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위해 3일만 재결합? SBS 이혼예능, 파격도 정도껏 [TV와치]

이해정 2022. 5. 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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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부부를 모아 자녀의 학자금을 걸고 챌린지를 하는 SBS 새 예능에 벌써부터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자녀를 위해 3일만 다시 부부가 되시겠습니까?"라는 자극적인 타이틀을 건 프로그램은 이혼 부부가 아이를 위해 한 팀이 되어 다양한 챌린지에 도전하는 것을 골자로 하며 우승팀에게는 자녀의 학자금이 수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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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해정 기자]

이혼 부부를 모아 자녀의 학자금을 걸고 챌린지를 하는 SBS 새 예능에 벌써부터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최근 SBS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신규 예능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 "자녀를 위해 3일만 다시 부부가 되시겠습니까?"라는 자극적인 타이틀을 건 프로그램은 이혼 부부가 아이를 위해 한 팀이 되어 다양한 챌린지에 도전하는 것을 골자로 하며 우승팀에게는 자녀의 학자금이 수여될 예정이다.

당장 오는 6월 말부터 3박 4일간 촬영에 돌입할 예정인데, 한 장짜리 포스터 기획안에 누리꾼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갈라선 사람들을 방송에 내보내고 망신 시키려는 거냐", "아이들은 무슨 죄냐", "이혼 가정 상처를 팔아 상금을 타는 비인간적인 발상이다", "남의 상처를 전혀 이해 못 하니까 이런 기획안이 가능한 것"이라는 비판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 예능에 누리꾼들이 강한 거부감을 표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이혼 가정을 짧은 기간 동안이나마 붙이려는 시도를 공감할 수 없다는 것. '우리 이혼했어요', '돌싱글즈', '돌싱포맨' 등 이혼 예능이 줄줄이 성공한 이유는 이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이후의 삶을 조명했기 때문이다. 이혼 가정이 비정상 가족이라도 되는 것처럼 상금까지 걸고 며칠만이라도 화목한 연기를 시키려는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

두 번째는 아이의 상처를 배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혼은 부부의 주체적 결정이며, 이혼 가정은 하나의 사회 구성원이지만 아이에게는 엄연한 상처다. 결정의 당사자인 이혼 부부야 아무렇지 않게 사연을 공개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가정사가 공개되는 아이의 슬픔은 누가 치유할 수 있을까. 이 프로그램은 출연자 자녀들이 어떠한 상처를 입더라도 우승팀 혜택인 '자녀 학자금'만 쥐여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건지 묻고 싶다.

백 번 양보해서 긍정적인 의사가 있는 이혼 부부들이 출연한다 하더라도 3박 4일 촬영이 끝난 후 재결합하지 않을 거라면 '자녀를 위해'라는 프로그램의 명분은 산산조각이 난다. 부부들이야 애증이 쌓였으니 3박 4일의 챌린지는 '애(愛)'로 이후 각자 집으로 돌아갈 때는 '증(憎)'으로 돌아서면 된다지만, 짧은 기간이나마 부모의 재결합을 기대했을 자녀들은 어떻게 또 이별을 감당하란 말인가. "자녀를 희망고문 시켜서 상금을 버는 것"이라는 매서운 질타에 제작진이 어떠한 해명을 내놓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기존의 틀을 깨는 신선한 파격은 박수받지만, 상식과 도리를 저버리면 방송사의 가치관까지 흔들릴 수 있다. 기획안부터 예비 시청자들에게 '반려' 처리 당한 이 프로그램이 과연 순조롭게 촬영에 돌입할 수 있을까. 누리꾼들의 의심 어린 시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SBS 공식 유튜브 채널)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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