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래 승부수]②선제적 투자로 반도체 초강대국 주도

임일곤 2022. 5. 2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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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조 투자' 가운데 대부분 반도체 투입
미국·중국 경쟁사 거센도전, 초격차 유지
국내 반도체 투자로 '일자리·인재육성'

삼성이 발표한 투자계획의 한 축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반도체가 서있다. 반도체가 '미래 산업의 쌀'로 불리며 모든 첨단 산업의 필수 부품이자 미래 기술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미국 반도체 경쟁사들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고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성장한 현지 업체들의 부상이 심상치 않은 만큼 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절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메모리 반도체 '초격차' 위상 강화

삼성전자가 24일 발표한 '5년간 450조원' 투자 계획 가운데 대부분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시설 등에 투입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난 30여년간 선도해온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초격차' 위상을 강화하고,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3.9%로 1위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으나 최근 미국과 중국 기업들의 견제와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분야와 관련한 원천기술 등에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중국 기업들은 거대한 내수 시장과 국가적 지원을 받으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첨단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경쟁사들의 추격을 따돌리며 메모리 분야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D램 양산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제품은 마이크론의 10㎚급 4세대 1a D램보다 선폭이 더 짧아 '기술력 면에서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삼성전자는 14㎚ D램 생산에 EUV 장비를 활용하는 레이어(층)를 5개로 확대했는데 멀티 레이어 공정을 사용한 업체는 삼성전자가 최초다.

시스템반도체 선도업체 추격 속도 

삼성전자는 메모리 뿐만 아니라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리더십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오는 2025년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시장 규모는 4773억달러다. 이는 2025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의 2배 이상으로 추정된다. 

특히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산업에서 중앙처리장치(CPU)는 인텔,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엔비디아, 시스템온칩(Soc)은 퀄컴, 이미지센서는 소니 등 각 분야별 강자들이 포진해 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SoC와 이미지센서 등에선 1위 업체들과 시장 격차가 크지만 공격적인 투자와 연구개발(R&D)를 통해 기술 격차를 줄이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이미지센서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 점유율은 24.9%로 2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5G 모뎀(통신칩)을 업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서도 '1등'과 '최초'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선 기존에 없던 차별화한 차세대 생산 기술을 개발·적용해 미래시장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3㎚(나노) 이하 제품을 조기에 양산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이를 위해 2나노 이하 초미세 반도체 생산에 적용되는 차세대 공정기술인 'GAA(Gate All Around)'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 기술은 빈도체 칩의 기본소자인 '트랜지스터'를 적은 전력으로도 더 작고 성능은 빠르게 할 수 있다. 또 차세대 패키지 기술 확보로 연산 칩과 메모리가 함께 탑재된 융복합 솔루션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 계획은 미래 먹거리 육성 차원 뿐만 아니라 국내 일자리 창출과 미래 인재 육성으로도 이어진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비롯해 바이오 등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신규로 8만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에 발표한 450조원 투자 계획의 대부분은 국내에 있는 삼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장들에 투입될 것"이라며 "청년 고용과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임일곤 (igo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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