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기' 진격의 페달, 저주받은 기수에서 블루칩으로

배우근 2022. 5. 2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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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스피돔에서 출전 선수들이 결승선을 앞두고 힘차게 페달을 밟고 있다

[스포츠서울|배우근기자] 연일 상종가다.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났다. 역대 최고 블루칩이며 버릴 선수가 없다. 바로 벨로드롬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새내기 26기 선수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돌풍이 식을 줄 모른다.

‘승급=고전’이란 등식은 경륜계 상식이다. 아무리 하위 등급에서 날고 기던 강자도 승급하면 두터운 실력차를 경험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선발급 선수가 우수급에 승급했을 경우, 기존 잔류 우수급 선수들을 상대하는게 아닌 특선급 강급자들과 격돌하게 된다. 이때 위치 선정부터 제약을 받게 된다. 사실상 출발부터 간극이 생기는 셈이다.

이미 지난해 26기들은 유례없이 적은 경기 수에 참여했다. 코로나 때문이었다. 그런데 짧은 일정이었지만 김주석, 강동규, 김영수, 정지민이 특별승급에 성공하며 주목 받았다.

강동규
여기에 올 초 상반기 등급 심사에선 전경호, 강동규, 윤승규, 김다빈, 박종태가 선발에서 우수로 승급하며 전체 기수 중 가장 많은 명단을 쏟아냈다. 바로 전 기수인 25기가 단 한 명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놀라운 점은 이들의 경우, 승급 후에도 동급 준강자 또는 시드급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승급=고전’ 등식이 예외로 적용중인 기수가 바로 25기다.

김영수
대표 인물은 김영수다. 그는 지난해 선발, 우수 모두 특별승급에 성공했다. 처녀 출전한 특선급 데뷔전(3월 4일 광명 9회차 1일차 13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다.

이는 최고의 기량에도 불구하고 신인 핸디로 우수급을 배정받은 임채빈 같은 특이 케이스를 제외하곤 경륜 사상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현재 김영수는 경륜 지존인 임채빈 조차 인정하고 앞 뒤 연계를 꾀할 만큼 특선급에서 단기간에 자릴 잡았다.

이태운
여기에 강동규, 김다빈, 방극산, 이태운, 전경호, 정현수는 현재 웬만한 우수급 편성에서는 모두 축으로 활약 중이다.

박종태, 박지웅, 박찬수, 배수철, 정지민 등도 꾸준히 입상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동급 최강자들을 위협하는 모양새다.

그외에 배석현, 이인우 등은 선발에서 매 경주 압도적 격차를 벌리며 우승을 차지하며 하반기 승급은 이미 확정적이다.

전경호
현재 26기 전체 22명중 절반이 넘는 선수가 우수급에서 활약 중이다. 선수층이 두터워진 현실을 고려하면 결코 쉽지 않은 결과다.

또한 어느 기수든 하위급 선수가 있기 마련인데 26기만큼은 단 한명도 고전중인 선수가 없다. 주식시장으로 비유하자면 매일 상종가를 치는 종목이라고 할 수 있다. 그야말로 버릴 선수가 없는 것.

전문가도 26기의 이런 활약을 의외로 받아들인다.

광명스피돔에서 출전 선수들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26기는 임채빈으로 대표되는 25기에 비해 대어급 선수가 없다는 이유로 훈련원에서 조차 많은 기대를 받지 못했다. 데뷔 시점에는 코로나로 훈련원 시절 갈고 닦은 기량을 제대로 발휘할 기회조차 없었다. 그래서 26기를 향해 일부는 ‘저주받은 기수’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하지만 보란듯 반전에 성공했다. 그 배경으로는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상황이 한 몫을 했다.

김다빈
이 시기에 가장의 막중한 책임으로 다른 일을 해야만 했던 기존 선수들에 비해 26기는 금전적, 육체적 부담이 덜했던 것. 또 대부분 20대 초중반에 미혼이라 비교적 몸 관리를 잘할 수 있었던 이유도 있다.

여기에 훈련원 시절 단내가 풀풀 날 정도로 갈고닦은 기량을 제대로 발휘할 기회조차 없었던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렇게 증폭된 갈증을 실전에서 한풀이 하듯 쏟아내며 열정과 집중력을 더했다. 동기들 전체가 선전하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이에 따른 인지도 상승이 뒤따랐다.

방극산
또한 26기들은 팀 내 훈련 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며 전국 각 지역팀의 새바람까지 불러오고 있다. 대표 케이스가 요즘 뜨고 있는 동광주 그리고 세종팀이다.

26기의 활약에 각 팀 선참 선수들은 올해 데뷔하는 27기 선수를 한명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다. 과거와 달리 젊은피 수혈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된 것이다.

원년 전문가인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경륜장 격언 중 ‘과거 화려한 명성의 노장보다는 신인을 주목하라’는 말이 있다. 잠재적 예비 특선급 스타들이 넘쳐나는 26기들은 인기 대비 실제 입상률이 가장 높은 기수이기에 앞으로도 적잖은 기간 동안 제몫을 해줄 효자 선수로 활약할 것”이라 내다봤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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