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대표들의 호소..박지현 "잘못했다" vs 이준석 "도와달라"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나란히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호소문을 발표했다. 박 위원장은 "정말 많이 잘못했다. 100번이고 100번이고 더 사과드리겠다"며 "염치가 없지만 한 번만 더 부탁드린다. 저 박지현을 믿어달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는 "제발 윤석열 정부가 거대 야당의 무리한 발목잡기를 뚫고 원 없이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 위원장은 "더 젊은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청년정치 육성 평가 시스템을 만들고 당 밖에서도 지속적으로 유능한 청년 정치인을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편의 잘못에 더 엄격한 민주당이 되겠다"며 "내로남불의 오명을 벗겠다. 온정주의와 타협하지 않고 대의를 핑계로 잘못한 정치인을 감싸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이 되겠다"며 "평등법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15년째 지키지 않았다. 평등법 제정을 위한 활동가들의 단식이 40일 넘게 이어지고 장애인들은 이동권 보장을 위해 연일 거리에 나와 시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맹목적인 지지에 갇히지 않겠다"며 "대중에게 집중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 우리 편의 큰 잘못은 감싸고 상대편의 작은 잘못은 비난하는 잘못된 정치문화를 바꾸겠다. 민주당을 팬덤정당이 아니라 대중정당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밖에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이 되겠다"며 "우리는 윗세대에게 민주주의의 가치를 물려받았다. 선배들이 그러하셨듯이 우리는 미래세대에게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물려줘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의 이날 사과는 6·1 지방선거를 8일 앞둔 가운데 전국적으로 상황이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을 추진하면 지지층이 결집해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장담했지만 최근 지지율을 보면 패색이 짙은 상황이다.
박 위원장은 '이 시점에서 회견을 준비한 의도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전국을 돌며 유세를 다니는데 정말 민심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가슴 깊이 체감했다"며 "민주당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정말 처절한 반성과 쇄신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박 위원장은 "86(80년 학번, 60년대생) 용퇴론과 관련해서도 그렇고 우리 당이 더 젊은 민주당으로 나아가기 위한 그림을 그려 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지금의 기득권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야 민주당이 정말 반성과 쇄신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팬덤정당이 아닌 대중정당을 만들겠다'는 말에 대해서는 "(팬덤정치는) 정치적 공약을 더 봐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맹목적인 충성이 비춰지고 있는 것 같아서 문제의식이 보여진다"며 "더 건강한 공론의 장을 만드는 게 우리 정치권이 해야 할 과제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저희를 신뢰하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방 정부를 맡겨주신다면 다른 생각하지 않고 윤석열 정부의 지역 공약들을 성실하게 실천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지방선거가 끝나는 즉시 온라인 민원 처리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대표는 "지역주민들의 생활민원부터 의정활동에 대한 질의까지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은 처리단계별로 투명하게 주민들에게 경과를 보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당은 젊은 세대와 전통적 지지층이 조화롭게 지지층을 구성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했다"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한마음으로 참석했던 우리의 통합 정신은 더욱더 적극적인 서진 정책을 통해서 실현하겠다. 호남에서 저희가 정치적인 경쟁을 할 수 있는 공간만 조금 열어달라. 그 공간만 열어주신다면 저희가 분골쇄신 노력해 지역에 예산으로도 정책으로도 여러 면에서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우리 국민의힘은 앞으로도 정치를 명분있게 하겠다"며 "인천 계양을에서 대권주자를 지냈다고 우쭐대는 후보의 권위 의식에 가득 찬 망동과 계양 주민들을 무시하는 행위는 이미 국민들에게 규탄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본인이 거물이라는 양 체급론을 얘기하지만 거물은 명분에 맞게 행동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윤형선이 이기면 윤형선이 거물이 된다"며 "계양 주민 여러분, 이번 선거에서 자신 있게 분당에서 날아온 거물호소인을 날려버리시고 계양에서 지역 주민들을 진료하며 함께해 온 낭만닥터 윤사부를 거물로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지난 4년간 지방선거 참패 이후 뼈저린 반성과 혁신을 지속해왔다"며 "이제 실력으로, 당당하게 보여드리고 싶다. 윤석열 정부가 원 없이 일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 힘을 보태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 대표의 기자회견은 박 위원장의 호소문 발표에 대한 '맞불성'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박 위원장의 사과와 관련해 "보궐선거에서 명분 없는, 지탄받을 수밖에 없는 공천을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사실 계양을에 계시던 국회의원을 뽑아 서울 시장으로 출마시키고 분당에서 대장동을 최대 치적이라 한 분을 계양을에 출마시킨 일련의 과정은 어디서부터 잘못됐다 지적하기 어려울 정도로 꼬여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떤 원칙으로 이재명 후보를 공천한 건지 해명해야 한다"며 "그걸 국민들에게 상세히 설명하고 납득이 되면 국민들의 분노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을 것이고 아니면 사태를 악화할 수 있다. 오늘 했다는 사과는 구성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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