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카페도 들어설까"..청와대 편의시설 확충 계획은

이상현 2022. 5. 2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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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후 청와대가 전격 개방되자 시민들이 본관 앞 대정원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상현 기자]
청와대가 국민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낸 지 13일 만에 38만여명이 청와대 경내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 상권에도 관람객들이 대거 몰려드는 가운데 청와대 경내와 인근에 어떤 편의시설이 새로 들어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대통령실과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달 10~22일 진행된 '청와대, 국민 품으로' 개방 특별행사에는 37만7888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이달 10일 문화재청 주관으로 청와대를 전면 개방하고 일반인의 경내 관람을 허용했다.

살아있는 권력의 상징이었던 청와대가 굳게 잠긴 철문을 연 건 74년 만이다. 관람객들이 대거 몰리면서 인근 상권에도 전에 없던 활기가 돌고 있지만, 청와대를 방문한 이들 사이에서는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후기가 잇따르고 있다.

개방 당일 경내를 둘러봤다는 30대 시민 A씨는 "초여름 뙤약볕에 그늘도, 앉을 곳도 마땅치 않았다"며 "화장실은 곳곳에 있었는데 물을 마실 곳도, 자판기나 카페도 없어 불편했다"라고 회상했다.

A씨는 이어 "청와대 내부에 크고 작은 언덕이 많아 어르신들이 금세 지치기 쉬운 곳"이라며 "나중에 편의시설이 확충된다면 한 번쯤 여유를 갖고 다시 찾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이 같은 관람객들의 고충을 십분 이해하고 이미 편의시설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청와대가 당초 개방을 목적으로 조성된 시설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 문화재청 산하 청와대국민개방추진단을 필두로 편의시설 확충을 계획 중이라는 설명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매경닷컴과 통화에서 "현재 청와대는 경내에 기초편의시설이 매우 부족한 상태"라며 "화장실과 안내표지판 등부터 개선이 이뤄질 것이다. (건물) 내부 공간도 아직 정리가 덜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에서도 청와대 개방과 관련, 효자동과 삼청동 등 인근 상권을 눈여겨보는 분위기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당장 추진 중인 점포 신설이나, 청와대 경내 입점 계획은 없다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 10일 정오께 청와대 정문 개방행사를 보려 몰려든 시민들. [이상현 기자]
편의점 업계 관계자 B씨는 "청와대가 개방했으니 전략적으로 이쪽(효자동)에 출점해야겠다는 판단은 없다"면서도 "(편의점 각 사) 지역담당자들이 그 상권을 눈여겨보고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씨는 "(청와대 경내의 경우) 각종 편의시설에 대한 입찰을 브랜드 개별적으로는 할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입찰이 되고, 편의점이 들어갈 공간도 있다고 한다면 안 들어가려는 브랜드가 있겠느냐"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인근 편의점과 카페 등 일부 점포는 이미 관람객들이 몰려들면서 매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효자동 일대 CU 매장의 경우 이달 10~22일 매출이 ▲아이스드링크 191.2% ▲얼음 120.5% ▲아이스크림 79.3% ▲맥주 33.2% ▲김밥 30.9% 순으로 전월 동기보다 늘어났다.

청와대 인근 스타벅스 매장도 거리두기 완화와 유동인구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이달 매출이 전월 대비 20%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스타벅스는 광화문 등 일대에 매장 여러 곳이 이미 자리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추가 출점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 C씨는 "(프랜차이즈 입점 계획이 뜨면) 관심 있게 보겠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지금 당장은 기업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게 없고, 따로 진행 중인 것(출점 계획 등)도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23일부터는 영빈관과 춘추관 내부도 추가 공개돼 관람객들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영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예술정책실장은 지난 20일 국회 세미나에서 "경복궁의 연간 방문객 데이터로 추정해보면 한해에 291만~314만명이 청와대를 찾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관람 인원에 따라 생산 유발 효과는 1435억~1548억원에 달하며, 부가가치 유발 효과도 545억~589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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