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물 6만건 쌓이는데..거래는 여전히 찬바람
거래는 지난해보다 반토막
고금리 부담·대출규제 맞물려
'집값 고점' 우려에 관망 지속
24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486건을 기록했다. 대선이 치러진 지난 3월 9일 5만131건 대비 20.7%(1만355건) 증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가 이뤄진 지난 10일과 비교해도 매물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10일 매물 5만6568건 대비 서울 아파트는 7%(3918건) 증가했다.
대선 이후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18일 6만284건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이 6만건을 넘어선 것은 2020년 8월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같은 기간 강남구 매물은 0.3% 늘어나는 데 머물렀다. 양도세 부담이 줄어들면서 다주택자들이 절세 효과가 큰 보유 주택 가운데 핵심 입지를 제외한 물건을 시장에 내놓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거래 절벽 추세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서구 한 공인중개사는 "매물이 꾸준히 늘어나고는 있는데 매도자들 역시 밑지고 팔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호가가 높게 책정되면서 부동산을 찾는 사람들도 쉽게 도장을 찍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는 1624건(24일 기준) 이뤄졌다. 각각 810건, 1435건 매매가 이뤄진 지난 2월, 3월에 이어 2개월 연속 매매량이 늘어났다.
거래량은 늘어나고 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실수요자들이 선뜻 매매시장에 뛰어들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3841건으로 올해 2월 대비 4.74배 수준이다. 지난해 3월과 4월도 각각 3762건, 3655건 매매가 이뤄지며 올해 같은 기간 매매량을 웃돌았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부동산시장이 급등이나 급락이 아닌 안정 국면을 앞두고 거래가 감소 추세를 보이는 것"이라며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책 변화 등과 함께 구매 심리가 굉장히 약화되고 있다. 부동산시장 사이클 측면에서 위험이 올 수 있다는 판단과 함께 지금이 고점이라는 우려도 확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매물 증가·거래 절벽이 동시에 지속되는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대를 향할 뿐만 아니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인해 빚을 내서 집을 사는 일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시장이 본격적인 방향성을 잡고 있지 못하는 요즘 같은 때야말로 규제 완화에 대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윤석열정부의 부동산 정책 핵심 키워드로 공급 확대·규제 완화·정비사업 활성화를 꼽는다. 이 가운데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활성화되려면 규제 완화가 필수적인데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단기간에 가격 폭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면적인 규제 완화는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다. 고 원장은 "국민이 윤석열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장기적인 가격 하락이 아닌 당장 집값을 잡아달라는 것"이라며 "자칫 잘못되면 원인은 다르지만 문재인정부와 마찬가지로 '집값 폭등'이라는 결과는 같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약과 실제 집권 후 실행 계획은 다를 수 있다는 판단과 함께 '10년 로드맵'을 새롭게 짜야 한다"며 "과도하고 불필요한 규제부터 단계적으로 없애되 부동산시장에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는 정책을 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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