다. 검찰 직할체제를 구축한 윤석열 대통령이 경찰에 대해서도 친정체제 구축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찰청은 24일 우철문 본청 수사기획조정관(53), 윤희근 본청 경비국장(54), 송정애 본청 경무인사기획관(59), 김광호 울산경찰청장(58), 박지영 전남경찰청장(59) 등 5명을 치안정감으로 승진 내정하는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치안정감 승진자 5명 가운데 윤석열 정부 초대 경찰청장이 지명된다. 경찰 안팎에선 김광호 울산경찰청장, 우철문 본청 수사기획조정관, 윤희근 본청 경비국장의 3파전으로 본다. 행정고시 특채인 김 청장은 수사·정보·홍보를 두루 경험했다. 경찰대 출신으로 기수 동기인 우 국장과 윤 국장은 ‘기획통’과 ‘정보통’으로 각각 분류된다.
통상 경찰청장은 대통령이 직접 고른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다수의 예상과 달리 김창룡 경찰청장이 마지막 치안총수로 낙점됐다. 기존에는 치안정감 7명 중 5명이 경찰대 출신이었는데 이번에는 치안정감 승진자 5명 중 2명만 경찰대 출신이다. 검찰의 수사권을 축소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 국면에서 제 목소리를 낸 엘리트 경찰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강력한 인사권을 통해 경찰에 대한 장악력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신임 치안정감 보직 인사는 이르면 이번주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와의 협의를 거쳐 발표된다. 치안정감 7자리 중 임기가 보장되는 국가수사본부장을 제외한 경찰청 차장, 서울·부산·경기남부·인천청장, 경찰대학장이 대상이다.
경찰 내부에선 기존 치안정감 가운데 1명만 생존할 것으로 본다. 유진규 인천경찰청장과 최승렬 경기남부경찰청장이 잔류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번 인사를 두고 경찰 안에서는 뒷말이 나온다. 퇴직 대상인 현직 치안정감 대다수가 인사 소식을 사전에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관리 방식 등 문재인 정부의 치안정책을 완전히 바꾸라는 메시지를 인사로 보여준 것 같다”고 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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