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지선 앞두고 또 사과, 진정성 있나

2022. 5. 2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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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8일 앞두고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긴급회견을 갖고 "이번 지방선거에 기회를 주시면 책임지고 민주당을 바꾸겠다. 자리에만 목숨 거는 정치를 버리고 국민과 상식에 부합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도 이날회견을 갖고 "민주당을 심판하더라도 씨앗은 남겨 달라"며 사과했다. 박 위원장과 김 후보의 사과는 6·1지방선거가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대한 '읍소 전략'으로 해석된다.

박 위원장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더 사과드리겠다"고 말한 부분이나 김 후보가 "꾸짖을지언정 외면하지 말아 달라"는 대목에는 다급함이 묻어 나온다. 특정 정당의 반성이나 사과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대국민 사과나 반성은 시의적절해야 하고 분명한 동기가 있어야 하는 법이다. 국민이 원할 때는 침묵을 지키더니 선거를 코앞에 남겨두고 느닷없이 반성 모드로 돌아섰다. 누가 봐도 불리한 선거 판세를 만회하기 위한 눈가림이나 다름없다.

민주당의 사과가 이번이 처음이라면 속아줄 법도 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올 초에도 대선을 앞두고 판세가 불리해지자 당시 송영길 전 대표가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용퇴를 들고 나왔지만 금세 거짓말로 판명 났다. 지금까지 송 전 대표를 포함해 86그룹의 정치인 그 누구도 용퇴한 사람은 없다. 송 전 대표는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은커녕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을 버리고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뻔뻔함을 보여주고 있다. 대선 패장인 이재명 상임고문이 성찰의 시간을 건너뛰고 연고가 없는 계양을 보궐선거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당이 사과와 반성을 하는 것도 때가 있는 법이다. 민주당은 '위장 탈당'과 '회기 쪼개기'까지 동원해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처리한 장본인이다. 그때만 해도 민주당의 안중에는 국민은 없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도대체 뭘 사과하겠다는 것인지 의아하다. 사과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쇄신 방안도 없으니 진정성에도 의심이 간다. 사과를 남발하면 국민들도 학습효과가 생긴다. 실천 없는 '사과 쇼'만으로는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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