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올림픽 점령한 韓 수소 기업..尹대통령도 오일메이저도 관심 집중

대구=김성은 기자 2022. 5. 2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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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WGC 2022'에 참가한 SK E&S, 현대차, 포스코, 두산 전시부스/사진=김성은 기자


'가스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 최대 가스산업 국제행사 'WGC(세계가스총회) 2022'가 막을 올렸다. 전통적으로 석유 메이저들이 주로 참가해온 이번 행사에 SK, 현대차, 두산, 포스코 등 수소 산업 첨병들이 대거 참여,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위한 해법들을 내놔 관람객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아울러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한편 안정적 에너지 확보를 위해 국경을 뛰어넘는 협력도 잇따랐다.

'최장 시간' SK E&S 드론 보고 현대차 수소 버스 오른 尹 대통령
(대구=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2022 세계가스총회 개회식을 마친 후 SK E&S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4/뉴스1

WGC는 매 3년마다 개최되며 1931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돼 9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국제행사다. 주로 천연가스, 석유 기업들이 참가해온 행사에 수소 기업들이 대거 합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SK E&S, 두산, 현대차와 같은 기업들은 처음으로 WGC에 전시관을 차리고 참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업계가 '어떻게 하면 탄소중립을 이룰까'에 대해 고민하던 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까지 겹치며 최근 천연가스 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며 "에너지 안보를 지키면서도 탄소중립을 무리 없이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경제전반이 공통의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LNG는 석탄 대비 탄소 배출이 적으면서도 LNG에서 수소 추출도 가능하기 때문에 수소 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징검다리 에너지원'으로 평가된다.

24일 기조연설에 나선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은 '탄소 중립을 향한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주제로 "탄소 중립을 이루는 것이 우리가 직면한 기후위기를 극볼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결하고 동시에 미래 지속가능한 에너지 공급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해 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전시에 참가한 우리 기업들도 수소를 주축으로 탄소감축 해결책을 내놓는데 주안점을 뒀다.

우선 SK E&S는 '넷제로를 향한 특별한 길'(A Unique way to NET ZERO')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CCUS(탄소포집·저장·활용) 기술, 수소, 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기술 등을 자랑했다.

현대차는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 수소연료전지 등을 전시했다.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한 윤석열 대통령도 직접 전시를 들러 SK E&S 및 현대차 부스를 20분간 관심있게 둘러봤다.

이날 윤 대통령은 SK E&S가 전시한 액화수소 드론을 보고 "액화수소를 쓰면 드론이 더 가볍겠다"고 호응했다. 이 드론은 지난 2월 세계 최장 시간인 13시간 비행에 성공한 드론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또 현대차의 일렉시티에 직접 올라 "상용차는 수소가...(에너지원으로 배터리보다 더 적합하지 않나)"라고 말하는 등 수소 모빌리티에 대한 지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두산도 수소, 전기, 열 등을 동시 생산하는 트라이젠과 수소 드론을 선보였으며 포스코는 포스코의 철강 소재가 쓰인 LNG저장탱크, 드론용 액화수소탱크, 액화 이산화탄소 운반선 모형을 전시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WGC 2022'에 참가한 엑손모빌, 쉘, 텔루리안, BP 전시부스/사진=김성은 기자


국내 기업들만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전시 품목이 다양하진 않았지만 부스를 차린 외국 기업들도 방문 관람객들에게 각자의 기후 대응 솔루션을 소개했다. 쉘은 LNG, 전력, 수소, CCUS 관련 소개를, BP는 '2050년 탄소중립 지향' 기업 정책을, 텔루리안은 천연가스 생산 관련 사업 포트폴리오 등을 설명했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LNG의 생산, 운송, 사용의 가치사슬은 수소와 정확히 일치하는데다 탄소중립이 큰 흐름이다보니 수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며 "따라서 WGC와 같은 행사에 수소 기업의 참가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고 실제 글로벌 석유기업들도 수소, CCUS 등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안보·탄소중립 위한 글로벌 협력도 잇따라···
이번 WGC가 갖는 또 한가지 의미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협력을 통해 기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단 점이다.

반 전 총장도 "기후 변화 협약 이행을 정치적 위기로 우회해서는 안되고 국제적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며 "다자주의만이 미래의 카오스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SK E&S는 이날 미국 대표 에너지 기업인 셰브론과 '탄소저감 분야에 대한 포괄적 업무협약'(JCA·Joint Collaboration Agreement)을 체결했다. 추형욱 SK E&S 사장, 존 킨 (John Kuehn) 셰브론 Supply & Trading 총괄 사장, 프리먼 샤힌 (Freeman Shaheen) 셰브론 Global Gas 사장 등이 참석해 액화천연가스(LNG) 밸류체인 등 전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 진정성 있는 탄소 저감 사업을 추진하는데 합의했다.

앞으로 양사는 관련 조직을 구성해 CCS 사업 진행 경과 공유, 성공적인 CCS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기술 및 정책관련 정보 교류를 지속해 나간다. 또 잠재적 CCS 프로젝트에 대한 기술·경제성 평가를 양사가 선제적으로 시행, 글로벌 CCS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참여 기회도 공동 모색한다.

추형욱 SK E&S 사장은 "탄소중립을 위해 CCS가 필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나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에너지 메이저 기업들이 책임있는 역할을 담당할 필요가 있다"며 "같은 고민을 진지하게 하고 있는 셰브론과의 이번 합의를 통해 탄소 감축을 위해 지속적이고 꾸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에너지는 프랑스 토탈에너지스와 연간 60만톤 규모의 LNG를 15년간 직도입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하고 LNG 복합화력 발전소 개발과 열병합발전 연료전환 등 LNG 발전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해 이미 합작사를 설립해 태양광사업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등 상호간 신뢰를 쌓아왔다.

한화에너지는 국내에서는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현재 운영중인 열병합발전소의 연료를 LNG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우선 검토 중이며 점진적으로 수소 혼소 기술과 CCS(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 등을 활용하여 무탄소 전원화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인섭 한화에너지 대표는 "최근 불안전한 국제정세로 인해 LNG 시장의 변동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와중에 오랜 파트너사인 토탈에너지스와 장기 계약을 체결, 사업 안정성을 확보했다"며 "이번 계약은 당사기 계획하는 LNG 사업에 큰 교두보가 될 것이고 장기적으로 태양광, ESS, LNG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위)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 임시종 SK E&S 전력·LNG사업총괄, 프리먼 샤힌 (Freeman Shaheen) 셰브론 Global Gas 사장, 존 킨 (John Kuehn) 셰브론 Supply & Trading 총괄 사장(오른쪽부터)이 24일 대구에서 열린 WGC2022(세계가스총회)에서 '탄소저감 분야에 대한 포괄적 업무협약(JCA)'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아래)한화에너지는 24일 대구 엑스코에서 토탈에너지스社와 LNG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에너지 정인섭 대표이사와 토마 모리스 토탈에너지스 LNG 대표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SK E&S, 한화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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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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