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사람 잡는' 모래폭풍에 1000명 입원..원인은 기후변화

이라크에서 발생한 모래폭풍으로 인해 주민 1000여명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23일(현지시간) 국영통신 INA 등이 보도했다. 이라크에서는 최근 모래폭풍이 빈발하고 있는데 기후변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이라크 보건부는 주민 1000여 명이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모래폭풍은 북부 아르빌부터 수도 바그다드, 남부 나자프에 이르기까지 이라크 전역을 덮쳤다.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이라크 총리는 “기후가 좋지 않고 모래폭풍이 몰아치고 있다”며 보건·안보 부문을 제외한 공공기관 업무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한 때 바그다드와 아르빌, 나자프 국제공항 항공편이 일제히 중단됐으며, 이날 저녁 아르빌 공항에는 다시 폐쇄 명령이 내려졌다.
이라크에서는 지난 4월 중순 이후 이번까지 총 아홉번 모래폭풍이 발생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채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대형 모래폭풍이 두 차례 발생했으며, 특히 이번 모래폭풍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까지 내려왔다.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로 이라크 입국 비행편이 자국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주변국인 쿠웨이트에 머물러야만 했다. 이라크 정부는 최근 두 차례 모래폭풍만으로 약 1만명이 병원에 입원했으며, 1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과학자들은 이라크의 심각한 모래폭풍의 근본 원인으로 이상고온 등 기후변화를 꼽는다. 이로 인한 강수량 급감, 삼림 파괴로 토양이 급격히 건조해지면서 모래폭풍이 빈발하고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세계은행은 기후변화로 인해 2050년까지 이라크의 수자원이 20%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라크는 기후변화와 사막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를 꼽을 때 항상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이라크는 지난 10년 간 최악의 가뭄과 이상고온 현상으로 고통받았다. 이라크 환경부는 앞으로 20년 간 이라크가 연평균 272일 간 모래폭풍에 시달리고, 2050년에는 이 기간이 300일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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