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원숭이두창 국내유입 배제 못해..발열체크 등 감시 강화"
방역당국이 해외에서 감염사례가 늘고 있는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 방지를 위해 감시·대응을 강화하겠다고 24일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은 이날 브리핑에서 “원숭이두창은 사람 간 감염이 드문 것으로 평가되지만 해외여행 증가와 최장 21일에 달하는 잠복기를 고려할 때 해외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원숭이두창 발생 국가를 방문하고 온 여행객을 대상으로 입국 시 발열체크를 진행하고 건강상태 질문서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16년 원숭이두창에 대한 검사체계를 이미 구축했다”며 “국내 발생에 대비해 전국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의 검사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원숭이두창이 풍토병 지역이 아닌 미국과 유럽, 이스라엘, 호주 등 18개국에서 감염 사례 171건, 의심사례 86건이 보고됐다. 24일 기준 현재까지 사망자는 없다. 원숭이두창은 나이지리아, 카메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 등 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풍토병으로 알려져 있다. 잠복기는 통상 6~13일, 최장 21일이다. 증상은 38도 이상 발열, 오한, 두통, 림프절부종, 얼굴을 시작으로 손·발에 수두와 유사한 수포성 발진이 나타난다. 증상은 약 2~4주 지속된다.
원숭이두창은 감염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 등이 피부상처 또는 점막을 통해 직접 접촉으로 감염되거나 환자의 성 접촉으로 정액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으로 오염된 옷, 침구류, 감염된 바늘 등이 사람의 점막, 피부상처 등에 닿을 때 감염될 수 있다. 감염된 원숭이, 다람쥐 등 동물과의 직접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방대본은 “원숭이두창 발생 지역을 여행할 때 야생동물, 유증상자와 접촉을 피하고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기본 방역수칙을 준수해달라”며 “원숭이두창 발생지역서 입국한 경우 증상이 있으면 검역관에 신고하고, 귀국 후 3주 이내에 의심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질병관리청 콜센터 1339로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와 달리 전파력이 높지 않다”며 “과도한 불안감은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당국에 따르면 매우 낮은 농도의 바이러스까지 검출 가능한 유전자증폭(PCR)검사를 통해 원숭이두창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 있다. 또 원숭이두창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람두창 백신 3502만명분을 비축하고 있다. 다만 일반인을 대상으로 사람두창 백신을 사용할 계획은 없다고 당국은 밝혔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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