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미래사업 '허브'로"..현대차그룹, 국내 63조 투자

CBS노컷뉴스 김승모 기자 2022. 5. 2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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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현대차·기아·모비스, 2025년까지 국내 63조원 투자…그룹 미래 사업 '허브'
친환경 사업·로보틱스 등 미래 신기술·내연기관 상품성 개선 등 집중
현대차그룹, 앨라배마 효과 뛰어넘는 미국 조지아 '서배너 효과' 기대
PBV 전용공장이 신설될 기아 오토랜드 화성 전경.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자동차그룹 3사가 국내 대규모 투자를 통해 한국을 미래 사업 '허브'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현대차·기아·모비스 3사는 오는 2025년까지 4년여간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24일 밝혔다. 대규모 투자를 국내에 집중함으로써 그룹의 미래 사업 허브로 한국의 역할과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 및 철강, 건설 등 그룹사까지 합하면 전체 국내 중장기 투자액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일에 이뤄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에 맞춰 미국 전기차 전용 신공장 건설과 배터리셀 공장 투자 등을 포함한 미국 전기차 생산 거점 확보 계획을 공개했다. 또 자율주행·로보틱스·UAM 사업과 관련해서도 투자를 약속했다. 현대차그룹이 이번에 밝힌 대미 투자 계획은 총 13조원이 넘는 규모다.

국내 투자 분야는 전기차나 수소전기차 등 전동화 및 친환경 사업(16조2천억원), 로보틱스 등 미래 신기술 및 신사업 추진(8조9천억원), 내연기관차 등 기존 사업의 상품성 및 서비스 품질 향상(38조원) 등이다.

현대차그룹 3사는 우선 전동화 및 친환경 사업 고도화에 16조2천억원을 투입한다. 현대차그룹은 순수 전기차를 비롯해 수소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할 방침이다.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개발,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 승용·버스·트럭 등 수소 신제품 및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 등이 세부 투자 내용이다.

순수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대비해 전용 차세대 플랫폼 확보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2025년에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Integrated Modular Architecture)' 체계 하에서 개발된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과 PBV 전용 플랫폼 'eS'를 선보인다.

현대자동차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 생산라인. 현대차그룹 제공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는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연간 최대 15만대 규모의 국내 최초 신개념 PBV 전기차 전용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아울러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및 신사업의 체계적 추진을 위해 8조9천억원을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완성차 생산 및 판매를 넘어 '인류를 위한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차세대 웨어러블 로봇, 서비스 로봇, 모바일 로봇 기술 및 모델 등을 개발한다. 또한 로보틱스 서비스 및 비즈니스 모델을 국내에서 사업화하기 위한 본격 실증 사업에 나선다.

미래 항공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지역 항공 모빌리티(RAM) 기체 개발 및 핵심 기술 내재화, 인프라 조성,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들 3사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상품성 개선과 고객 서비스 향상 분야에도 38조원을 쏟아붓는다. 2025년에도 현대차·기아 전체 판매 가운데 여전히 80% 정도를 내연기관차가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고객의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차·기아는 내연기관차 제품의 라인업을 최적화하고, 현대모비스는 내연기관차에 적용되는 부품 품질 향상에 집중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장비 및 설비 증설과 생산라인 효율화 등 안정적 생산을 위한 인프라를 확충함으로써 생산과 판매 경쟁력의 우위를 유지할 방침이다. 기반 시설에 대한 보완 투자도 병행한다.

현대차그룹은 바이든 대통령 방한 기간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난 2005년 앨라배마 효과를 기대했다.

앨라배마 효과는 2005년 현대차그룹이 미국 첫 생산 거점인 앨라배마 공장을 가동한 이후 가져온 경제 효과를 빗댄 말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가 앨라배마 공장 건설 이후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했다고 설명한다.

기아 전용 전기차 'EV6' 생산라인.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국내 부품업체들도 당시 해외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다가 현대차그룹의 앨라배마 공장 건설을 기점으로 미국 진출을 확대하는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국내 대규모 투자는 지난 2005년 앨라배마 효과보다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당시 국내 산업 성장 효과가 외국 투자에 대한 간접적 효과라면 이번에는 국내 산업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로 국내 자동차 생태계의 양적, 질적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도 이번 투자를 기점으로 '앨라배마 효과'를 뛰어넘어 미국 조지아 서배너에 건립될 전기차 전용 공장을 빗대 '서배너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에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미래 신사업·신기술과 전동화 투자는 물론 기존 사업에 대한 지속 국내 투자로 차별화된 제품과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대전환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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