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이젠 신격화 대통령 추종 안 한다..민주 盧 비극 활용 안타까워"
"국힘 신격화된 대통령 안 모셔, 보수 이념얘기도 사라져"
"철학기반 정치" 강조하며 '朴·MB 수사' 尹 집권사례 들어
"우린 시대교체 앞서..민주, 盧·文 활용대신 미래를 봐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4일 6·1 지방선거에 임박해 대국민 지지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우리 당은 이제 어떤 신격화된 대통령을 모시거나 추종하지 않는다", "우리 전통적보수의 이념화된 이야기들은 사라진 지 오래"라며 당의 변화를 자평했다. 더불어민주당에는 '인물 중심' 선거를 치르고 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여러 비극적인 서사 등을 전면에 부각해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는 건 다소 안타까운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를 앞두고 국민들께 드리는 말씀' 기자회견을 열고, '시대교체'를 화두로 내세우며 "상대 정당이 최근 때늦은 인적청산과 세대교체를 언급하면서 혼란에 빠져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지난 대통령선거를 거치면서 우리 당은 한박자 빠르게 새로운 정당으로 탈바꿈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 신격화 탈피의 근거로 "(국민의힘은) 우리 당 출신 전직대통령 두분을 엄정하게 수사했던 검사(윤석열 대통령)를 대통령으로 모신, 공정과 상식을 모토로 하는 정당"이라며 "전통적 보수층의 신격화된 인물들과 아젠다들을 탈피해서 공정과 상식이라는 철학적 가치를 당의 중심으로 놓으면서 우리 당은 더 커지고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젊은 세대와 전통적 지지층이 조화롭게 지지층을 구성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했다. 이제 국민의힘은 어느 누구에게도 손가락질을 하지 않는 정당이다. 오로지 국민통합의 행보에 나서고 있다"며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한마음으로 참석했던 우리의 통합정신은 더욱더 적극적인 서진(西進)정책을 통해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의 언급을 인용해 "이제 우리 당은 호남포기 정책을 포기한 당"이라며 호남 지역민들에게 "호남에서 저희가 정치적인 경쟁을 할 수 있는 공간만 조금 열어주신다면 저희가 분골쇄신 노력해서 지역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호소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지방선거 총괄선거대책위원장 겸 인천 계양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나선 것에도 "대권주자를 지냈다고 우쭐대는 후보의 권위의식에 가득찬 망동과 계양 주민들을 무시하는 행위는 이미 국민들에게 규탄받고 있다"며 "윤형선(국민의힘 계양을 후보)이 이기면 윤형선이 거물이 된다. 계양주민 여러분, 이번 선거에서 자신있게 분당에서 날아온 거물호소인을 날려버리시고, 계양에서 지역주민들을 진료하며 함께해온 낭만닥터 윤사부를 거물로 만들어달라"고 했다.
그는 "'열심히 공부하고 계양을 위해 봉사하면 언젠가는 그 아이들에게도 공정한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십시오. 이번에 계양주민들께서 '낭만닥터 윤사부'를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주시면, 언젠가 윤형선 후보가 정치를 그만두게 될 때, 그 뒤를 계양의 젊은 세대가 이을 수 있도록 우리 국민의힘이 책임지겠다"고 세대교체와 연결짓기도 했다.
이 대표는 '시대교체' 실현 방안에 관해 "저는 진보정당 보수정당 모두 시대교체 화두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민주당에서 소위 '586 세대' 교체가 실현되기보단 대선 거치면서 오히려 (세대가) 강화된 반면 국민의힘은 당 대표 (경선)전당대회와 대통령후보 경선 과정 거치면서 소위 당의 주류라고 인식됐던 세력보단 비주류이면서도 국민께 새로움을 가져다 드릴 수 있는 세력으로 당내 권력이동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당 대표 당선을 일례로 들었다.
그는 "민주당에서 저희보다 뒤늦게 변화 시도하려는 것 같지만 선거 앞두고 너무 급작스럽게 시도하는 변화 아닌가"라며 "저희는 그래서 더 이상 누군가를 손가락질하면서 '세대교체' 이런 것보단 시대교체로 가서 '철학 기반'으로 한 정치를 하겠다는 말씀 드린다"고 했다.
소위 '철학 기반' 정치에 대해선 "더 이상 이미 한 1년간 지난 전당대회 이후로 우리당에서 보수의 이념화된 이야기들은 안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 전통적보수의 이념화된 이야기들은 사라진 지 오래"라며 "반대로 굉장히 다양한 사회문제들이 우리테이블에 오르기 시작했고 이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 시대교체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중심에 섰던 이대남(20대 남성) 선거전략을 포기하느냐는 지적에는 "사실 이대남 전략은 없었다고 보시는 분들도 있다. 저희가 낸 공약 중에서도 소위 남성을 대상으로 한 공약은 저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폐지론에 대해서도 통일부와 함께 특임부처 업무 재조정 차원의 주장이었다며 "어떤 성별적 관점에서 나온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군 의무복무자 우대정책에 관해선 "군 복무 상당부분을 남성이 담당하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남성대상 정책인 것처럼 인지되겠지만 실제로 국가 위해 봉사하는 모든 사람 위한 정책"이라며 "저희가 이대남 정책을 포기한 적도 없고 특별 성별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인 적도 없기 때문에 그부분은 그렇게 인식하시는 국민들 있다는 점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겠지만 당의 기조가 바뀐 것은 없다"고 했다
'대통령 신격화' 지적의 배경으론 "다소 공격적인 언사 표현일 수 있겠지만, 각 당이 배출한 대통령들께서 워낙 큰 인물들이시기 때문에 그분들과의 인연이라든지 철학을 계승하겠다는 취지로 선거운동 이끌어가겠단 경향성이 있다"며 "(국민의힘도) 이승만·박정희·김영삼 대통령 정신 녹여내기 위해 노력하지만 앞으로 인물중심보단 철학 중심으로 선거를 치러야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서도 "아직까지도 인물중심 선거 치르려는 모양이 있어서 굳이 비판하려는 건 아니지만 저희가 한발짝 앞서서 변화를 선도하고자 한다"고 각을 세웠다. '신격화' 비판이 노 전 대통령에도 해당되는지에 대해선 "노 전 대통령의 가치란 건 어제도 '저희당에도 녹여야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 특히 그것이 방위만 바뀌었지 노 전 대통령의 동진(東進)정책은 상당히 저에게 많은 귀감을 줬던 행보이고 우리 당이 서진정책으로 계승해서 이어나가겠다는 게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찬반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반대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여러 비극적인 서사 등을 전면에 부각해 그런 것들을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는 건 다소 안타까운 모습"이라며 "저희 보수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찬반이 선거 중심에 몇번 서면서 상당히 혼란 겪었던 적이 있다"고 비교했다. 그는 또 "(민주당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팬덤을 활용하려는 시도도 있어 보이는데 저는 정치라는 건 항상 미래를 바라보고 해야한다"며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하고 저희가 생각하는 개혁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이번 선거 전략을 삼겠다"고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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