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후보군 싹 바꿨다..尹정부 첫 경찰 인사

강주헌 기자 2022. 5. 2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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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경찰청장 후보군인 치안정감을 대폭 교체하는 인사를 24일 단행했다. 경찰청장 인사 전에 치안정감을 먼저 교체한 것은 이례적이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으로 대표되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거치며 권한이 비대해진 경찰을 견제하는 동시에 분위기 쇄신에 나선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경찰청은 이날 오전 송정애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 윤희근 경찰청 경비국장, 우철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김광호 울산경찰청장, 박지영 전남경찰청장 등 5명을 치안정감으로 승진 내정하는 인사를 발표했다.

이례적인 인사 시기를 두고 경찰 안팎에서는 경찰 조직을 쇄신하려는 새 정부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상 경찰청장 인사가 진행된 후에 치안정감 등 후속인사가 진행되는데 이번에는 경찰청장 인사에 앞서 치안정감 인사가 먼저 이뤄졌다.

경찰공무원법 15조는 경찰 승진은 바로 하위 계급에 있는 경찰공무원 중에서 가능하다고 돼 있다. 경찰청장(치안총감) 역시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 중에서 임명해야 한다.

관례대로 경찰청장 인사 이후 치안정감 인사를 단행할 경우 전 정부에서 임명한 치안정감 중에 경찰청장을 새로 뽑아야 했다. 이 때문에 이번 치안정감 인사를 두고 전 정부 색깔지우기라는 평가도 있다.

경찰서열 2위 계급인 치안정감은 경찰청 차장과 국가수사본부장, 서울·인천·경기남부·부산경찰청장, 경찰대학장으로 총 7명이다. 이 가운데 5자리가 교체를 앞두면서 청장 후보군 자체가 바뀌었다.

경찰청장은 이번에 승진한 치안정감 5명 가운데 1명이 발탁될 것으로 보인다. 김창룡 경찰청장의 임기는 7월23일 만료되는데, 청문회 일정 등을 고려하면 후임 경찰청장 인사는 이르면 다음달 초쯤 이뤄질 전망이다.

경찰청 차장에는 수사권 조정 과정 업무 등을 총괄한 '기획통' 인사가 임명될 것으로 검찰 안팎에서 점친다. 또 서울경찰청장에는 코로나19 완화와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집회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어 경비와 정보 쪽에 정통한 인사가 보임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경찰은 시도 자치경찰위원회 협의 과정을 진행한 뒤 이르면 이번주 내 치안정감 승진자의 보직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치안총감보다 치안정감 인사를 먼저 단행한 탓에 경찰청장 인사와 치안정감 보임이 늦어질 경우 승진은 했는데 아무일도 할수 없는 대기발령 상태가 길어지게 된다는 것도 보직 결정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경찰 관계자는 "대기발령 상태가 길어질 경우 새로 승진한 사람은 허공에 뜨고 떠나게될 분들도 영이 서지 않게된다"며 "조직운영에 문제가 생길수 밖에 없어 후속 인사 시기를 앞당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인사에서는 김광호(행시 특채), 박지영(간부후보 41기), 송정애(순경 공채) 등 다양한 입직경로 출신들을 기용한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송 기획관은 여성 순경 출신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순경출신 고위직의 비중을 20% 늘리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경찰대 출신 치안정감 비중은 낮아졌다. 이번에 승진한 5명 중 우철문·윤희근(경찰대 7기) 등 2명만 경찰대 출신이다. 기존 치안정감 7명 중에선 5명이 경찰대 출신이었다. 이번 인사로 경찰대 출신은 최소 3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경찰대 출신을 줄인 것은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과거보다 비대해진 경찰을 견제하려는 기조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 정부는 행정안전부를 통해 '경찰제도 자문 개선위'를 꾸리고 경찰의 권한이 커진데 따른 통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중용된 경찰대 출신 등 인사들을 대폭 교체하고 새 정부 정책 추진에 발맞춘 인사 기용이 이뤄질 거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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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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