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만 방어 파병 가능"..단순 실언이냐, 중국 떠보기냐
백악관 "정책 불변" 해명 진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시 군사개입을 하겠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파장이 커지자, 백악관은 “미국의 대만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해명하며 수습에 진땀을 뺐다. 바이든 대통령이 말실수를 거듭하며 지도자 리스크를 드러낸 것인지, 아니면 중국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의도적 치고 빠지기인지 논란도 분분하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23일(현지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만 관련 질문이 나오자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대만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수단을 제공한다는 대만관계법에 따른 우리의 약속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백악관이 전날 내놓은 해명과 같은 취지다.
바이든 대통령도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이날 쿼드 정상회의 관련 행사 도중 대만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 정책이 끝났는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설명을 해달라는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도쿄에서 발언한 취지는 명백히 유사시 대만에 대한 군사 장비 지원 수준을 넘어서는 개입을 의미했다. 질문 자체가 우크라이나 전쟁에는 미군을 직접 보내지 않았는데, 대만이 위협받으면 미군을 보낼 것인지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즉각 “그렇다. 그것이 약속”이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8월과 10월에도 방송 인터뷰와 대담에서 대만을 군사적으로 방어할 것이란 취지로 답한 바 있다. 특히 이번 발언은 지난 50년 동안 똑 부러지게 답하지 않았던 ‘전략적 모호성’을 벗어버리고 ‘전략적 선명성’을 채택했다는 해석이 가능할 정도로 수위도 높았다.
미국 언론들은 대체로 바이든 대통령이 준비된 원고 없이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실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중국 당국자는 블룸버그통신에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들이 중국 측 반응을 떠보기 위해 의도된 것일 수 있다면서 만약 그런 시도라면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의 보니 글레이저 아시아 담당 국장은 미국이 지난 50년 동안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던 것은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 위험을 낮추기 위한 것이었는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오히려 이런 전략적 목표를 저해한다고 우려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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