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중국 신장 방문하는 유엔인권대표.. "선전 악용" 우려도

김표향 2022. 5. 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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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신장 자치구 위구르족을 탄압한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신장 지역 인권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17년 만에 중국을 방문했다.

바첼레트 대표도 2018년 8월 취임한 후 신장 지역 인권 상황을 조사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에 제약 없는 접근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해 왔으나 중국은 줄곧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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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이후 17년 만에 中 신장 지역 방문
中 정부 "인권 정치화해서는 안 돼" 경고도
인권단체 "진실 은폐 中 정부와 장기 싸움"
왕이 중국 외교부장(오른쪽에서 2번째)이 23일 광저우에서 중국을 방문한 미첼 바첼레트 유엔인권최고대표(왼쪽)와 회담하고 있다. 광저우=AP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신장 자치구 위구르족을 탄압한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신장 지역 인권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17년 만에 중국을 방문했다. 중국 정부는 “인권 문제를 정치화해선 안 된다”며 대놓고 경고했고,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번 방문이 중국 정부의 선전에 악용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전날 중국에 도착, 엿새간 일정에 돌입했다. 바첼레트 대표는 28일까지 머물며 신장 자치구의 카슈가르, 우르무치 등을 찾아 지역 당국자와 시민사회단체, 기업, 학계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광저우대에서 강연도 한다.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신장을 방문한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을 비롯해 서방은 중국 정부가 극단주의 퇴치를 구실로 내세워 무슬림인 위구르족에게 강제 노동, 집단 구금 및 학살 등 조직적인 인권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도 신장 지역 접근을 철저하게 막고 있다.

바첼레트 대표도 2018년 8월 취임한 후 신장 지역 인권 상황을 조사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에 제약 없는 접근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해 왔으나 중국은 줄곧 거부했다. 이번 방문도 조사 형식이 아닌 ‘우호 방문’이라는 조건 아래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단도 동행하지 않았고, 주요 일정도 비공개로 진행된다.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중국 정부는 바첼레트 대표를 환대하는 동시에 압박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광저우에서 바첼레트 대표를 만나 “이번 방문이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자간 인권기구는 분열과 대립의 전장이 아니라 협력과 대화의 무대가 돼야 한다”며 “인권을 정치화하지 말고, 상호 존중 원칙을 지켜야 하며, 진영 간 대립을 부추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 외교부장은 ‘시진핑의 인권 종중과 보장에 관한 논술 편저’ 영문 번역본을 선물하기도 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바첼레트 대표에게 중국 정부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조언하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아그네스 칼라마르드 국제 엠네스티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바첼레트 대표는 이번 중국 방문에서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 중대한 인권 침해를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장 방문은 그 지역 인권 침해를 다룰 중요한 기회이자 진실을 은폐하려는 중국 정부와의 장기전이 될 것”이라며 “유엔은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선전에 이용당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도 우려를 표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에서 “중국이 신장 지역 인권 상황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접근 권한을 부여하리라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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