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팬덤정치와 결별" 이재명 "개딸님의 애정 정말 고맙잔아"

박지현 "민주당, 팬덤 아닌 대중정당으로 만들겠다"
이재명 "우리 개딸님" "잼파파 팬아트 절찬환영"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눈물을 글썽이며 6·1 지방선거 지지를 읍소했다. “민주당을 팬덤 정당이 아니라 대중 정당으로 만들겠다”고도 했다. 민주당의 ‘위기’ 원인을 ‘팬덤 정치’에서 찾은 셈이다. 그런데 이재명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같은 시각 자신을 지지하는 이른바 ‘개딸’들에게 “애정 정말 고맙자나”라며 팬덤에 지지를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기자회견에서 “맹목적 지지에 갇히지 않고 대중에 집중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 우리 편의 큰 잘못은 감싸고 상대편의 작은 잘못은 비난하는 잘못된 정치문화를 바꾸겠다”고 했다.

이어 “우리 편의 잘못에 더 엄격한 민주당이 되겠다. 내로남불의 오명을 벗겠다. 온정주의와 타협하지 않겠다”며 “대의를 핑계로 잘못한 동료 정치인을 감싸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견을 내부 총질이라 부르는 세력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며 “다양한 의견을 포용하는 민주당이 돼야 제대로 개혁하고 온전히 혁신할 수 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이 그간 당내의 성폭력 사건이나 ‘내로남불’ 문제 등에 대해 비판하고 자성론을 제기했으나, 일부 강경파 의원과 강성 지지층이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6·1 지방선거 판세가 민주당에 불리한 상황에서 중도층에 ‘읍소’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박 위원장은 이 같은 호소문을 읽은 뒤 기자들과 만나 당내 반발에 대해 “팬덤 정치란 것은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공약 등을 봐야 하는데 맹목적인 충성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며 “더 건강한 공론의 장을 만드는 것이 정치권의 과제”라고 했다.

그런데 이 후보는 이날 오전11시 31분 한 ‘개딸’이 보낸 그림을 트위터에 올렸다. ‘기호1번 이재명’ 어깨띠를 두른 ‘잼칠라’가 계양구에서 주민과 악수하고 있는 그림이다. 개딸들은 이 후보가 안데스 산맥에서 서식하는 설치류 ‘친칠라’와 닮았다고 주장한다. 이 전 지사의 이름인 ‘재명’을 줄인 ‘잼’과 친칠라를 합친 말이 ‘잼칠라’다.

이 후보는 그림과 함께 “시민 여러분과 나눈 온기마저 느껴지는 따뜻한 그림”이라며 “우리 개딸님의 애정이 담뿍 담겨서겠지요? 정말 고맙잔아”라고 썼다. “잼파파 팬아트 절찬 환영”이라고도 했다. ‘잼파파’는 개딸들이 이 후보를 아버지(파파)에 비유하며 쓰는 말이다. 박 위원장이 ‘팬덤 정치’를 비판할 때, 직접 팬덤인 ‘개딸’들에게 지지를 호소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