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 마련 꿈 접는 청년들.. 車 가진 '2030′ 10년 새 30% 줄었다

윤예원 기자 2022. 5. 2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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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에 사는 직장인 권모(26)씨는 최근 '내 차 마련'의 꿈을 접었다.

매일 출퇴근 시간 심각하게 막히는 도로를 볼 때마다 서울에서 굳이 차를 가지고 다니는 건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권씨처럼 '내 차 마련'을 포기하는 청년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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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는 오르고 교통은 막혀 '차 소유' 매력 반감
"차 굳이 안 산다"는 청년들 늘어나
월 30만원↑ 유지비도 부담

서울 강남구에 사는 직장인 권모(26)씨는 최근 ‘내 차 마련’의 꿈을 접었다. 매일 출퇴근 시간 심각하게 막히는 도로를 볼 때마다 서울에서 굳이 차를 가지고 다니는 건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권씨는 “평소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하는데, 지하철로 12분 만에 갈 수 있는 거리가 자동차로는 40분이나 걸렸다”며 “서울은 가뜩이나 차도 막히고 주차 공간도 부족한데 유지비만 매달 30만~40만원씩 드는 자동차를 살 이유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 5월 18일 서울역환승센터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연합뉴스

권씨처럼 ‘내 차 마련’을 포기하는 청년이 늘어나고 있다. 조선비즈가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서 제공하는 자동차 등록자료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여 년간 서울시 내 등록차량대수는 7%가량 늘어났지만 20·30대가 보유한 차량 대수는 오히려 3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부담, 그리고 교통체증 등의 문제로 청년층이 자동차 구매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관련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지난 2011년 말 기준으로 서울시 내 등록차량대수는 297만7599대였다. 이 수치는 올해 4월 318만2255대로 6.87%(20만4656대)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20·30대가 보유한 차량 수는 62만8603대에서 44만5498대로 29.13%(18만3105대) 줄었다. 20·30대가 보유한 차량은 올해 들어서도 넉 달 사이에 4만7153대가 줄어들었다.

24일 오전 9시쯤 삼성역 1번 출구에서 만난 직장인 유모(32)씨 역시 자차를 소유하고 있지 않았다. 유씨는 “예전엔 내 차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별로 생각이 없다”며 “지금도 생활하는 데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 당분간 자동차를 살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자동차를 구매하고도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경우도 많다. 직장인 박모(31)씨는 2년 전 자동차를 샀지만 1년 전부터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하고 있다. 박씨는 “경기도 구리시에서 직장이 있는 삼성역까지 오가는 데 지하철과 자동차 모두 1시간이 걸린다”며 “차를 타면 도로가 많이 막혀 답답하고, 또 기름값도 부담돼 지하철을 타고 있다”고 했다.

자기 소유의 차량을 구매하지 않고, 공유 차량을 일정 시간만 빌린 뒤 반납하는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는 청년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차량 공유 업체 쏘카는 운영 차량을 2020년 1만3000대에서 1만8000대로 늘렸다. 쏘카의 이용 시간 역시 전년도에 비해 31.7%, 이용거리는 25.9% 증가했다. 카셰어링 서비스는 입출차 시 주차 공간이 지정되어 있어 주차 걱정이 덜하고, 원할 때 잠깐 빌려쓸 수 있어 청년들이 자주 찾는다. 쏘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전체 이용자 중 70%가 20·30대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차량을 유지하려면 유류비, 정비비, 보험비 등 비용이 생각 이상으로 많이 드는데, 청년들의 경제적 여건은 점점 악화하고 있어 자동차 구매 매력이 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육본부 교수는 “서울은 굳이 자동차를 보유하지 않아도 이동에 무리가 없는 교통 인프라가 갖춰진 도시로, 청년들이 무리하게 자동차를 구매하기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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